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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Iruka_Bakery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1. 25.

동네 아지트가 된 이루카 베이커리에서 송년회. 손으로 정성껏 적은 음식 리스트부터 감동.

 

메밀 위에 세운 사과칩. 붉게 물든 단풍잎으로 장식해 더욱 멋스럽다. 그리고 맛있다^^

 

와인과 함께 사진 찍으려다 사과칩이 살짝 기울어짐;;;

 

오늘의 와인들. 의도치 않게 내추럴과 비오디나미들이 모였다.

 

하지만 스타트는 샴팡. 언제나 잘 숙성된 샴페인의 꾸덕한 맛을 보여주는 뱅상 꾸슈. Champagne Vincent Couche Millesime 2010 Extra-Brut.. 얼마 전에 2004 빈티지를 본 것 같은데 벌써 2010이 나왔네.

 

2021년 4월에 데고르주멍을 했으니 10년  이상 병 숙성을 한 셈이다. 맛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게다가 딸내미 빈티지니까 아무래도 몇 병 사야 할 것 같다.

 

바질, 크렘프레슈, 토마토. 그리고 버터, 엔초비, 감태.

 

심플한 조합인데 이렇게 조화로운 맛이 나다니... 정말 놀랍다.

 

달걀, 트러플 오일. 본격적으로 마시기 전 위장을 감싸는 데 아주 좋았다. 이 역시 재료는 그냥 달걀일 뿐이라는데 어째 이런 맛이... 감탄.

 

Lammidia, Panda (/20) Abruzzo. 내추럴 와인 전문샵 내추럴 보이의 정구현 대표가 쓴 <내추럴 와인; 취향의 발견> 출간 기념 프라이빗 시음회에 갔다가 마음에 들어서 사 온 와인이다. 수입사 벵베(Vin.V)의 설명에 따르면, 점토 석회질 토양(clay-calcareous)에서 재배한 핑크 모스카토(pink Moscato)와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품종을 시멘트 통에서 효모 첨가 없이 자연 발효해 수개월 동안 암포라에서 숙성해 만든 와인이다. 

라미디아(Lammidia)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다비데(Davide)와 마르코(Marco)가 함께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들은 대학 시절 다시 만나 내추럴 와인을 만들게 되었고, 다양한 내추럴 와이너리에 방문해 경험을 쌓으며 내추럴 와인을 만들게 되었다. 그들은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자신들의 와인을 만들어갔다. '사악한 눈'이라는 뜻이 '라미디아'라는 이름도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어느 날 와인에 발효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자 다비데의 할머니가 '사악한 눈'을 없애는 일종의 미신 같은 의식을 했는데, 오묘하게도 그 이후 발효가 다시 시작된 것. 그래서 와이너리 이름을 라미디아라고 붙였다고 한다. 

 

내추럴보이에서 시음했을 때는 좀 더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었는데, 이날은 내추럴 특유의 장향이 아주 강하게 드러났다. 디캔팅을 통해 에어레이션을 강하게 하거나 며칠 두고 마시면 훨씬 좋아질 것 같은데, 잔에서의 스월링만으로는 깨우는 데 한계가 있었달까. 살짝 아쉬웠지만, 남은 와인은 이루카 쥔장님이 맛있게 마셔 주지 않을까 싶다^^

 

오렌지, 올리브, 블루 치즈. 이런 조합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와인 안주로 참 좋은데.

 

빵과 감태 버터도 함께. 

 

La Grange de l'Oncle Charles, Rodern 2018 Alsace. 요건 레이블도 안 찍고 백 레이블만-_- 라 그랑주 드 롱클은 알자스의 내추럴 생산자라고 한다. 상당한 환원취가 드러났음에도 그 아래로 대단히 예쁜 붉은 꽃과 영롱한 붉은 베리 풍미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꿈꿈한 내음만 걷어내면 상당히 맛있을 것 같은 느낌. 가져오신 분 말로는 처음 마셨을 땐 이 꿈꿈함이 없었다며, 더운 여름에 와인 셀러가 고장나는 바람에 2개월 정도 방치된 것이 와인에 악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고. 

