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와인

Jeremy Recchione, Gevrey Chambertin 2019 / 제레미 레키오네, 즈브레 샹베르탱 2019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2. 2.

제레미 레키오네, 즈브레 샹베르탱(Jeremy Recchione Gevrey Chambertin).

 

 

광안리의 작지만 알찬 와인샵, 배러댄보틀샵

광안리에 위치한 와인 & 베버리지 샵, 배러댄보틀샵(Better than Bottle). 줄여서 배댄보. 금련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가깝다 보니 서울에서 내려오는 관광객들이

wineys.tistory.com

아는 동생이 하는 부산 광안리의 핫한 와인샵에 놀러 갔다가 사온 거다. 숙성해도 되지만 바로 마셔도 괜찮을 부르고뉴 빌라주 급 보틀을 찾는 나에게 후배가 추천해 준 와인.

 

 

비티스 VITIS

비티스는 우리의 일상 속 특별한 와인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vitis.co.kr

사실 제레미 레키오네(Jeremy Recchione)는 생소한 생산자다. 내추럴 생산자라는 것만 들었지 이외의 정보는 전무한 상황. 네이버 검색을 해도 잘 안 나오는데, 구글 검색에서 수입사인 비티스의 설명을 찾았다. 그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젊은 와인메이커 중 한 명인데, 2010년 뫼르소(Meursault)의 와인메이커 실뱅 숄레(Sylvain Cholet)를 만나며 유기농 양조법을 비롯한 떼루아의 중요성에 대한 철학을 배우게 된다. 2012년 즈브레 샹베르탱으로 이사해 도멘 피에르 네종(Domaine Pierre Naigeon)에서 셀러 마스터로 근무한 후, 마침내 자신의 스타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의 아티장 와인들은 전통적인 부르고뉴 방식에 기반한고 있다. 모든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며 손으로 하나하나 선별하고 작은 오크 배럴에서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해 발효한다.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하고 산이나 당 또한 추가하지 않는다. 병입은 비오디나미 월력을 기준으로 하는데, 여과나 청징을 전혀 하지 않고 이산화황은 산화를 방지할 수 있는 정도의 아주 소량만 사용한다. 이는 부르고뉴의 떼루아를 순수하게 와인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는 매년 급변하는 부르고뉴 기후 속에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그는 부르고뉴에서 즈브레 샹베르탱 포함 총 5개 아펠라시옹을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량을 제한해 약 2,000병 정도의 극소량만 판매하고 있어 그 희소가치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피노 누아뿐만 아니라 시라(Syrah), 비오니에(Viognier), 그르나슈(Grenache) 품종까지 생산한다.

 

백 레이블을 보니 부가적인 정보들이 더 있다. 일단 '크뢰 브뤼야르(Creux Brouillard)'라는 포도밭 명이 눈에 띈다. 단일 포도밭의 포도를 사용했다는 의미. 그 아래 "Sans Soufre Ajoute"는 이산화황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 수확 날자(2019년 9월 9일)과 병입 날자(2020년 9월 4일)까지 명기해 놓았다. 부르고뉴 생산자로서는 이례적인 경우. 숙성 기간도 그다지 길지 않다. 생산량은 500병으로 아주 적다.

 

Creux Brouillard 포도밭은 D974 도로 동쪽에 위치한 제법 큰 포도밭이다. 검색하면 제레미 레키오네 외에도 제법 많은 생산자가 나온다.

 

Jeremy Recchione, Gevrey-Chambertin 'Creux Brouillard' 2019 / 제레미 레키오네, 즈브레-샹베르탱 '크로 브뤼야르' 2019

살짝 탁한 검보랏빛이 감도는 루비 컬러. 코를 대니 약간의 환원취와 브렛 힌트가 드러나는 듯하다. 살짝 스월링 해 날리고 나니 슬쩍 드러나는 풋풋함이 묻어나는 붉은 꽃향기. 그리고 다양한 붉은 베리 풍미가 그야말로 '자연스럽고 순수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니 편안한 미감에 주시한 맛. 둥글둥글한 타닌과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산미 덕분에 거슬림 없이 술술 넘어간다. 알코올이 거의 없다고 느껴질 정도. 솔직히 블라인드로 받았다면 모르공(Morgon) 등 보졸레의 내추럴 와인이라고 했을 것 같다. 요런 게 숙성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데, 쉽게 구하기도 어려운 데다 가격이 또 저렴한 편은 아니니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레이블과 로고부터 여느 부르고뉴와는 상당히 다르다. 슬쩍 보면 호주나 미국 와인 레이블 같은 느낌이랄까. 여러모로 개성적인 생산자. 모임의 화룡점정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