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3분 거리에 있었던 점수루(點水樓) 화이닝지점. 본토 발음으로는 '디엔 쉐이 러우(Dian Shui Lou)'에 가까운 듯.
위치는 바로 요기. 토요일 점심 2시쯤 갔는데 대기가 서너 팀 정도 있었고, 10분도 안 돼서 바로 입장했다.
점수루는 샤오롱바오 등 딤섬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리를 파는 곳이다. 요런 컨셉으로 유명한 것이 딘타이펑. 한국인들은 대만에 오면 보통 딘타이펑을 주로 가지만, 나는 두 번의 대만 여행 동안 딘타이펑은 한 번도 안(못?) 갔다. 점수루는 함께 간 후배의 강추로 방문.
메뉴판.
10년 전쯤 후배가 처음 왔을 때는 한글이 전혀 없었다는데, 요즘은 한국인 방문이 많은 듯 한글이 병기되어 있다. 문제는 설명은 한글이 없기 때문에 결국 영어를 봐야 한다는 것ㅋ
우리는 샤오롱바오와 새우 찐만두, 그리고 콩버터 찐빵을 주문.
술은 15년 진년 소흥주를 주문했다. 250ml에 520대만 달러, 한국 돈으로 2만 원이 훌쩍 넘으니 대만 물가를 고려하면 제법 비싼 편이다. 하지만 대만까지 와서 딤섬을 먹는데 요 정도는 잡솨 줘야지ㅋ ...라며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요게 신의 한 수였다.
기본 세팅.
일단 타이완 비어로 목 좀 축여 주시고.
대만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게 바로 맥주다. 맛있는 맥주를 보질 못했달까. 타이완 비어도 초지일관 밍밍한 맛으로 상당히 실망스러워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잘 마시지 않는데, 이날은 왠지 시원하니 맛있었다. 오전에 삽질(?!)을 많이 해서 목이 탔기 때문일까.
15년 진년 소흥주 등장.
시원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요렇게 분리형 용기에 담아준다. 후배가 상당히 작아 보인다더니 마시고 나서는 적당하단다 ㅋㅋ
후배 손과 비교하니 작아 보이긴 하네 ㅎㅎㅎㅎ
붉은빛 감도는 맑고 밝은 앰버 컬러가 아주 매혹적이다. 코를 살짝 대니 잘 익은 간장에 숙성 발사믹 뉘앙스가 진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니 묵직하지만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산뜻한 미감. 신맛과 복합적이지만 잡미 없이 단정한 숙성향이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와, 이거 진미네...
게다가 주문한 요리들과도 넘나 잘 어울렸다.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소흥주가 있는 중국집에서는 소흥주를 마시게 될 지도.
예전에 마셨던 5년 숙성 소흥주도 나쁘지 않았지만 15년 숙성은 정말 격이 다르다. 종종 생각날 맛이랄까.
XO면. 처음 먹어봤는데 일미였다.
소스의 양이 면에 비해 상당히 적어 보이는데...
비벼 봐도 역시 적어 보인다. 그런데 약간 심심한 듯한 그 맛이 딱 좋은 밸런스다. 소스의 감칠맛이 면과 딱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파스타에서 소스가 남지 않고 면에만 딱 묻어 있는 느낌과 비슷하다.
볶음밥은 뭐... 이렇게 잘 볶은 볶음밥을 한국에서도 종종 먹고 싶은 마음뿐이다.
딤섬 등장.
샤오롱바오.
육즙이 아주... 생각은 따로 나오지 않았는데 딱히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넘나 맛있는 맛. 사진을 안 찍었는데 테이블에 있는 간장 & 식초를 곁들여 먹으면 풍미가 배가된다. 소흥주 사진 옆에 살짝 찍힌 바로 그 간장과 식초 ㅋㅋㅋ
새우 찐만두. 고기 야채 소에 탱글한 새우가 한 마리씩 박혀 있다. 요것도 일미. 하아... 왜 이렇게 맛있는 건지.
디저트 격인 콩버터 찐빵. 고소함과 달콤함의 콜라보다. 지나치게 달지 않아 좋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대만에서의 식사 중 만족도 면에서 최고가 아니었을까 싶은. 이게 다 15년 진년 소흥주 덕이다 ㅋㅋㅋ
20230429 @ 점수루 화이닝지점(대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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