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의 음주. 작년 말에 사놓고 베란다에 던져 놓았던 맥주가 갑자기 떠올라서.
캐스크 숙성 맥주, 이니스 앤 건(INNIS & GUNN) 라프로익 에디션 패키지
작년 말에 이런저런 보틀샵과 마트에서 대대적으로 판매했던 이니스 앤 건 라프로익 에디션 패키지(Innis & Gunn Laphroaig Edition Package). 이니스 앤 건(Innis & Gunn)은 2003년 에든버러에 설립한 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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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박싱만 하고 마시진 않으려 했는데, 그냥 냉장고에 넣기는 왠지 아쉬워서 한 병 마시기로 했다.
처음이니 오리지널을 마셔 보기로.
오리지널은 싱글 몰트 위스키 캐스크에 숙성한다고 한다. 설명을 보면 윌리엄 그랜트 & 선즈(William Grant & Sons)와 제휴를 맺고 캐스크 숙성 맥주를 개발했다고 하니, 사용한 캐스크는 글렌피딕(Glenfiddich)이나 발베니(Balvennie)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은 시간이 오래되었으니 다른 증류소의 것을 사용할 지도...
Innis & Gunn, The Original Scottish Golden Beer / 이니스 & 건 더 오리지널 스코티시 골든 비어
약간 탁한 브라운 앰버 컬러. 기포는 거친 편이고 헤드도 살짝 올라앉았다 금세 사라진다. 이거 라거인지 에일인지도 감이 잘 잡히지 않는데, 선입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위스키 같은 바닐라 오크와 캐러멜, 이스트 향과 맥아 풍미가 뒤섞인 것 같은 뉘앙스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약간 구운 것 같은, 보리차처럼 구수하지만 타지는 않은 듯한 느낌도 있고. 어쨌거나 묵직하지 않으면서 복합적인 풍미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와, 이건 또 마시고 싶은걸.
알코올 6.6%.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맥아, 설탕, 홉, 효모, 볶은 보리. 재료를 보고 나니 왜 위와 같은 풍미가 드러나는지 이해가 간다. 설탕으로 알코올을 강화했고 오크 숙성으로 인한 풍미 외에도 볶은 보리로 구수함까지 더했다.
그래서 한 병 더. 이번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상당히 애정하는 아일라 싱글 몰트 위스키(Islay Single Malt Whisky), 라프로익(Laphroaig) 캐스크에 숙성한 스코티시 레드 에일이다. 설명을 읽어 보니 라프로익 중에서도 쿼터 캐스크(Quater Casks)를 사용해 12주 숙성했다. 박스의 아트웍은 엘리스 오코너(Ellis O'Cornnor)라는 예술가가 담당.
레이블의 디자인도 살짝 다르다.
알코올은 7.4%.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 맥아, 설탕, 보리, 홉.
Innis & Gunn, Presents Islay Whisky Cask Laphroaig Quater Casks Scottish Red Beer Limited Edition
이니스 & 건, 아일라 위스키 캐스크 라프로익 쿼터 캐스크 스코티시 레드 비어 리미티드 에디션
검붉은 기운이 감도는 짙은 고동색에 거친 기포. 거의 콜라와 유사한 컬러인데 살짝 옅은 느낌이고 베이지 헤드 또한 화악 올라앉았다가 금세 사라진다. 코를 대면 구수한 스모키 뉘앙스와 정향 등 이탄 훈연의 영향이 명확히 드러난다. 그리고 그 뉘앙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을 놓지 않는 가운데, 달콤한 캐러멜과 구수한 누룽지, 검붉은 베리 풍미가 둥근 질감을 타고 편안하게 드러난다. 피니시의 너티 힌트는 덤. 전반적으로 균형감이 좋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도 그닥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나같이 피트를 좋아하면서도 너무 강한 피트가 부담스러워진 아이러니한 사람에게 적당한 맥주인 듯. 아니,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해도 피트에 지나친 거부감만 없다면 맛있는 맥주다. 종종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세트로 말고 낱병으로도 파는지 알아봐야 할 듯.
이렇게 또 주말이 지나간다. 할 일은 안 하고 ㅋㅋ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