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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바이주·중국술

중국 4대 명주, 서봉주 골드 20년(西鳳酒 Gold 20年)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8. 9.

서봉주 골드 20년(西鳳酒 Gold 20年). 중국어 표기 및 발음은 '西凤酒 金七彩 20年(Xīfèngjiǔ jīn qīcǎi èrshí nián)'. 금칠채(金七彩)는 다채로운 금빛이라는 의미인데, 영어로는 그냥 간단히 골드라고만 표현한다.

오랜만에 고급 바이주(白酒)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저런 붉은 부직포 주머니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예전에 마신 오량액(五粮液)이나 수정방(水井方) 등 다른 프리미엄 바이주들 중에도 저런 주머니로 포장된 게 많았다. 우리 관점에서는 완전 쌈마이인데.. 

 

포장을 벗겨 보니 보틀 또한 옐로 & 골드... 그래도 나름 중국 관점에서는 화려하게 꾸민 것이겠지. 용기 재질도 유리가 아니라 도기로 나름 신경을 썼다. 

 

플라스틱 케이스도 그닥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닌데. 사실 이건 장식보다는 위조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는 의미가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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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부직포를 벗기고 나니 케이스에 담긴 게 제법 고급스러운 것 같다. 술자리에서 꺼내면 분위기는 살 듯.

 

서봉주는 보통 중국 4대 명주라고 칭하는 술이다. 그런데 4대 명주라는 표현은 어디서 왔을까. 1952년 시작돼 1989년까지 5회에 걸쳐 진행된 전국평주회(全國評酒會)에서 명주로 선정된 술들을 이런 식으로 부르는 거다. 5회 이후 이런저런 말이 많아 폐지되었다고. 

그런데, 5번 모두 명주에 선정된 술은 마오타이(茅台), 분주(汾酒), 노주노교특곡(瀘州老窖特麯) 등 단 세 개뿐이다. 4번 선정된 것은 서봉주, 오량액, 고정공주, 동주까지 4개다. 그러니 3대 명주라고 하면 마오타이, 분주, 노주노교가 될 것이고, 4대 명주는 서봉주, 오량액, 고정공주(古井貢酒), 동주(董酒) 모두 주장할 수 있다. 마지막 5회 대회 때 명주로 선정된 술이 17개이고 앞에 선정된 술들도 모두 포함됐으므로, 모두 퉁쳐서 '17대 명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_-;;;; 

서봉주가 4대 명주라고 주장하는 것은 1회 대회 때 명주로 지정된 술이 마오타이, 분주, 노주노교, 서봉주 딱 4개뿐이기 때문이다. 1회부터 선정되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으니까.

 

금색으로 장식된 레이블. '20년'이라고 하면 20년 숙성한 술이라는 의미일 텐데,  진짜 20년 이상 숙성한 술인지 혹은 20년 숙성한 술의 비율이 얼마인지  확실치 않다. 위스키처럼 블렌딩 한 술 중 최저 숙성 연수를 표기한다는 식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 그냥 정성껏 만들어 프리미엄화 한 술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

서봉주는 봉향형(鳯香型)이라는 특별한 향형(香型)이다.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만날 수 있는 향형은 농향형(濃香型)으로 열대과일 같은 단향이 확 올라온다. 오량액, 수정방, 노주노교 같은 술이 다 농향형이다. 많이 즐기는 연태고량(사실은 연태구냥)도 이쪽 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저렴해서 인기가 좋은 이과두주는 청향형(清香型)이다. 톡 쏘는 맛이 비교적 깔끔하다. 봉향형은 농향형과 청향형의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향은 달면서도 상쾌하고, 여운은 깔끔하다. 참고로 마오타이는 꾸릿한 누룩내가 매력적인 장향형(醬香型)이다.

 

 

중국 바이주(白酒)의 향형(香型)

라는 책을 읽다 보니 중국 백주의 향형에 대해 정리한 부분이 있길래 옮겨 본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어느 정도 나오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일반적

wineys.tistory.com

바이주의 향형에 대해서는 위 포스팅 참고.

 

문제의 위조 방지 장치. 짝퉁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열기도 어렵다. 이번엔 또 얼마나 고생을 할지...

 

원재료는 정제수, 고량, 보리, 밀, 완두. 주원료는 수수이며 보리와 완두로 만든 누룩과 효모를 당화발효제로 사용하며 술밥을 지어 땅속에 묻어 1년 미만 발효한다.

