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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자연스럽고 고급진 라인헤센 리슬링, 퀼링-길롯 퀸테라 리슬링 트로켄(Kuhling-Gillot Qvinterra Riesling Trocken 2020)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1. 25.

설 연휴 기간에 마셨던 리슬링이 넘나 마음에 들어서 오늘도 리슬링을 열었는데, 덕분에 대단히 나이스한 라인헤센(Rheinhessen) 리슬링을 만나게 된 것 같다.

 

퀼링-길롯 퀸테라 리슬링 트로켄(Kühling-Gillot Qvinterra Riesling Trocken).

 

퀼링-길롯은 2006년부터 카롤린 스파니에(Carolin Spanier)가 그녀의 남편 한스 올리버 스파니에(Hans Oliver Spanier)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와이너리다. 아마 그녀 집안의 와이너리를 물려받은 것 같은데, 남편 HO는 별도로 바텐펠트 스파니에(Battenfeld Spanier)라는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 놀랍게도 둘 다 VDP 멤버. 부부가 모두 독일 최고의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근거지는 라인강 부근 보덴하임(Bodenheim)과 오펜하임 (Oppenheim) 부근이며, VDP에서 보증하는 특급밭(Grosse Lage) 로텐베르크(Rothenberg), 페텐탈(Pettenthal) 히핑(Hipping), 욀베르크(Ölberg), 크로이츠(Kreuz)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유기농법으로 시작해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자연 친화적이고 테루아를 드러내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요렇게 백레이블을 지운 자국들은 그들이 유기농/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수입사에서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피하기 위해 그와 관련된 표현들을 힘들게 지웠음을 의미하니까. 수입사는 수입사대로 힘들고, 고객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요기도 마찬가지. 원래 지운 자리에는 'Biologisch-Dynamisch'라는 표현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옆에 쓰여 있는 [No Bullshit Just Sulphites]라는 표현은...? 이건 아마도 이산화황 사용을 거부하는 내추럴 와인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일 것 같다. 사실 욕설이라고 할 수 있는 '불쉿'이라는 표현까지 레이블에 쓸 정도면 거부감 정도가 아니라 적개심이다. 테루아를 중요시하고 나름 자연주의적인 재배와 와인메이팅을 추구하는 와인메이커들 중에서도 은근히 내추럴 무브먼트에 대해 적개심을 가진 생산자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들도 아마 그런 부류가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김치전과 함께 드링킹.

 

Kühling-Gillot, Qvinterra Riesling Trocken 2020 / 퀼링-길롯, 퀸테라 리슬링 트로켄

연둣빛 감도는 골드 컬러. 구수한 이스트, 스모키 미네랄, 노란 열대 과일, 완숙한 흰 자두 풍미에 레몬 커드 같은 뉘앙스가 하늘하늘한 레이스 같은 우아한 질감에 실려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신맛은 적절히 제어돼 있으며, 은근한 단맛과 과일 풍미, 알코올의 밸런스가 환상적이다. 정말 맛있는 리슬링. 퀼링 길롯의 상급 와인이 마시고 싶어 현기증이 날 정도. 

자가 소유한 다섯 개 마을의 다섯 테루아에서 재배한 리슬링을 블렌딩 했기 때문에 '퀸테라'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손 수확해 엄선한 포도를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해 재사용 오크 배럴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효모 잔여물과 함께(sur lie) 숙성했다. 잔당이 리터 당 2g 수준인데도 완숙 과일 풍미 때문인지 단맛이 제법 느껴지는 듯하다. 알코올은 12%.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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