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버번 위스키의 시작, 일라이저 크레이그 스몰 배치(Elijah Craig Small Batch)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1. 15.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구입한 일라이저 크레이그 스몰 배치(Elijah Craig Small Batch). 발음이 조금 어려운데, 일라이저 크레이그라고 쓰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 같다. Elijah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선지자 엘리야와 같은 이름.

 

박스 표면에 'Father of Bourbon'이라는 표기가 선명하다. 이런 표현을 쓴 이유는 일라이저 크레이그라는 실존 인물이 버번 위스키의 초기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Elijah Craig | Home Page

 

elijahcraig.com

 미국 켄터키 주의 침례교 목사였던 일라이저 크레이그는 1789년 조지타운(Georgetown)에 증류소를 설립하고 오크통 내부를 불에 까맣게 그을리는 탄화(charring)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 이 과정은 위스키 원액에 보다 명확한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을 부여했고, 너도나도 이 방식을 따라 함으로써 버번 위스키 레시피의 근간이 되었다. 현재도 버번 위스키라는 명칭을 붙이려면 반드시 속을 까맣게 태운 새 오크통에 숙성해야 한다.

현재 일라이저 크레이그 브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큰 가족 경영 증류소이자 전체로도 6위 규모인 헤븐힐 디스틸러리(Heaven Hill Distillery)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로 손꼽힌다. 본사는 버번 위스키의 본고장 켄터키 바즈타운(Bardstown)에 있다. 

 

박스를 열어보았다. 

 

반응형

구형 얼음틀 하나와 온 더 락 글라스 하나가 함께 구성돼 있다.

 

온 더 락 글라스는 모서리가 둥근 4각 모양에 위로 갈수록 직경이 커지는 스타일이다. 니트로 즐기기도, 얼음을 넣기도 좋은 형태. 크기는 일반적인 사이즈보다 살짝 작아서 손에 착 들어오는 게 그림감이 좋다. 

 

원형 얼음틀은 내부 지름이 한 6cm 정도 되는 듯. 사이즈가 조금 작긴 한데 잔 사이즈와는 아주 잘 맞을 것 같다. 

 

예전에는 글라스를 보통 2개 구성으로 했던 것 같은데, 이젠 대놓고 혼술러가 타깃인 줄. 하긴, 위스키는 커플이 같이 즐기는 경우보다는 남자만 마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위스키 모임을 가 봐도 남녀 비율이 20:1 정도 되니까. 1인 가구도 늘어나는 추세고. 

 

말이 삼천포로 샜는데, 중요한 건 위스키다.

일라이저 크레이그의 모든 위스키는 레벨 3으로 태운 오크 배럴(Level 3 charred oak barrels)에서 숙성해 온화한 느낌의 스파이스와 섬세한 스모키 뉘앙스를 남긴다. 참고로 오크통 내부를 태우는 레벨은 다양한데 보통은 4가지 단계로 구분한다. 레벨 1은 15초, 레벨 2는 30초, 레벨 3은 35초, 그리고 레벨 4가 55초다. 레벨 4는 엘리게이터 차(alligator char)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태우고 난 오크통 내부의 표면의 갈라진 모습이 마치 악어가죽 무늬 같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수입사의 설명에 의하면 8년에서 12년 정도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 한다고.

알코올 47%(94 프루프), 용량은 750ml. 버번은 스카치보다 50ml 더 줘서 좋다ㅎㅎ 

 

일라이저 크레이그는 사실 배럴 프루프(Barrel Proof)가 가장 유명한데, 가격이 스몰 배치의 4배 정도 되는 데다 그나마도 시중에 잘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나는 알쓰라 배럴 프루프, 캐스크 스트렝스 같은 걸 특별히 선호하지 않으니까 ㅎㅎ 

 

얼마 전인가부터 수입사가 신세계로 바뀐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가격도 조금 떨어진 것 같고. 원래 일라이저 크레이그 스몰 배치 가격이 8만 원대 중후반 정도로 형성돼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 이마트 트레이더스 판매 가격은 69,400원이다. 아직 일반 보틀샵에는 기존 재고가 남아있는지 가격이 8만 원대로 유지되고 있다. 

참고로 일라이저 크레이그 토스티드 배럴(Elijah Craig Toasted Barrel)도 같은 구성으로 99,000원에 팔고 있다. 토스티드 배럴은 태운 배럴에 숙성한 위스키를 가볍게 토스트 한 배럴에 추가 숙성한 버전이라고. 평은 더 괜찮은 것 같긴 한데, 망설이다가 일단 스몰 배치부터 사 보았다. 

 

홈페이지의 공식 테이스팅 노트는 아래와 같다.

  • 향: 바닐라 빈, 달콤한 과일, 신선한 미트의 기분 좋게 복합적인 향
  • 맛: 부드럽고 온화하며 기분 좋은 우디함에 스파이스, 스모크, 육두구 엑센트
  • 피니시: 달콤하고 약간 토스티한 여운이 길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