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임 중 오픈했던 와인 한 병이 코르키인 바람에, 대타로 다른 와인을 오픈. 다양한 안주와 마시기엔 너무 묵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역시 맛있는 와인은 페어링이고 뭐고 필요 없다;;;
수사나 발보 시그니처 말벡(Susana Balbo, Signature Malbec). 처음 마셔 보는 생산자이지만 넘나 좋은 평가들이 많아서 살 때부터 기대가 높았더랬다. 그런데 그 기대 이상의 품질을 보여주니 더욱 놀랄 밖에...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94점. '썩 형님'이 아무리 'A폭격기 교수님'같은 분이라고는 해도 3만 원대 중반 구입가에 94점이면 상당히 높은 점수.
수사나 발보(Susana Balbo)는 아르헨티나 최초의 여성 와인메이커로 거론되는 입지전적인 인물. 작년 IWC(International Wine Challenge)가 선정한 ‘Lifetime Achievement Award’ 수상자다. 1981년 그녀는 멘도자에서 양조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당시만 해도 와인 산업은 남성 중심이었기에 중심지인 멘도자에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북서쪽의 작은 마을 카파야테(Cafayate)에서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잘 알려지지 않고 맛도 평범했던 토론테스(Torrontes) 품종으로 향기롭고 우아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내면서 '토론테스의 여왕(Queen of Torrontes)'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덕분에 토론테스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 품종이 되었고, 그녀는 아르헨티나 와인 업계의 스타가 될 수 있었다.
1990년 멘도자로 돌아온 그녀는 와인 양조 컨설턴트로 활약하다가, 1999년에 자신의 와이너리를 설립해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세 차례나 아르헨티나 와인 협회(Wines of Argentina) 회장으로 선출되며 아르헨티나 와인 전반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2018년에는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으로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와인메이커 10인'으로 선정됐다.
Susana Balbo, Signature Malbec 2019 Mendoza / 수사나 발보, 시그니처 말벡 2019 멘도자
검보랏빛 감도는, 바닥이 비치지 않는 진한 루비 컬러. 코를 대면 향긋한 바이올렛 향기와 함께 상쾌한 허브, 블랙베리, 블루베리, 검은 자두 등 완숙한 과일 풍미가 진하게 드러난다. 뒤이어 감도는 은은한 바닐라 오크 뉘앙스. 입에 넣으면 풍만한 바디와 벨벳 같은 질감, 탄탄한 구조감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풍성한 과일 풍미는 감초, 가벼운 민트 초콜릿의 여운과 함께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바로 마셔도 맛있지만, 10년 이상의 숙성 여력도 충분해 보인다. 최근 마셨던 아르헨티나 와인 중 가장 맛있었다. 말벡 러버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와인.
우코 밸리의 알타미라(Altamira)에 위치한 해발 1,150m의 핀카 라 델피나(Finca La Delfina)에서 재배한 말벡 96%에 메를로 4%를 손 수확해 양조했으며, 최고 28°C의 온도에서 발효하며 35일 동안 껍질과 함께 침용해 진한 풍미와 컬러를 뽑아냈다. 이후 리와 함께 숙성하며 바토나주를 진행했다. 프렌치 오크(30% new)에서 13개월 숙성.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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