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한 일식 퓨전 비스트로, 피스트로(Fistro).
논현역과 신논현역 딱 중간에 있는데, 리즈너블한 가격에 음식 맛 또한 훌륭하다. 게다가 콜키지가 병당 1만 원. 강남 한복판임을 고려하면, 아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도 넘나 저렴하다.
웰컴 푸드.
요건 오이 위에 생선살을 올린 것.
요건 양배추 위에 다시마(?)를 올린 것인데, 둘 다 술과 잘 어울리면서도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들이다. 기본 안주로 아주 좋음.
모둠 숙성회 등장. 하나하나 다 설명을 해 주셨는데 다 잊어버렸다.
하지만 맛은 명확히 기억난다. 오랜 숙성을 통해 감칠맛을 완벽히 이끌어낸 선어회...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첫 와인은 부르고뉴 화이트, Les Heritiers du Comte Lafon, Macon- Villages 2020.
뫼르소의 대가 도미니끄 라퐁(Dominique Lafon)이 1999년 마코네(Maconnais)의 ‘밀리 라마르틴’을 구입해 이름을 ‘레 에리티에 콤트 라퐁’으로 바꾸었다. 2003년 봄에 위시지(Uchizy)에 6헥타르의 밭을 추가로 구입했으며, 모든 밭에 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했다. 2006년에는 카롤린 곤(Caroline Gon)을 헤드 와인메이커로 임명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예전에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스크루 캡을 적용하고 있다. 라퐁의 와인에 스크루 캡이라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지만 풍미는 여전하다. 뭔가 이끼 같이 음성적인 허브 & 복합적인 뉘앙스에 백도 같은 과일 풍미는 완숙하게, 하지만 과하지 않게 드러난다. 신맛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조화를 이루는 느낌.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서도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주꾸미 삼겹살 카펠리니. 살짝 매콤한데 선을 넘지는 않아서 와인이랑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소면처럼 보이는 것은 얇은 파스타 면이기 때문에 씹는 맛이 있어서 좋다.
두 번째 와인, Anselmi, San Vincenzo 2020. 베네토에서 소아베(Soave)를 만드는 가르가네가(Garganega) 품종에 샤르도네(Chardonnay) 15%, 소비뇽(Sauvignon)을 5% 블렌딩해 만드는 와인이다.
와인을 만든 로베르토 안셀미(Roberto Anselmi)는 와인을 만들던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와이너리를 물려받은 즉시 혁신을 시작해, 등급과 규정에 관계없이 최고의 와인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 와인도 그 일환으로, 소아베 DOC를 포기하고 Veneto IGT로 만든 것.
일단 진한 골드 컬러부터 요 지역의 일반적인 화이트와는 좀 다른데, 코를 대면 풋풋한 허브 향이 짧게, 하지만 강하게 스치고 난 후 패션푸르트 같은 특징적인 열대 과일향이 드러난다. 다른 테이스팅 노트를 보니 구아바, 망고 등 진한 노란 열대과일 풍미도 많이 언급되는 듯. 어쨌거나 베네토의 다른 화이트와는 완연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데, 그게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나쁘지는 않다. 눈에 띈다면 한 번 더 사 마시지 않을까 싶은데.
삼치 스테이크. 소스는 새콤한 발사믹과 오일을 쓰셨고 위에 치즈를 눌려 올려주신다. 상당히 맛있는데, 사실... 뼈를 발라 잘 구워 낸 삼치구이다;;; 분명히 맛있지만 다른 안주를 선택하는 게 더 흥미로울 듯.
여기 오면 꼭 먹게 되는 감자전. 위에서 수란을 얹고 치즈를 갈아 내면 뢰스티... 아, 아닙니다. 이대로도 맛있으니까요 ㅋㅋㅋ
6시에 시작한 1차가 9시도 안돼 끝나는 바람에 바로 옆 바에서 칵테일 한 잔 더 하고 딱 10시에 시마이. 오래 만난 친구와의 만남은 언제나 편하고 좋구나. 내년 여름에 또.
20221214@피스트로(논현역-신논현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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