백 레이블의 설명을 구글 번역으로 돌려 보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화강암-사암 언덕에 식재된 올드 바인으로 만든 레드 와인으로, 우주의 리듬을 거론하는 걸 보니 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한 것 같다. 마시기 몇 시간 전에 디캔팅을 하란다. 마시기 좀 전에 온도를 조금 낮추고 에어레이션을 했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It was in the year 740 that the history of the vine began in Rodern, a village landlocked under the granite-sandstone hillsides of the Thannenchel massif. This wine comes from a blend of several old vines located around the village. Something special is happening in these places, something invisible... The Great Reds express themselves here.

 Ancestral methods, supported by cosmic rhythms, guide the work in the vineyard throughout the year. The horses plow with a rhythmic step, the pruning is short, and the vinification is natural.

This wine is a living product, keep it in a cool place, limiting temperature variations. Decanting for a few hours is recommended before tasting.

 

 

지다리치(Zidarich) 와인 2종 시음

이탈리아 동북부 지역인 베네치아 줄리아(Venezia Giulia)에서 만드는 내추럴 와인, 지다리치(Zidarich). 이산화황을 조금 첨가하긴 하지만 내추럴 스타일을 지향하는 와인이라고 보면 되겠다. Az. Agr.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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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darich, Teran 2018은 마셔 봤던 거라고 사진을 전혀 안 찍었다 ㅋㅋㅋㅋ 근데 지난번 보다 이날이 더 맛있었던 느낌.

 

대구, 바지락. 대구를 함께 쓴 줄 모르고 먹었다가 진한 국물 맛에 대구의 존재를 눈치챘다. 이거 하나만 가지고도 화이트 와인 두 병은 마실 듯.

 

렌틸 소시지. 실시간 해장이다.

 

Clau de Nell(Anne Claude Leflaive), Violette 2017

루아르의 특징적인 석회질 튀포(tuffeau) 토양 위에 부싯돌이 섞인 붉은 모레 토양에서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재배한 카베르네 소비뇽 25%, 카베르네 프랑 75% 블렌딩. 에어레이션을 해서 섭씨 16도로 마시는 것을 추천. 작고하신 안 클로드 르플레브 여사의 손길을 이렇게나마 느낄 수 있다는 게 넘나 좋다.

 

 

Clau de Nell, Cabernet Franc 2016 / 클로 드 넬 카베르네 프랑 2016

레이블 아래 선명한 안 클로드 르플레브(Anne Claude Leflaive)의 이름. 부르고뉴, 아니 세계 최고의 화이트 와인 메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그녀는 2015년 5월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90년 가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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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 드 넬(Clau de Nell)은 부르고뉴에서도 손꼽히는 와인메이커 (故) 안 클로드 르플레브(Anne Claude Leflaive)가 루아르 앙주 지역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녀는 떠났지만, 아직 와이너리에서는 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해 빼어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 더욱 자주 마셔야 할 와인. 예전에 마셨던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도 넘나 만족스러웠다는.

 

 

그런데 정작 신경 써서 마시진 못했다. 다만 예전에 마셨던 카베르네 프랑에 비해서는 구조 및 바디감이 강하고, 검은 과실 풍미가 밀도 높게, 실키한 질감을 타고 전해졌다는 것. 아직 좀 어려 보이는 느낌이라, 가지고 있는 2016 빈티지들은 5년 이상 셀러링 할 것 같다.

 

밤, 커피, 마스카포네, 바닐라 럼. 어른을 위한 디저트다.

 

Tokaji Aszu 4 Puttonyos 2013. 다른 친구가 예전에 가저온 것이라는데, 덕분에 입가심 잘했다^^

앞뒤 레이블을 다 찍었는데도 생산자가 누군지 모르겠는 아이러니.

 

레몬, 생강, 유자, 티무트 페퍼. 큼지막한 것은 감이었던 것 같다. 항상 과식하지 않아도 잘 놀고 맛있게 먹고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이루카 회합. 종종 보자구.

 

20221122@이루카베이커리(정릉)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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