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 누아를 닮은 가르나차, 엘 옴브레 발라(El Hombre Bala)

주말 점심으로 관찰레와 판체타를 사용한 크림 파스타.

 

곁들일 와인을 찾다가 편안하게 마시고 싶어서 선택한 와인은 바로 코만도 G 엘 옴브레 발라(Comando G, El Hombre Bala). 레이블이 마치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연상케 한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레이블은 아니지만 은근히 독특한 느낌이라 이름의 의미를 찾아보니 'Bullet Man'이라는 뜻이라고. 

 

흔히 볼 수 없는 마드리드(Madrid) DO 와인이다. 마드리드의 카달소 데 로스 비드리오스(Cadalso de los Vidrios)라는 지역의 화강암 토양에서 재배한 수령 40~90년의 올드 바인 가르나차를 사용해 양조한다고.

 

출처 <신의 물방울> 38권

그러고 보니 <신의 물방울> 37권에도 나왔던 와인이다. 

코만도 G(Comando G)는 와인 메이커 다니엘 랜디(Daniel Randi)와 페르난도 가르시아(Fernando Garcia)가 2008년 협력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들은 각자 가족 소유 와이너리를 운영하다 마드리드 남서부 시에라 데 그레도스(Sierra de Gredos) 봉우리의 작은 포도밭에 이끌려 땅을 매입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가르나차(Garnacha) 품종을 부르고뉴 피노 누아의 우아함과 기교에 필적할 품종으로 재정의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보유한 포도밭은 모두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잔은 리델 베리타스 올드 월드 피노 누아 글라스를 추천한다고. 아쉽게도 내가 가진 것은 베리타스 뉴 월드 피노 누아. 어쨌거나 일단 피노 누아 잔으로 세팅했다.

 

Comando G, El Hombre Bala 2017 Madrid / 코만도 지, 엘 옴브레 발라 2017 마드리드

컬러부터 피노 누아와 유사한 다홍 빛이 살짝 감도는 옅은 체리-루비 컬러. 코를 대니 완숙한 딸기, 검은 체리, 붉은 베리 향과 함께 화한 허브와 진한 감초 향이 드러난다. 오, 진짜 블라인드로 받았으면 피노 누아가 아닌가 하고 고민했을 듯. 물론 부르고뉴 피노 누아보다는 조금 선이 굵고 두툼한 느낌이지만, 가르나차 치고는 정말 섬세한 표현력이다. 입에서 또한 잔잔한 타닌과 절절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며, 숙성으로 인한 복합적인 여운이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손 수확한 포도를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배양 효모 없이 양조해 400~700리터 프렌치 오크통에서 14개월, 병입 후 6개월 숙성했다.

와, 구입가가 2만 원대 중반이고 보통 3만 원 전후에 팔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정도 품질이면 대박이 아닌가 싶다. 풍미의 임팩트가 있으면서도 음식과도 무난히 어울리는 스타일이라 데일리로 추천할 만한 와인.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도 9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