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첫 포스팅이 작년 송년회라니... 그래도 기억을 위해 간단히 메모라도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본격적으로 먹고 마시기 전에 4종의 와인을 간단히 맛봤다.
Los Tres Cerditos, Gentle Rabbit Black Carinena 2015
토끼해인 계묘년(癸卯年)에 잘 어울리는 젠틀 래빗 블랙. 빈티지도 2015라 지금 마시기 딱 좋다. 섬세하면서도 풍미가 명확해 누구라도 무난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선물용으로 아주 좋을 듯.
Maison Castel, Series Limitees Chap. Ⅰ - L'Union Fait La Force 2017 Languedoc Pezenas
와인 이름이 일단 '화합의 힘'이다. 역시나 새해를 맞는 와인으로 적당할 듯. 고급스러운 오크 뉘앙스와 완숙했으면서도 깔끔한 과일 풍미의 밸런스가 아주 좋은 고급스러운 와인이다. 산미가 살짝 낮은 것은 아쉬운 점.
Fantini, Three Dreamers Rosso L.2020 Vino Ottenuto da Uve Appassite
고혹적인 오크 뉘앙스와 흑연 힌트, 은은한 허브. 말린 검은 베리 프룬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는데, 입에 넣으면 본격적으로 풍만한 볼륨감과 농밀한 질감을 타고 말린 검보랏빛 베리 풍미가 드러난다. 잔당감이 상당해서 말린 포도를 썼나 그랬더니, 옆에서 백레이블에 Appassite라고 쓰여있단다. 역시나... 이건 진한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랑 마시거나 초콜릿 케이크 등 달고 진한 디저트와 곁들여도 괜찮을 것 같다.
꿈과 열정에 차 있었던 세 설립자에게 헌정하는 와인. 독특하긴 한데 권장 소비자가 기준 20만 원대 후반이라는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다. 병목에 걸린 열쇠(사진을 못 찍었네...) 값도 제법 나갈 듯;;;
Alpha Estate, Sauvignon Blanc Fume Kaliva 2020
깨 볶는 향이 은은하게 드러나며 흰 과일 풍미와 상쾌하고 가벼운 허브 향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여윽시, 믿고 마시는 알파 에스테이트. 토착 꽃에서 선별한 효모를 사용해 프렌치 바리끄에서 7개월 동안 리와 함께 숙성했다고.
오늘의 메뉴.
일단 샴페인부터. 샴페인 잔을 사용하지 않고 화이트 글라스에 서빙했다.
Champagne A. Margaine, Brut Blanc de Blancs 2013
서양배, 사과, 유자, 양초 같은 뉘앙스에 드라이한 미감, 상큼한 산미, 쌉싸름한 피니시. 아들 빈티지의 매그넘 빈티지라 뽐뿌 받을 뻔했으나... ㅎㅎㅎ
생선살로 맛을 낸 나폴리식 스튜.
Domaine Thibert, Pouilly-Fuisse Heritage 2018
화이트 초콜릿, 시나몬 캔디 같은 힌트, 구수한 오크, 신선한 허브. 나중엔 깨 볶는 뉘앙스가 슬쩍 드러나는 것 같기도. 입에 넣으면 흰 자두 같은 달콤한 뉘앙스에 밝은 양의 기운이 넘친다. 맛있는 뿌이 퓌세. 이제 꼬뜨 도르 화이트의 대안이라고 하기엔 개성도 명확히 정립되고 가격도 많이 올라버렸다.
베르무트 소스 광어 카르파치오.
Livio Felluga, Terre Alte 2018
음습한 이끼 같은 허브와 완숙한 노란 핵과 같은 과일 풍미가 어우러지며 세이버리한 뉘앙스가 남는다. 산미만 조금 더 올라왔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캐비어와 성게알, 감자채.
Casanuova di Nittardi, Chianti Classico 2011
명확한 정향, 시나몬, 붉은 과일, 랍상소총 같은 스모키 허브 힌트. 랍입에 넣으면 붉은 자두, 붉은 베리 풍미와 함께 피 같은 철분 뉘앙스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빼어난 키안티 클라시코. 모임 참석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와인. 물방울 작품으로 유명한 김창렬 화백의 그림을 차용한 레이블 또한 특별하다.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생산자.
