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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WINEY @서담해물(콜키지 프리)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8. 21.

모 위스키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서담해물. '코스 요리를 시키면 콜키지 프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음식값도 저렴하고 맛도 훌륭해서 그냥 가볍게 한잔 하러 가기도 참 좋을 것 같다. 심지어 트렌드에 맞게 1인 술상도 있음.

 

상수역 1번 출구에서 1분 거리.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 걷다가 첫 번째 골목으로 우회전해서 50m 정도 걷다 보면 왼쪽에 있다.

 

모임 예약을 할 때 20명이 넘으면 다른 손님을 받지 않으시는 듯. 모임 인원이 딱 20명이어서 정말 편하게 먹고 마시고 놀았다.

 

메뉴판에 이렇게 메시지를 적어주시는 센스. 작은 거 하나에 감동이 배가된다.

 

옆쪽 벽면에는 나름 선술집 분위기로 메뉴들을 적어 두셨다. 물론 가격 등은 메뉴판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젊은 남성 세 분이 계셨는데 누가 대표님인지, 세 분이 공동운영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세 분 다 상당히 열심히 일하고 계셨음. 그리고 그 뒤로 다양한 술병들이 슬쩍 보였다. 고급 와인과 위스키 보틀이 주를 이뤘는데, 우리처럼 콜키지 프리로 이용하신 분들이 많았을 것 같다. 주인장들도 주류에 조예가 있으신 걸로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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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아일라(Islay) 싱글 몰트 위스키 중심으로 잔술 라인업을 갖추어 두신 걸 보면 말이지. 생맥도 기네스다. 굴 철이 되면 굴과 함께 아일라 & 기네스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을 듯.

 

냉장고에는 다양한 소맥들을 잘 갖춰 두셨다. 와인, 위스키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술꾼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한 장소.

특히 왼쪽 위에 교동법주가 있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주인장이 좋아하는 술이라 갖춰 놓았다고. 냉장 유통해야 하고 유통기간도 1개월밖에 되지 않아 한 병만 구입해 놓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교동법주와 멍게를 넘나 맛있게 마신 적이 있어서 이 집 해산물과 교동법주 조합도 살짝 궁금했더랬다. 

 

우리가 가져와 세팅해 놓은 술들. 2022년 8월 중순 기준 5.7만 원 코스를 먹으면 콜키지 프리 가능하다. 하지만 정확한 조건은 매장에 직접 전화하거나 인스타그램(@seodam_seafood) DM으로 확인하는 게 좋겠다. 와인 시음 노트는 아래쪽에 별도로.

 

스타트는 해산물 모둠. 꽃멍게와 돌멍게, 뿔소라, 전복, 단새우. 개인적으로 꽃멍게가 가장 입맛에 잘 맞았다. 와인이랑도 잘 어울리고. 사실 생새우는 와인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나야 이제 익숙해서 그러려니 하지만, 싱싱한 해산물에 화이트 와인이 안 어울린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는 분이 상당히 많은 듯.

 

갑오징어와 문어숙회. 이야, 이건 완전 와인 도둑. 둘 다 대존맛이다.

 

총알 오징어 찜.

 

산산이 분해해서 아래 깔린 미나리랑 먹으면 핵존맛이다. 앞서 먹은 문어, 갑오징어와는 또 다른 느낌.

 

유일한 육지동물이었던 돼지수육. 어리굴젓과 갓김치가 함께 나오는데 살짝 맛을 보니 와인 풍미를 다 잡아먹을 것 같아 수육만 먹었다. 소맥 먹을 땐 둘을 곁들여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새조개 등장.

 

새조개 샤부샤부인데 국물도 감칠맛이 좋고 시원하다. 나중에 칼국수 말아먹어도 엄청 맛있을 것 같다는... 하지만 사리 추가가 없어서 아쉽. 나중에 단골 되면 달라고 우겨봐야지 ㅋㅋㅋㅋ

 

해물파전. 도톰한 데다 겉바속촉이라 아주 좋다. 해산물과 파, 밀가루 비율도 아주 좋은 듯. 매우 선호하는 밸런스 좋은 파전이다. 다음에 또 먹어야지♡

전반적으로 음식의 신선도, 퀄리티, 맛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기분 따라 주종 따라 원하는 걸 시켜도 실망하지 않을 듯. 단골 각이다.

