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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갓성비 싱글 몰트 위스키 예감, 에버펠디 16년(Aberfeldy aged 16 years)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1. 9.

최근 스마트오더 이곳저곳에 에버펠디(Aberfeldy)가 풀리고 있다. GS25, 이마트는 물론 데일리샷 같은 주류 전문 앱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듯.

 

특히 에버펠디 16년(Aberfeldy aged 16 years)은 가성비가 상당히 좋아 보인다. 제주 중문 면세점 가격이 133달러이고 온라인 사전 예약 10% 할인을 받아도 119.7달러니까, 원화로 환산하면 15만 원이 살짝 넘는 수준이다. 그럼 면세점보다 더 싼 거잖아...? 라고 잠깐 생각했지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일단 면세점용은 1리터다. 그러니 리터 당 단가가 면세점용은 15.2만 원, 시중에서 파는 것은 18.7만 원 정도로 면세점이 더 싸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차이는 바로 숙성 캐스크의 차이. 면세점용 16년은 마데이라 캐스크(madeira casks)를 이용해 피니싱을 했는데, 일반 16년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oloroso sherry casks)에서 피니싱을 했다.

그러니 둘은 완전히 다른 위스키라고 보는 게 맞다. 레이블 자체도 물론 틀리고.

 

 

Aberfeldy Single Malt Scotch Whisky | Golden Dram | Aberfeldy Global

Known as the Golden Dram, Aberfeldy Highland Single Malt is a classic fruity whisky. Learn more about our single malt scotch whiskey collection, distillery, and history.

www.aberfeldy.com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위스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16년 숙성이 14만 원 전후라는 건 상당히 괜찮은 가격이라 한 번 사 보기로 했다. 포스팅 작성 현재 기준 가격은 이마트 스마트오더 13.5만, GS25 스마트오더 14만, 데일리샷 13.7만 원. 처음엔 가장 저렴한 이마트에서 살까 했는데, GS25에서 주말 한정 할인 쿠폰을 날려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10%(최대 5천 원) 할인 쿠폰에 장바구니 중복 5% 할인 쿠폰을 적용하니 12.8만 원 정도. 여기에 해피머니상품권을 구매해 추가 6% 할인을 받으니 딱 12만 원 정도가 된다. 거의 면세가에 근접하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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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녀석 왜 이리 저렴할까... 하고 생각해 보니, 아마도 인지도 문제가 아닐까 싶다. 에버펠디는 1896년 듀어스(Dewar's)를 만든 듀어 가문이 설립해 1898년부터 위스키 생산을 시작한 증류소다. 증류소의 위치는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 남쪽 센트럴 하이랜드의 테이 강(Tay River) 부근인데, 수원과의 접근성과 철도와의 연계가 좋아 재료를 수급하고 생산한 위스키를 운송하기에 딱 좋은 위치였다. 생산한 원액은 주로 화이트 라벨(White Label) 등 거의 듀어스의 블렌디드 위스키에 사용됐다. 하지만 증류소는 1925년 디아지오(Diageo)의 전신 디스틸러스 컴퍼니(Distillers Company Ltd., DCL)에 인수됐다. 그리고 1991년이 되어서야 공식 싱글 몰트 제품을 출시했는데, 4년 뒤인 1995년 바카디(Bacardi)로 주인이 바뀐다. 이후 싱글 몰트들을 본격 출시하기 시작해 2015년이 즈음에야 현재의 12, 16, 21년 라인업의 틀을 갖추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싱글 몰트를 출시한 기간도 짧고 양도 적었으며 적극적으로 홍보도 안 했으니 인지도도 낮고 마셔본 사람도 적은 게 아닐까 싶은. 국내에 올라온 일부 포스팅을 보면 심심하다는 사람도 있고 밸런스가 좋다는 사람도 있는데, 일단 마셔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가성비가 좋을 것 같은 느낌.

 

도착. GS25 판매 사진에 16년만 케이스가 없어서 혹시 케이스가 없나... 하고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케이스 뒷면에는 위스키나 증류소와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말들이 잔뜩 쓰여 있다. 마지막 단락에 그나마 에버펠디 증류소에 대한 얘기가 살짝 섞여있을 뿐...

 

뚜껑의 로고. 브랜딩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T톱에도 같은 로고가 박혀 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예상되는 위스키 스타일에 비해 로고나 디자인, 컬러 톤이 조금 무거운 것 같다. 조금 더 산뜻하고 가볍게 가는 게 인지부조화를 줄이는 방법 아닐까.

 

레이블 하단엔 핸드메이드 오크 캐스크에서 16년 동안 숙성한다고 적혀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퍼스트-필(first-fill), 리필(refill), 다시 통 안을 태운(re-char)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한 후 6개월 동안 양질의 퍼스트 필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deluxe 1st-fill oloroso sherry casks)에서 피니싱을 거쳐 병입한다.

 

백레이블에는 설립했을 때부터 방문객을 환영했다며 방문을 유도하는 문구도 붙어 있다. 언제 스코틀랜드에 가면 방문해 보고 싶기도. 환갑이 넘으면 기회가 생기려나?

요걸 사고 나니 갑자기 면세점용 21년 마데이라 캐스크(Aberfeldy aged 21 years Madeira casks)가 궁금해졌다. 다음 제주 방문 땐 아마 그걸 사게 되지 않을까? ㅎㅎㅎ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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