일뽀르노 시그니쳐 DOC 피자. 화덕에 구운 도우가 특히 대존맛이다.
Schrader Cellars, Double Diamond Oakville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8
올해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대 와인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와인. 잉키한 느낌에 달큼한 라즈베리,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정향, 시나몬 등 허브 스파이스 뉘앙스. 입에서는 촘촘한 타닌과 함께 허베이셔스한 느낌이 더욱 두드러지는 듯. 예전에 테이스팅 했을 때보다 조금 구조감이 아쉬운 느낌. 전반적으로 참석자들의 평이 넘나 안 좋아서 미안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도 취향에 맞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욕먹을 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위 소개 참고,
Toymaker, Cabernet Sauvignon 2017 Napa Valley
고무타이어가 연상되는 스모키, 피망, 화한 허브, 블랙커런트. 입에서는 짭조름한 인상과는 별개로 과일 풍미는 전반적으로 조금 심심하다. 더블 다이아몬드와 비교할 겸 연속해서 마셨는데, 개인적으론 더블 다이아몬드보다는 확연히 떨어진다.
ㅅㅊ님이 선물로 주고 간 와인이라던데... 지못미 & ㅈㅅ.
트러플 화이트 라구 파스타.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요리.
Michele Chiarlo, Barolo 'Cerequio' 2018
맑은 레드 체리 컬러에서 유사한 붉은 과일 풍미, 신선한 허브와 칡 같은 얼씨함, 타르 미네랄 등이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입에서는 쫀쫀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타닌과 싱그러운 산미가 향긋한 아로마와 함께 조화를 이룬다. 오랜만에 마시는데 여전히 좋다. 디캔팅 후에 서빙했다.
능이버섯 소스와 한우 채끝 등심 스테이크.
레스팅이 잘 안 되었는지 핏물이 살짝 고였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요 와인 역시 디캔팅을 해서 서빙.
Hewitson, Barossa Valley Monopole Shiraz Mother Vine 2018
이게 유칼립투스인가 싶은 화한 허브, 맑은 붉은 베리 풍미와 감초 힌트가 매끈한 질감을 타고 깔끔하고 방순하게 드러난다. 간만에 상당히 마음에 드는 섬세한 쉬라즈. 1853년 식재된 오래된 쉬라즈에서 선별한 클론으로 만든 와인이라고.
디저트는 초코 마르키즈.
Ceratti, Greco di Bianco 2014
말린 망고, 파인애플, 구아바 같은 열대과일. 단맛이 진하지 않은 데다 목 넘김 뒤에 뭔가 오묘하게 드라이한 피니시가 있다. 일반적인 스타일의 농밀한 디저트 와인을 찾는다면 해답이 아닐 것 같지만, 너무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일반적인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잘 맞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레코 품종을 파시토 방식으로 말려 만든 디저트 와인이다. 복스보이텔 병에 담긴 게 신기했는데, 생산자가 병도 만들고 있어 그냥 이 병을 사용한 거라고.
Grand Tokaj, Tokaj Aszu 6 Puttonyos 2013
다시 등장한 2013 빈티지 와인. 미네랄, 화한 허브, 밀랍(벌집), 꿀 같은 농밀한 질감과 조청 같은 단맛. 산미가 뒤를 받쳐 깔끔하게 떨어진다. 토카이는 역시 토카이. 아들냄을 위해 한 병 쟁여 두고 싶구먼.
Castello di Cacchiano, Vinsanto del Chianti Classico 2006
에나멜이 연상되는 미네랄, 땅콩 같은 견과의 고소함과 말린 오렌지 같은 상큼함이 어우러진다. 와인 자체는 좋았지만, 뭔가 고소하고 바삭한 디저트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와인21도, 멤버들도 모두 아름다운 디저트 와인처럼 오래오래 아름답게 숙성해 가기를. 내년에도 파이팅이다.
20221228 @일뽀르노청담점(도산공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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