 

마신 와인들. 드링킹을 한 거라 가볍게 인상만 메모해 두었다.

모임 멤버들이 다 모이길 기다리며 아페리티프로 스파클링 와인 오픈. 

 

Sieur d'Arques, Aimery Grand Cuvee 1531 Brut NV Limoux

풋풋한 청사과 향과 상큼한 레몬 라임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스파클링 와인. 뒤이어 나온 스타터로 아주 좋았고 모둠 해물과도 잘 어울렸다. 샤르도네(Chardonnay)를 중심으로 슈냉 블랑(Chenin Blanc)과 모작(Mauzac)을 블렌딩 했으며, 병입 후 12개월 효모 잔여물과 함께 숙성했다.

시에르 다르퀴 에메 리 그랑 뀌베 1531은 2007년 독일에서 열린 스파클링& 샴페인 블라인드 300종 테이스팅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샴페인들을 제치고 6위 입상해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사실 랑그독(Languedoc)에 속하는 리무(Limoux) 지역은 스파클링 와인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온화한 남서 프랑스에서 스파클링 와인이 처음 만들어졌다니, 의아할 수도 있지만 1531년 리무의 쌩-틸레르 애비(St-Hilaire Abbey)에서 세계 최초의 전통 방식 스파클링 와인이 탄생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이 주장이 맞다면 샴페인보다 약 100년가량 앞선 것이라고 한다. 

 

이후 신/구세계 소비뇽 블랑과 샤르도네 대결 모드에 돌입했다.

먼저 소비뇽 블랑. 사진을 제대로 찍지 않아서 레이블이 제대로 안 보임;;;

 

Dog Point, Marlborough Sauvignon Blanc 2020

샐러리처럼 풋풋한 향에 가볍게 깨 볶는 힌트가 스친 후 패션푸르트 같은 열대과일 풍미가 진하게 드러난다. 날 선 시트러스 산미와 그리니 한 뉘앙스에 어우러지는 적절한 과일 풍미가 일품. 최근 신세계 소비뇽 블랑이 부담스러워 잘 마시지 않고 있는데, 이런 소비뇽이라면 언제든지 웰컴이다.

도그 포인트 빈야드(Dog Point Vineyard)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대표하는 클라우디 베이에서 테 코코 소비뇽 블랑(Cloudy Bay, Te KoKo Sauvignon Blanc)을 성공시킨 제임스 힐리(James Healy)와 이반 서더랜드(Ivan Sutherland)가 함께 만든 와이너리이다. 2002년부터 피노 누아,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을 생산하는데 모두 평가가 높지만, 특히 소비뇽 블랑은 클라우디 베이에 버금가는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4개월 숙성.

 

Domaine Vacheron, Sancerre Blanc 2020

은은한 그리니 허브와 은은한 백도 같은 정제된 과일 풍미, 깔끔한 신맛, 그리고 무엇보다 우아한 질감이 한 모금 마시는 순간 훌륭한 와인임을 직감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주질이 다르다'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 와인. 섬세하게 테이스팅 하면 정말 다양한 테이스팅 노트가 나올 것 같다.

도멘 바쉐롱(Domaine Vacheron)은 1900년 설립된 이래 상세르 와인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며 명성을 쌓고 있다. 현재 사촌인 장 로렁(Jean-Laurent Vacheron)과 장 도미니크(Jean-Dominique Vacheron)가 함께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으며, 부르고뉴의 로마네 콩티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오디나미 농법을 도입했다. 도멘 바쉐롱 상세르 블랑은 손 수확한 포도를 가볍게 압착해 저온 안정화한 후 섭씨 20도에서 발효하며, 35hl 커다란 오크 캐스크에서 효모 잔여물과 함께 13개월 숙성해 병입한다.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지닌 와인. 