포인트는 주해(酒海)라는 독특한 용기에서 숙성한다는 것이다. 검색해 보니, 주해는 싸리(혹은 목재)를 엮어 큰 바구니를 만든 후 안쪽을 혈료(가축의 피를 풀 모양으로 굳힌 것), 석회 등을 접착제로 사용해 백면포(白棉布)와 마구지(麻苟纸)로 100여 겹을 바르고 계란 흰자, 유채기름(菜油), 밀랍(蜂蜡) 등을 일정 비율로 발라 말려서 만든다. 이 도료의 성분은 사실 가소성의 단백질 소금으로 알코올과 기묘한 반응을 일으켜 반침투의 얇은 막을 형성한다. 주해에서 숙성하면 밀랍 성분이 술에 독특한 꿀 향을, 주해의 면포와 마종이는 술에 식물의 향긋한 향기를 더한다.  백주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이런 복합적이고 독특한 향을 주해미(酒海味)라고 부른다고.

주해는 5~8t의 술을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전통 술 저장용기중 가장 큰 용기 중 하나라고 한다. 원래는 다양한 바이주 양조 및 숙성에 사용했지만 도자기용기에 비해 너무 비싸고 반복적이고 정밀한 작업을 통해 완성되기까지 반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봉주(西鳳酒) 외에는 사용하는 술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봉된 리플릿의 서봉주 소개. 3천 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고. 그런데 그 시대에도 증류주를 만들 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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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시황의 천하통일과 함께한 황제의 술
기원전 246년, 진시황은 옹성(지금의 봉상현)에서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이후 기원전 221년, 진나라는 제나라까지 격파하면서 6국을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했다. 중국 최초의 황제가 탄생하는 순간, 온 나라가 크게 기뻐하며 황제와 궁궐의 신하들, 백성들이 모두 함께 서봉주를 마시며 이를 축하하였다. 이후, 서봉주는 진나라 황실의 어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2. 고혹적이고 우아한 맛의 양귀비 최애술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다' 하여 수화(羞花)로 불리는 중국의 절세미녀 양귀비. 당현종의 총애를 받으며 수많은 산해진미를 즐겼던 그녀가 가장 즐겨 마셨던 술은 바로 서봉주였다. 서봉주는 중국의 4대 명주 중에서도 유일하게 농향형과 청향형의 복합형인 봉향형에 속하는 술로, 첫맛은 달고 매끄러우면서도 뒷맛은 깔끔하고 잔 여운이 오래 남으며, 맑지만 흐리지 않고, 그윽하되 진하지는 않아 맑고 순수한 향이 융화되어 전체적으로 우아한 맛을 자아내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양귀비를 닮은 여왕의 술로 불린다.

 

리플릿 내용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가려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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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주류품평회에서 선정한 명실상부 '중국의 4대 명주입니다.
중국주류품평회(全国评酒会)에서 1952년부터 총 5회에 걸쳐 중국 백주 전문가들을 초청해 1500개의 브랜드 백주를 품평해 '중국의 4대 명주'로 선정된 국가급 백주 브랜드입니다.

 

2. 3000년 역사의 혼을 간직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주입니다.
중화문명 오천년(中华文明五千年), 서봉주향 삼천재(西风酒香三)라 하여, 서봉주는 중국 고대왕조시대인 은상(殷商) 왕조부터 진나라, 당나라 시대 등 황제의 어주(御酒)로 바쳐지던 중국 최초의 명주입니다.

 

3. 천연 술독에서 빚어낸 '중국 유일의 천연 백주'입니다. 서봉주는 싸리나무와 달걀흰자, 돼지 피 등 천연재료로 만든 주해(酒海)라는 술독에서 숙성되어 신맛(酸), 단맛(甜), 쌉쌀한 맛(苦), 매운맛(), 향기로운 맛(香) 등 다섯 가지 맛의 오묘한 조화를 이뤄낸 유일한 천연 봉향(凤香)형 백주입니다.

 

서봉주 종류. 맨 오른쪽 서봉주 그린이 가장 기본급 서봉주다. 나중에 눈에 띄면 꼭 한 번 마셔 볼 예정.

 

서봉주 골드 20년 중에는 알코올 함량이 조금 낮은 45%도 있다. 하지만 바이주는 확실히 알코올 함량이 높은 게 맛있는 듯하여 52%로 샀다. 용량은 굳이 많을 필요가 없으니 375ml로. 

 

주해 5년, 주해 10년 등은 마트 등 대중 채널용이라고 한다. 위에 소개한 레드 프리미엄, 20년, 30년 등은 백화점 등 고급 유통 채널로 들어가고.

 

서봉주 마시는 팁. 근데 이건 일반적인 바이주 마시는 방법 아닌가??

 

GS25 스마트오더 WINE25 플러스에서 살 수 있다. 집 앞 편의점에서 받을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증류주라서 변질 우려도 없고. 작년보다 가격이 좀 올랐지만 시중보다는 나쁘지 않은 편.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중국 요리와 함께 마실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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