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와인

몬테리날디(Monterinaldi) 와인메이커스 디너 @한국의집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11. 17.

충무로에 위치한 한식 복합문화공간 한국의집에서 진행된 몬테리날디(Monterinaldi) 와인메이커스 디너.

 

한국문화재단 산하 한국의집은 1957년 해외 귀빈을 맞이하기 위한 영빈관 목적으로 건설됐다. 현재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충무로역에서 도보 3분 거리라 접근성은 아주 좋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고즈넉한 공간이 있었다니...

 

입구로 들어가니 내부 또한 한국적이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가미해 잘 꾸며놓았다.

 

자개로 장식한 달 항아리.

 

레알 달 항아리...

 

내부를 구경할 틈도 없이 바로 디너 장소인 청우정으로 이동했다.

 

청우정으로 가는 길에 돌아보니 뒷마당이 제법 널찍하다. 저기서 전통 혼례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고. 요런 곳에서 프라이빗하게 결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익살스러운 표정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그리고 도착한 청우정. 와, 가을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지는 느낌이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한자가 聽雨亭이다. 빗소리를 듣는 정자라니... 너무 낭만적이쟈나♥

 

들어가니 국빈만찬을 해도 될 정도로 고급스러운 원탁이 놓여 있다. 12명까지 참석이 가능하다고. 요 사진은 나중에 찍은 사진의 일부를 크롭 한 건데 예쁜 원탁 모습을 제대로 못 담은 게 두고두고 아쉽다. 바로 사진부터 찍었어야 했는데...

 

장미로 장식된 중앙등도 로맨틱, 성공적.

 

몰랐는데 한국의집 레스토랑이 일반 시민들에게 궁중 음식을 더욱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해 메뉴와 공간을 업그레이드하고 10월에 재오픈을 했단다. 특히 조리 고문 조희숙 셰프님이 파인 다이닝에 걸맞은 한식 코스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다양하게 세팅된 와인 글라스들.

 

단연 돋보이는 것은 로베르토 콘테르노(Roberto Conterno)가 기획하고 쯔비젤(Zwiesel)이 만든 센소리(Sensory)와 심포니(Symphony) 글라스다. 맛이 확연히 다를 정도.

 

 

297. 애호가를 위한 특별한 추석 선물, 센소리 와인 글라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프리미엄 와인 글라스는 대표적으로 리델과 잘토가 있다. 리델은 각 품종/지역 별로 다양한 글라스를 출시해 폭넓게 사랑받는 브랜드다. 머신 메이드부터 수제 글라스까

wineys.tistory.com

센소리 글라스 소개는 위 포스팅 참고.

 

와인 리스트. (Purple Turtle은 마시지 않았다.)

Monterinaldi, Chianti Classico 2019

향긋한 꽃향기에 딸기, 체리 같은 달콤한 붉은 베리 향기. 입에서는 붉은 과일의 스위트한 뉘앙스가 느껴지지만 톡 쏘는 풍미 또한 매력적이다. 상큼한 산미와 부드럽지만 촘촘한 타닌이 좋은 구조를 형성하는, 결이 곱고 선명한 키안티 클라시코다. 가지를 제거한 포도를 압착해 18-25일의 발효 및 침용을 거쳐 12개월(병입 3개월 포함) 간 숙성 후 출시한다. 신선한 과일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시멘트 통에서 발효 및 숙성한다.

 

Monterinaldi, Chianti Classico 2017 (half bottle)

숙성 후의 느낌을 확인하기 위한 비교용으로 2017 빈티지의 하프 보틀을 열었다. 확실히 하프 보틀이라 숙성이 빨라서 그런지 부엽토 같은 숙성 뉘앙스가 강하게 드러나며 복합적인 스파이스, 감초 같은 약재 향도 명확하다. 입에서는 타닌이 좀 더 강하게 느껴졌는데, 빈티지 특성인 듯. 익은 후에도 상당히 맛있다. 일반 보틀이나 매그넘을 10년 정도 숙성해서 마시면 진짜 좋을 듯.

 

Monterinaldi, Chianti Classico 'Vigneto Boscone' 2018

카스텔로 리날디의 가장 오래된 포도밭 중 하나인 보스코네(Boscone)에서 재배한 산지오베제 100%로 양조한다. 보스코네의 토양은 키안티 클라시코의 대표적 테루아 중 하나인 알베레제(Alberese). 테루아의 특징을 제대로 드러내기 위해 발효 및 침용, 숙성 모두 콘크리트 통에서 진행한다. 그래서인지 검(붉)은 베리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며 스모키 한 미네랄이 스친다. 탄탄한 구조와 부드러운 질감, 길게 이어지는 산미의 여운 또한 일품이. 진정 우아한 키안티 클라시코.

 

Monterinaldi, Chianti Classico Riserva 2016

부엽토 힌트, 동물성 뉘앙스 등 숙성에서 유래한 복합적인 부케가 대단히 섬세하고 우아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산뜻하고 깔끔한 미감에 붉은 과일 풍미가 아름답게 드러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혹적인 오크 뉘앙스, 삼나무 힌트 또한 더해진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고 우아하며 미감이 고급스러운 와인. 90% 이상의 산지오베제에 카나이올로 등 다른 품종을 일부 블렌딩해 최적의 맛을 이끌어낸다. 고도가 높아 일교차가 크고 환기가 잘 되는 포도밭에서 폴리페놀이 충분히 성숙하기를 기다려 포도를 수확한다. 압착 전 가지를 완전히 제거하며, 18-25일의 발효 및 침용을 거쳐 병입 6개월 포함 24개월 숙성한다.