 

 

다음은 샤르도네. 역시나 레이블이 안 보임;;; 제대로 찍어 놓은 사진이 없어서 퍼온 사진으로 대체ㅋ

 

Te Mata Estate Vaineyards, Hawke's Bay Chardonnay 2020

잘 익은 핵과, 자몽 같은 시트러스 풍미와 가벼운 허브 힌트. 오크 뉘앙스는 절제되어 도드라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밋밋하게 느껴져서 살짝 아쉬웠던. 아마 앞뒤로 다른 와인들에게 치인 듯한데, 마실 수록 나쁘지 않다는 생각은 들었다. 발효 및 숙성에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오크 배럴을 동시에 사용해 복합미를 높인다.

 

테 마타(Te Mata)는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설립된 5개의 아이콘 와이너리 중 하나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자다. 마오리어로 ‘거인’이라는 뜻을 가진 테 마타는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해안 지대 혹스 베이 (Hawke's Bay)의 테마타 피크 인근 언덕에 있다. 이곳은 비옥하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뉴질랜드에서 2번째로 와인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다. 1892년 이 땅에 처음 심어진 피노누아, 까베르네 쇼비뇽, 샤르도네 품종은 1896년 첫 출시되었고 10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을 받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테 마타는 자체 소유 재배지의 포도만 하며, 포도 재배부터 가지치기, 양조, 포장까지 와인 제조의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테 마타 와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의 식탁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와인이다. 로버트 파커는 그의 저서「The Wine Buyer's Guide」의 7번째 에디션에서 뉴질랜드 와인 생산자의 등급 설정을 실시해 최고 평가 와이너리 5개를 선택하였는데 테 마타가 그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긴 역사와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는, 뉴질랜드의 가장 뛰어난 와인 생산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테 마타의 콜러레인 98년 빈티지는 영국 와인 매거진 디캔터에서 ‘레전드 와인’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로마네 꽁띠, 오브리옹과 어깨를 나란히 한 위대한 와인이다. 

 

부르고뉴는 참석자가 도네이션 한 와인인데, 퓔리니 몽라셰의 네임드 도멘으로 얼로케이션으로 수입되는 와인이라고. 

도멘 프랑수아 카히용(Domaine Francois Carillon)은 1520년 퓔리니 몽라셰에 정착한 카히용 가문의 와이너리다.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포도를 네고시앙에 넘겼으나, 1981년 16대인 루이 카히용이 도멘 루이 카이용 에 피스(Domaine Louis Carillon et Fils)를 설립했다. 이후 루이의 둘째 아들인 프랑수아가 2010년 독립해 도멘 프랑수아 카히용을 세웠다. 프랑수아 카히용의 화이트 와인은 빼어난 테루아를 완벽히 드러내는 와인으로 인기가 높다. 모든 포도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손 수확한 포도를 오크통에서 발효 및 1년 이상 숙성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 정도 추가 숙성한다. 

 

Domaine Francois Carillon, Cuvee des 5 Siecles Bourgogne Chardonnay 2018

솔직히 세밀한 향과 풍미는 기억이 잘 안 난다. 하지만, 앞서 사용한 표현대로 '주질이 다르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핵과 풍미와 단정한 신맛, 영롱한 미네랄과 은근한 오크 뉘앙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특히 요 보틀은 카히용 가문의 500주년(5 Siecles) 기념 퀴베다. 원래 부르고뉴 블랑은 퓔리니 몽라셰 마을의 2개 플롯과 뫼르소 마을의 1개 플롯의 점토 석회질 토양에서 재배한 33-60년 수령 올드 바인에서 손 수확한 포도를 사용하며, 스몰 배럴에서 1차 발효 후 12개월 오크 배럴(10% new)에서 숙성 및 바토나주를 진행해 완성한다. 그런데 이 녀석은 그중에서 훌륭한 배럴들만 골라서 완성한 듯. 퀄리티가 레지오날 급보다는 빌라주 급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훌륭한 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즐기니 정말 분위기가 활활 타올랐다. 덕분에 다음 날은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매우 즐거웠음. 기억하기 위해 포스팅을 남길 수밖에 없을 정도로. 

 

20220817 @서담해물(상수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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