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타코-카페를 잇는 제주 당일치기 여행의 종착지, 집아페.
제주종합경기장, 제주시 버스터미널 부근에 있다.
입구에 붙어 있는 예약 및 웨이팅 관련 안내문.
영업시간 17시~23시. 매주 일요일, 월요일 정기 휴무. 예약은 17시, 17시 30분, 18시 세 타임만 받고 이후에는 웨이팅을 해야 한다. 영업시간 전에 문자 혹은 전화로 예약 가능. 카카오나 네이버, 캐치테이블 등 온라인/모바일 예약은 불가다. 나는 전날 문자로 예약했는데 친절하게 답변해 주셨다.
메뉴판. 미리 검색을 해서 메뉴를 정해 두었는데, 현장에서 하나를 바꿨다. 3~4인 정도 함께 와서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 마음 가득. 나중에 가족들이랑 와야겠다.
음료 메뉴. 맥주와 하이볼이 주력인 듯하고 한라산, 일품진로 등의 소주도 스트레이트나 토닉으로 즐길 수 있다. 미도리 사와가 있다는 것도 독특한 점. 무알콜 맥주와 분다버그 등 다양한 음료도 있어서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나 운전자도 제법 마실 거리가 있다.
메뉴를 주문하고 천천히 가게 구경. 평소 예약도 꽉 차 있고 웨이팅이 어마무시하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비수기 평일이라 그런지 의외로 한산(?)했다. 그래도 나중엔 계속 손님들이 들어오긴 했지만.
열심히 메뉴를 준비 중이신 사장님. 왠지 부부로 보이는데 확실치 않다. 쿨하면서도 정중한 말투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바쁜 와중에도 기본 찬이 떨어졌는지 반복적으로 확인해 주셨다. 술에도 진심이신지 인기 있는 술들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었다.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당신들은 즐길 시간이 많지 않으실 것 같아 살짝 안타까웠음.
요거 왠지 희레 사케에 넣고 싶... (그러는 거 아니야~)
오키나와도 못 가봤는데, 여기서 오키나와를 느끼는구나.
청귤을 쓴 기본찬의 소스가 상큼하니 좋았다.
스타트는 특모둠초밥.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가 너무 높았는지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평이 넘나 좋은 것만 있었어서... 그래도 상당히 맛있고 충실한, 가격 이상의 가치를 주는 스시다.
그리고 맥주와 함께 하니 사소한 단점 따위 그냥 묻혀 버렸다. 기분 좋다~
오른쪽의 장국도 감칠맛이 일품. 평상시 같았으면 여러 번 리필해 먹었을 거다.
요 후토마키는 한 번에 먹기는 아무래도 무리인 크기. 반으로 갈라 먹는다면 맛살(?) 쪽을 먼저 먹고 바로 생선 쪽을 먹는 걸 추천한다. 어느 부분을 먼저 먹느냐에 따라 확실히 풍미가 다르게 느껴진다.
시간은 남았는데 술은 조금 부족해서 산토리 하이볼도 한 잔. 그런데 뭔가 허전하네...
허전함이 채워졌다. 방어 튀김인데, 깐풍 가라아게를 시키려다가 요 쪽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일단 레몬즙 가볍게 뿌려 주시고. 한 조각을 집어 간장을 찍어 간장 안의 청양고추와 한 입, 나머지는 소금을 찍어 한 입 먹으면 각기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이볼 안주로도, 맥주 안주로도 아주 좋을 듯.
앞에 접시가 쌓인 구석자리에 앉았는데, 뭔가 둥지에 들어앉은 아기새처럼 편안한 느낌이었다.
요런 미용사에게 머리나 자르러 갈까 ㅋㅋㅋ
술이 모자라서 짐빔 하이볼도 한 잔.
짐빔 하이볼은 산토리 하이볼에 비해 좀 더 가벼운 느낌. 흰 과일과 바닐라 오크 등의 달콤한 향이 코에서 도드라진다면, 산토리는 노란 과일 풍미와 입에서 꽉 차는 밸런스, 피니시의 달콤한 여운이 좋다. 둘 다 나쁘지 않지만, 역시 산토리 가쿠 하이볼 쪽이 더 좋은 듯.
다음에도 꼭 다시 오고 싶은 집이다. 혼자든,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든.
짐빔 하이볼을 천천히 비운 후 공항으로 걸어서 이동했는데, 35분 정도 거리라 소화도 시키고 술도 적당히 깨기 딱 좋았다. 이런 게 진짜 여행의 맛 아닐까. 뭔가 찾아다니고 이것저것 많이 보려고 하는 것보다는.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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