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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최근의 음주(스압주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12. 4.

최근 일주일 몸 상태가 최악으로 안 좋은 상태에서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계속 음주를 했다. 연말이니까, 상황이 어수선하니까. 

 

수요일엔 서담해물. 

맛이 제법 오른 (대)방어와,

 

제철 한치회는 매우 훌륭했고,

 

다른 안주들도 여느 때처럼 매우 맛있지만, (사진도 다 못 찍었네;;;)

 

불면과 감기 등으로 최악이었던 내 몸은 오랜만의 알코올을 견디지 못하고 아마도 10시쯤 완전히 침묵. 반쯤 블랙아웃된 상태로 택시에 실려 귀가했다. 준비한 술들도 제대로 맛봤기보다는 그대로 드링킹.

 

그래도 마신 기록이나마 남기고자 기억을 더듬어...

Champagne Michel Gonet & Fils, Les 3 Terroirs Blanc de Blancs Extra Brut 2017

처음엔 상당히 신맛이 도드라진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음식과 함께 할수록 상큼한 시트러스 산미와 은은한 토스티 힌트가 적절히 어우러진다는 느낌.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맛있게 마셨다. 

르 메닐 쉬르 오제(Le Mesnil-sur-Oger), 몽괴(Montgueux), 방데(Vindey) 등 질 좋은 샤르도네를 생산하는 마을의 포도를 함께 사용했다. 빈티지는 2017, 셀러링을 시작한 것은 2018년 5월이며 데고르주멍은 2021년 11월이니까 효모 잔여물과 함께 42개월 병입 숙성한 셈. 도자주는 리터 당 4g으로 당도는 Extra Brut다. sans FML과 sans collage는 아마 젖산발효 및 정제(청징)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인 것 같다.

 

 

Champagne Michel Gonet

Champagne Michel Gonet, 200 ans d'histoire et de savoir-faire. Une famille de vignerons toujours en quête d'innovation et de qualité pour ses champagnes, champagnes rosé et ratafia.

www.gonet.fr

​미셀 고네(Michel Gonet)는 1973년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아내 아니(Annie)와 함께 아비즈(Aviz) 지역에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했다. 이후 그는 보르도(Bordeaux)로 영역을 넓혔으며, 그의 자녀들과 함께 샴페인 지역에서도 세를 확장했다. 

미셀 고네는 꼬뜨 드 세잔(Cote de Sezanne), 몽괴(Montgueux), 바 쉬르 오부아(Bar-sur-Aubois) 등 샹파뉴 4개 지역에 38 헥타르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Vindey 포도밭은 점토질과 백악질 토양으로 샤르도네에 꽃향기와 산뜻함을 부여한다. Montgueux 포도밭은 이회토, 백악질 토양에 약간의 부싯돌이 섞여 있어 복합미와 힘, 스파이스를 선사한다. Avize, Oger, Le Mesnil-sur-Oger 등 그랑 크뤼 마을은 점토, 백악질 토양으로 풍성한 미네릴리티와 구조감, 복합미를 남긴다. 포도밭은 HVE(Haute Valeur Environnementale), VDC(Viticulture Durable en Champagne) 등 친환경 인증도 받았다.

수확한 포도는 각 구획 별로 나누어 양조 및 숙성하며 특성에 따라 블렌딩 한다. 이후 3년에서 10년 정도의 숙성을 통해 복합미를 완성한다. 1973년 설립한 Avize의 셀러는 12m 지하에 있어 항상 12 °C 의 균일한 온도를 유지해 와인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숙성한다. 미셀 고네는 기본적으로 양조설비에 투자를 통해 와인 품질향상의 기반을 만들며, 끊임없는 떼루아 연구와 양조 기법 개선을 추구한다. 

 

Domaine Frederic & Celine Gueguen Frederic & Celine, Chablis " Cuvee 1975" 2020

 샴페인의 영향인지 생각보다는 신맛이 강하지 않다고 느꼈다. 하지만 방순한 흰 과일 풍미와 영롱한 미네랄리티는 잘 표현된 와인인 듯. 마실 수록 편안하고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해서인가;;;

1975년은 셀린느가 태어난 해로, 그 해에 식재한 올드 바인에서 손 수확한 포도를 효모 첨가 없이 16-18°C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후 효모 잔여물과 함께 4월 중순까지 숙성한다. 이후 정제 및 여과해 병입한다.

 

 

Domaine Céline et Frédéric GUEGUEN

Vin de Chablis - Céline et Frédéric GUEGUEN

www.chablis-gueguen.fr

도멘 게겡(Domaine Gueguen)은 샤블리 명인 장 마크 브로카르(Jean-Marc Brocard)의 딸 셀린느(Celine)와 장 뒤뤼(Jean Durup)의 조차 프레데릭(Frederic) 부부가 2013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장 마크 브로카르와 장 뒤리 모두 과일의 신선하고 깔끔한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는 생산자들로, 그들의 영향을 받은 이들 또한 그랑 크뤼 샤블리조차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만 사용해 양조한다. 샤블리가 핵심이지만, 소비뇽(Sauvignon)과 피노 누아(Pinot Noir)를 사용한 와인도 만든다. 

