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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책·영화·음악·여행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 에바 항공 비즈니스 체험기(주류/식사 중심)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5. 1.

대만 여행길에 처음 타 본 에바 항공(EVA Air).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예약했다. 갈 때는 이코노미, 올 때는 비즈니스. 올 때는 좀 편안하게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비즈니스를 타 봤는데 결과적으로 성공적.

 

출처: 에바항공 홈페이지

에바 항공 인피니티 라운지.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음. 음식도 생각보다 별로라 사진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공항 라운지를 경험하고 나니 이 라운지의 음식은 상당히 좋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간이 넓직하고 테이블 간 간격 또한 충분했다는 것도.

 

음식도 음식이지만 주종 구색이 조금 아쉬웠다. 와인은 마음에 안 들고, 진도 하필 좋아하지 않는 봄베이 사파이어... 그나마 CAMUS XO가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카발란! 역시 대만이니까 ㅎㅎㅎ 요걸로는 얼음과 라임 슬라이스, 그리고 진저 에일이 있길래 카발란으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셨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 달달한 맛이 기분을 업 시켜줬달까. 스웹스 진저 에일은 그냥 마실 때보다 믹서로 썼을 때 달달함이 더욱 강조되는 느낌. 음식은 대충 한 접시 떴는데 그나마 절반 정도는 남겼다. 두 번째 잔으로 마신 까뮤 XO는 지나치게 달달한 풍미가 강해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 역시 하이볼로 처리.. 사진조차 찍지 않음;;;

 

그리고 비행기 탑승.

일단 커다란 모니터가 눈길을 잡아끈다. 좌석 또한 널찍하고 각도 또한 간이침대 수준으로 조절 가능하다. 

 

항로를 보여주는 지도도 훨씬 흥미로운 방식이다. 이런 건 그냥 이코노미에도 적용해 주면 안 되는 건가;;;

 

기내 엔터테인먼트용 헤드폰.

 

꼭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더라도 외부 소음을 막는 데도 상당히 유용하다.

 

상당히 유용했던 110 볼트 콘센트.

 

자리에 앉자마자 일단 원하는 음료를 한 잔 준다. 시원한 스파클링 워터 한 잔 받아 들고 메뉴를 훑기 시작. 와인 리스트는 좀 아쉽다. 땡기는 게 딱 샴페인뿐. 잘 아는 메종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해의 빈티지 샴페인이니 괜찮지 않을까. 아, 그리고 피노 셰리가 있는 것도 반갑다. 

 

일단 식사와 함께 마실 걸로는 Champagne Castelnau Millesime Brut 2006 선택.

 

나중에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샤르도네(Chardonnay) 50%, 피노 누아(Pinot Noir) 30%,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20%를 블렌딩 했다. 10년 이상 병 숙성하고 도자주는 리터 당 8g. 제법 스펙이 좋다.

상파뉴 카스텔노(Champagne Castelnau)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에드워드 카스텔노 장군이 1916년 설립한 샴페인 하우스로, 3대에 걸쳐 가족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를 포함한 144개의 크뤼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는데, 모든 샴페인에는 오직 첫 번째 압착한 퀴베(Cuvee)와 함께 다른 하우스에 비해 훨씬 오래 숙성한 리저브 와인을 사용한다. 

 

기타 음료들. 차 셀렉션에 왕덕전(王德傳)이 눈에 들어온다.

 

식사 메뉴. 오르되브르는 게살 과일 샐러드를 곁들인 훈제 오리. 메인 코스는 케이준 스파이스 치킨과 시푸드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대만 여행 중에 해산물을 별로 먹지 못했고, 샴페인과 피노 셰리를 고려해 시푸드 메뉴를 골랐다. 디저트는 과일과 차/커피.

 

훈제 오리. 일단 비행기에서 사기, 유리, 철제 식기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오리 잘못하면 뭔가 부담스러운 냄새가 나는데 그런 거 없이 매우 맛있다. 훈제도 너무 강하지 않아 좋았음. 그리고 게살 과일 샐러드가 킥! 오리보다 더 맛있었달까... 샴페인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샴페인 한 잔을 더 요청했더니 이빠이 따라주셨다^^;; Champagne Castelnau Millesime Brut 2006은 브리오슈처럼 풍성한 이스트 & 토스트 뉘앙스와 노란 핵과, 자몽과 오렌지 같은 시트러스 풍미가 어우러져 풍부한 맛을 선사하는 샴페인이었다. 기내에서는 맛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는데, 그럼에도 그 풍미가 진하게 느껴졌달까. 입에서의 미감 또한 제법 훌륭하다. 복합적인 여운과 우아함은 살짝 아쉬웠지만, 친근함과 명확함이 미덕인 샴페인이랄까. 

 

버터, 그리고 소금과 후추. 빵은 네 가지 중에 고를 수 있는데, 나는 호밀 빵을 골랐다. 버터와 궁합이 넘나 좋아서 하나를 다 먹고 더 받으려다가 참았다는.

 

귀여운 후추통... 뭔가 얼굴 표정 같은^^

 

메인 디시. 밥과 야채를 곁들인 해산물 요리. 밥은 살짝 아쉬웠지만 나머지는 제법 맛있었다.

 

메인 메뉴에 맞춰 받은 Cuesta Fino Sherry. 피노 셰리는 샤퀴테리나 가벼운 타파스 같은 것과 잘 어울리지만, 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피노 셰리 치고는 컬러가 짙고 과일 풍미 또한 깊다. 하지만 피노 셰리 특유의 톡 쏘는 산화향과 짭조름한 미감은 명확하다. 그리고 풍미가 짙다 보니 메인 디시와 페어링 하기에는 더 나았던 느낌. 그리고 확실히 샴페인과 피노 셰리는 다른 듯 비슷한 뉘앙스가 있다.

 

과일.

 

마지막으로 Taylor's LBV Port. 빈티지를 안 물어봤는데... 이 정도 마시니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의 느낌. 

 

글라스가 귀엽다 했더니 쯔비젤 1872(Zwiesel 1872)다.

 

마지막 차는 보이차를 부탁했다. 사진은 영 이상하게 찍혔지만, 그윽하니 좋다.

 

랜딩 선물은 구데타마 트럼프 카드.

제대로 대접받은 기분이다. 이래서 비즈니스를 타는구나... 싶었던. 다음 여행을 갈 때도 가능하다면 비즈니스를 이용하고 싶다. 좋은 숙소를 이용하는 것 이상의 즐거움인 듯.

 

날씨도 좋고 구름도 예쁘고... 행복한 여행의 마무리였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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