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피에몬테의 명가, 피오 체사레(Pio Cesare).
피오 체사레는 1881년 체사레 피오(Cesare Pio)가 피에몬테의 알바(Alba) 지역에 설립해 5대째 이어지고 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최근까지 와이너리를 경영한 4대손 피오 보파(Pio Boffa)는 피오 체사레뿐만 아니라 바롤로와 피에몬테의 명성도 함께 끌어올린 훌륭한 인물이었지만 안타깝게 코로나에 감염돼 2021년 4월 18일 세상을 떠났다. 현재는 그의 외동딸페데리카 보파(Federica Boffa)가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로 와이너리를 물려받았다고.
그러니 지금 마시는 이 2020년 빈티지는 피오 보파의 손길이 묻은 마지막 빈티지인 셈. 갑자기 경건해지는 느낌.
질 좋은 차돌박이와 함께...
Pio Cesare, Barbera d'Alba 2020 / 피오 체사레, 바르베라 달바 2020
자줏빛이 살짝 감도는 루비 레드 컬러. 잘 익은 자두와 붉은 베리, 체리 풍미가 은은한 바닐라, 가벼운 웜 스파이스와 함께 그윽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질감에 신선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신맛, 무겁지 않은 미디엄 바디에 조화로운 균형감. 엄청나게 복합적이진 않지만 미묘한 뉘앙스가 있어 단순하거나 심심하지 않다. 데일리 와인으로 완벽한 퍼포먼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를 포함해 피오 체사레가 보유한 포도밭에서 재배한 바르베라만 사용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0-25일 동안 긴 발효 및 침용을 진행했다. 이후 커다란 프렌치 오크와 프렌치 바리크에서 12개월 숙성.
차돌박이는 물론 이후에 먹은 가브리살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최근 모 샵에서 피오 체사레의 다양한 와인들을 상당히 저렴하게 팔아서 구입한 녀석이었다. 셀러 공간이 넉넉했다면 박스로 살 만한 가격이었는데, 지금이라도 재고가 남았다면 더 사야 할 듯. 여러 모로 훌륭한 와인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