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리앙 수니에 레니에(Julien Sunier Régnié). 내가 무척 사랑하는 보졸레 지역의 내추럴 와인이다.
샤퀴테리 안주로 술술 편하게 마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생산자가 추천하는 페어링이 바로 샤퀴테리 or 테린... ㅋㅋㅋ
Julien Sunier, Régnié 2021 / 쥘리앙 수니에, 레니에 2021
맑고 투명한 루비 컬러. 코를 대는 순간 향긋한 붉은 꽃향기가 화사하게 피어난다. 스위트 스파이스와 신선한 허브 힌트가 가볍게 곁들여지며 청량감을 더한다. 입에 넣으면 라이트 미디엄 바디에 부드러운 타닌, 산뜻한 신맛이 조화롭다. 너무 편안해서 그냥 술술 넘어가기 때문에 풍미를 더욱 잘 느끼고 싶어 일부러 입에 머금으려고 노력해야 할 정도. 완숙한 붉은 베리 풍미를 대단히 투명하고 깨끗하게 보여주며, 목 넘김 후의 그윽한 여운 또한 아름답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내추럴 보졸레의 전형. 눈에 보이면 무조건 재구매 각이다.
알코올 함량을 보니 11.8%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산뜻하고 가볍게 느껴졌던 듯.
레이블에 정보를 상당히 자세히 적어두었다. 홈페이지 설명은 조금 더 자세하고.
사용하는 포도밭은 레니에에 위치한 엉 외이아(En Oeillat), 레 베르제(les Vergers), 바스 혼즈(Basse Ronze) 등 3개 리우디 (Lieux dits). 모두 해발 280~400m 사이에 위치한 남향, 남동향 포도밭으로,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60년이다. 내추럴 와인이니 당연히 화학비료나 제초제, 살충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다. 식재밀도는 헥타르 당 1만 그루, 수확량은 헥타르 당 18 헥토리터.
낮은 온도의 발효조에서 줄기 제거 및 효모 첨가 없이 탄산 침용 방식으로 10~20일 정도 발효한다. 이후 부르고뉴에서 구입한 고대 수직 압착기를 사용해 포도를 24시간 동안 천천히 부드럽게 압착한다. 이후 절반은 도멘 G. 후미에(Domaine G. Roumier)로부터 받아온 3~9년 동안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 와인을 숙성했던 배럴에서, 나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9개월 숙성한다. 이후 정제와 여과 없이 약간의 이산화황만 첨가해 병입한다.
루얼 와인샵의 설명에 의하면, 쥘리앙 수니에는 부르고뉴 디종 출신으로, 전설적인 와인 메이커 조르주 후미에(Georges Roumier)에게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를 배웠다. 이후 뉴질랜드와 캘리포니아에서 유기농과 비오디나미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법을 더 배웠다고. 보졸레에 와이너리를 꾸린 그는 현재 레니에, 모르공(Morgon), 플뢰리(Fleurie) 세 아펠라시옹에 총 9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현재 그는 보졸레 내추럴 와인의 탑클라스로 평가받는다. 벤저민 르윈(Benjamin Lewin) MW는 이봉 메트라(Yvon Metras), 막셀 라피에흐(Marcel Lapierre)와 함께 줄리앙 수니에를 보졸레 최고의 와인 메이커로 꼽았을 정도. 이자벨 르쥬롱(Isabelle Legeron) MW 또한 자신의 저서 <내추럴 와인> 182페이지에서 줄리앙 수니에의 레니에를 소개했다. 고든 램지의 3스타 레스토랑에는 그의 모르공이 매년 리스팅 된다고. 모르공은 알루미늄 캡이 아닌 밀랍으로 마감돼 있는데, 아마 숙성 잠재력을 감안한 것 같다. 셀러에 잘 모셔 두었다가 마셔야 할 듯.
쥘리앙 수니에는 부르고뉴 샹볼 뮈지니 같은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을 만든다는데, 매우 공감 가는 표현이다. 이는 숙성 과정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레니에를 비롯한 보졸레 크뤼 와인들은 모두 조르주 후미에의 손자 크리스토프 후미에( Christophe Roumier)로부터 받아온 3~9년간 샹볼 뮈지니 와인을 숙성시켰던 오크통을 사용한다고.
눈에 띄면 놓치지 말아야 할 생산자임이 분명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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