 

Monterinaldi, Vinsanto del Chianti Classico "Occhio di Pernice" 2014

말린 과일 풍미가 코를 그러쥐듯 밀도 높게 드러난다. 은은한 산화 뉘앙스가 고혹적으로 감돌며 견과, 말린 대추, 스위트 스파이스, 감초 같은 약재 풍미 또한 명확하다. 입에 넣으면 매끄러운 질감을 타고 깔끔한 단맛이 적절한 신맛과 함께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은은한 페트롤 미네랄 또한 매력적. 풀 바디에 꿈결 같은 여운을 지닌 디저트 와인이다. 산지오베제를 80% 이상에 말바시아(Malvasia), 트레비아노(Trebbiano) 등을 일부 블렌딩했다. 손 수확한 포도를 엄격히 선별해 공기 순환이 잘 되는 다락방에서 3~5개월 건조해 당도를 높인다. 이후 압착해 55~110리터 오크통에서 최소 5~6년 숙성한다. 오키오페르니체(Occhio di Pernice)는  ‘자고새의 눈’이란 뜻으로, 레드 품종을 이용해 만든 로제 빈산토를 뜻한다

 

 

Castello Monterinaldi

Shop powered by PrestaShop

monterinaldi.com

카스텔로 몬테리날디(Castello Monterinaldi) 키안티 클라시코 중심부 라다 인 키안티(Radda In Chianti)에서 가장 위대한 테루아로 이름 높은  판자노(Panzano)와 라다(Radda) 마을 사이에 총 55ha 넓이의 18싱글 빈야드를 보유하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거북이 등껍질을 연상시키는 모양이다. 거북이 로고와 레이블은 여기서 착안한 것이다

몬테리날디 주변은 80%가 숲이라고 한다. 10%가 포도밭, 나머지 10%가 마을과 도로라고. 때문에 잘 익은 몬테리날디 포도밭의 포도를 야생동물이 정말 많이 먹는단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와인 생산을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이 중요하므로 이 또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란다.

다른 키안티 클라시코와의 차이는 비교적 높은 해발 고도에서 온다고. 또한 언덕 지형에 1500만 년 전에 생성된 단단한 바위 중심의 토양이라 마시기는 쉽지만 단순하지는 않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카스텔로 몬테리날디는 빼어난 테루아의 특징을 드러내는 전통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모든 포도밭을 유기농으로 관리하며, 포도밭 별로 양조해 각각의 성격에 맞게 바리크 혹은 커다란 오크통을 선택해 숙성한다. 또한 와인의 품질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  셀러에 새로운 기술과 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말 그대로 온고지신을 제대로 실천하는 와이너리다.

 

스타트는 아이레 오가닉 스파클링 브뤼 로제( Aìre! Organic Sparkling Brut Rosé) 해발 350m 포도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산지오베제(Sangiovese) 100%로 양조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8개월 숙성한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다.

장밋빛 감도는 살몬 핑크 컬러에 샤르마 방식으로 만든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조밀하고 섬세한 기포가 지속적으로 피어오른다. 코를 대면 딸기,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향기 예쁘게 드러나며, 입에서는 적절한 신맛과 함께 세이버리 한 여운이 가볍게 남는다. 정말 매력적인 스파클러. 게다가 심포니 글라스와 만나 장점이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요 보틀만 리스트에서 빠져 있어서 누끼샷 첨부^^;;

 

메뉴. 

 

한입초미 3종과 청포석류탕. 하나하나가 다 일미였지만 특히 편육이 취저였다.

 

계육녹두편.

 

요건 메뉴에 없는 건데 나온 듯. 호스트를 위해 특별히 신경 써 준 거라고 한다. 쇠고기 카르파치오와 유사한데 양파와 파, 양념장을 곁들여 맛을 냈다.

 

전복 화양적.

 

된장 소스를 곁들인 금태구이. 전복이나 금태 같은 해산물들도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들과 아주 잘 어울렸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거나 오크를 가볍게 사용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들은 푸드 페어링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고급스러운 유기에 담겨 나온,

 

야생버섯 신선로. 맛도 맛이지만 따뜻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요것도 메뉴에는 없었던 잡채. 내가 웬만해선 잡채 칭찬을 하지 않는데 이건 정말 맛있었다. 너무 기름지지 않고 재료를 잘 살린 담백한 맛.

 

너비아니 구이.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와 잘 어울렸다.

 

구절반상. 밥이 반찬 가운데 있어서 살짝 어색^^;; 반찬들은 모두 정갈하고 맛있었다.

 

국은 효종갱이다. 효종갱도 해석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이 있단다. 요건 감칠맛이라는 게 폭발하는 스타일. 완전 취저였다. 

 

마지막을 장식한 디저트 와인, 빈 산토(Vinsanto).

 

그리고 고호재 다과상. 한국의집의 또 다른 공간인 고호재에서 내는 디저트를 그대로 활용했나 보다. 호두를 박은 곶감과 수정과에 절인 방울토마토, 약과 등 모든 디저트들이 빈산토와 정말 찰떡궁합이었다. 물론 디저트 각각의 완성도도 훌륭했고.

 

그나저나 이 빈산토 정말 물건이다. 조만간 한국에도 정식 수입된다는데 눈에 띄면 꼭 드셔보시길 강추한다.

 

멋진 음식을 준비해 주신 조희숙 셰프님이 직접 나오셔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몬테리날디의 세일즈 매니저 알렉산드로 무냐이올리(Alessandro Mugnaioli) 씨와 설정샷^^;;

 

다시 봐도 정말 멋진 공간이다. 거기에 멋진 와인, 음식, 사람들...

 

잊지 못할 가을의 추억이다.

 

20231115 @ 서울의집 청우정(충무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