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후배들과 수부니흐에서 낮술.
라인업. 맨 왼쪽의 랑게 네비올로는 예비용(?)으로 가져왔다는데 다행히(?!) 마시지 않았다.
식전빵. 이 빵만 더 시켜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첫 병. Chut... Derain, Methode Traditionnelle Brut Nature. 자연스러운 뉘앙스에 은은한 이스티함이 편안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완숙한 사과, 자두, 모과 뉘앙스. 온도가 조금 낮아지니 백도, 서양배 같이 산뜻하고 깔끔한 흼 과일 풍미가 예쁘게 드러났다. 편하게 마시기 좋은 스파클러. 검색해 보니 알리고테(Aligote) 100%로 만든 것 같다.
도멘 드랭은 생 토방(Saint-Aubin)의 비오디나미 생산자 도미니크 드랭(Dominique Derain)이 설립한 도멘이다. 오크통 생산자였던 도미니크는 본 에서 와인 양조를 공부하던 중 아내 카트린느(Catherine)를 만나 와인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다. 드랭 부부는 1988년 생 토뱅에서 약 5.5ha의 포도밭을 구매했고,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포도 재배를 해 인위적인 개입을 철저히 배재한 방법으로 와인을 양조한다. 이산화황은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만 사용한다. 현재는 섹스탕(Sextant)을 운영하는 제자 쥘리앙 알타베르(Julien Altabert)가 물려받아 스승의 방법대로 운영하고 있다.
연어 카르파치오. 무난한 재료를 참 예쁘게 잘 쓰신다. 풍미의 조화와 밸런스가 환상적이랄까.
요 타이밍에 두 번째 와인. 레이블에 쓰여 있는 '한 모금'이라는 한글이 눈길을 잡아 끈다.
Fred et Arnaud Geschickt, le Schlouk 2018 Alsace.
화사한 노란 꽃 향기와 살구 같이 완숙한 핵과의 달콤한 향기가 물씬 피어난다. 어, 이거 뮈스까(Muscat)... 했었는데, 백 레이블을 확인하니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앗, 그러고 보니 노란 꽃이라기보다는 화장품 같은 장미꽃 향기에 가깝고 과일 풍미 또한 리찌 같은 열대 과일향이다. 입에서도 높은 알코올이 느껴지며 피니시에 씁쓸한 뉘앙스가 남는 게 어딜 봐도 게부르츠트라미너. 아니, 이렇게 쉬운 걸(?!) 헷갈리다니...ㅠㅠ 와인을 너무 허투루 마시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반성이 들었다는. 어쨌거나 맛있는 와인이었다. 처음엔 영롱한 미네랄이 감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내추럴다운 꿈꿈한 뉘앙스가 드러나는 것도 매력적이고. 같이 마신 후배들을 게부르츠트라미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는.
1998년부터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밭에서 생산량을 줄여 수확한 포도로 양조했다. 여과를 하지 않아 약간 탁할 수 있다고. 게부르츠트라미너 80%에 리슬링(Riesling) 20%를 블렌딩 해 올드 오크에서 18개월 숙성했다.
그리고 Chateau Calon Segur 2012. 살짝 이르지 않나 싶었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 열어야 더 좋은 거니까.
좋은 코르크 상태만큼 와인 상태도 아주 좋았다.
요 와인은 별도 포스팅으로.
파스타.
비프 웰링턴.
수부니흐에 오면 반드시 먹어 줘야 하는 메뉴다.
가리비 관자. 어쩜 그렇게 부들부들 야들야들하게 잘 구우시는지. 레드 와인과도 잘 어울렸다.
비프 타르타르. 요건 화이트랑은 확실하게 안 맞았고, 칼롱 세귀와는 아주 잘 어울렸다. 음식 자체는 아주 맛있었음.
넘나 즐거웠던 한여름 주말의 낮술.
태국수에서 창 맥주 한 잔으로 마무으리. 좇쿠나~
20230618 @ 수부니흐(연남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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