 

 

균형 잡힌 아일라(Islay) 위스키, 보모어 15년 골든 & 엘레간트(Bowmore aged 15 years Golden & Elegant)

제주 특사를 통해 영입한 보모어 15년 골든 & 엘레간트(Bowmore aged 15 years Golden & Elegant). 그런데 그냥 보모어 15년이라고 하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15년과 달리, 면세점에서 파는 것은 '골

wineys.tistory.com

Bowmore aged 15 years Golden & Elegant

1리터나 되는 요 보틀을 넷이서 다 비운 게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던 듯. 병을 비우는 데 내 기여도가 상당히 높았을 거 같다. 하지만 기분도 몸상태도 안 좋았던 상황에서 이 독한 술이 술술 들어갔다는 건 그만큼 밸런스가 좋고 취향에 맞았다는 얘기. 피트와 맥아, 오크의 밸런스가 매우 절묘했던 정줄 놓기 전의 기억이다. 이건 면세점 가면 무조건 다시 살 예정... 아니, 18년으로 급을 올려서 사야지.

 

그렇게 술을 쭉쭉 털어 넣는 와중에 이상하게 정면에 붙어 있던 요 포스터가 자꾸 눈에 들어왔더랬다. 별로 멋진 광고도 아닌데, 건물 벽면의 HAPPY NEW YEAR라는 글귀가 가슴에 콕 박혔다. 내년은 행복할까?

 

목요일에는 거의 사경을 헤매다가 금요일 낮술을 위해 다시 호반으로. 한 번 깼던 약속이라 이번엔 죽어도 가야 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 가 아니라 병어찜은 먹고 싶어. 호반 병어찜은 정말 머스트 해브다.

 

수육 우설 반반. 같이 나오는 콩비지도 거의 메인처럼 훌륭하다.

 

모둠전 때깔 쥑인다.

 

마무리로 더덕구이 굿. 오랜만에 왔더니 좌식에서 테이블식으로 바뀌었는데 맛은 그대로다. 너무 오랜만에 온 게 미안할 지경.

 

평소 같았으면 와인을 여러 병 준비했겠지만 몸상태가 안 좋아서 사무실에 있던 보졸레만 한 병 들고 갔다.

 

Chateau Cambon, Beaujolais 2020

내추럴 특유의 꿈꿈함과 약간의 환원취 뒤로 향긋한 붉은 꽃향기와 딸기, 체리 같은 붉은 베리 풍미가 예쁘게 드러난다. 타닌감은 거의 없으며 적당한 신맛이 가볍고 깔끔하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내추럴 보졸레. 한 병 더 샀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하며 이마트 스마트오더에 다시 들어가 봤더니 상품 준비 중으로 뜬다. 아쉽;;; 

 

샤토 깜봉(Chateau Cambon)은 내추럴 보졸레의 그루 故 마르셀 라피에르(Marcel Lapierre)와 장 클로드 샤뉘데(Jean-Claude Chanudet)가 1994년 브루이(Brouilly)와 모르공(Morgon) 사이에 있는 13헥타르의 포도밭을 매입해 설립한 와이너리다. 대부분은 크뤼급 포도밭이 아니었지만, 1914년 식재한 올드바인이었으므로 잠재력은 충분했다고. 원래 컨벤셔널로 관리하던 포도밭을 즉시 유기농으로 전환했고, 내추럴 방식으로 양조한다. 2010년 마르셀 사후에는 와이프 마리(Marie)가 함께 하고 있다. 

 

요거 한 병 외에는 대부분 테라+이슬 소맥을 마셨는데,

벽에 크러쉬(KRUSH) 맥주 포스터가 붙어 있어서 한 번 시켜 봤다. 클라우드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는 맥주라서 약간의 기대도 있었고. 그런데... 홉을 너무 아꼈다. 뭔가 애매하게 식힌 보리차처럼 보리 쉰내가 나는 느낌이랄까.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이 아니라 밍밍하고 찝찝한 느낌이다. 다시는 마시지 않을 듯. 카리나 미안해ㅠㅠ 

 

그리고 토요일에는 친구네 집에서 낮술.

해외 생활이 잦은 친구가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 온 Lou Dumont 와인들. 박재화 사장님한테 직접 구매한 와인이라고. 덕분에 2012년에 루 뒤몽에 방문해서 박재화 사장님과 함께 테이스팅 했던 추억을 꺼내 볼 수 있었다. 

먼저 Lou Dumont, Meursault 2018. 완숙한 핵과, 열대과일 같은 풍미에 버터리 & 너티 뉘앙스, 그리고 산화 힌트. 빈티지에 비해 살짝 과숙된 느낌이지만 음식과 함께 마시기 좋았다. 

 

그리고 처음 보는 레이블의 요 와인. Hospices de Beaune은 알아도 Hospices de Nuits는 뭐지??

 

 

 

신세계 L&B, 나눔을 실천하는 ‘오스피스 드 뉘’ 자선 와인 출시 - 와인21닷컴

우아하고 고혹적인 부르고뉴 와인으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 보세요! 다가오는 명절, 특별한 분을 위한 선물로도 좋습니다.

www.wine21.com

그런데 검색해 보니 국내에도 출시한 적이 있는 와인이다. 

1270년 개원한  뉘 생 조르쥬 병원(Hospices de Nuits St Georges) 주관으로 포도 수확 다음 해 3월 세 번째 일요일에 자선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와인이었던 것. 이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일과 동시에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해 왔다. 설립 당시부터 병원 운영비 마련을 위해 포도원을 경영하며 와인 판매 수익금을 모두 병원의 운영비나 희귀병 어린이 치료, 시각 장애인을 돕는 안내견 협회 지원, 연구비 지원 등에 사용해 왔다. 오스피스 드 본보다 무려 2세기나 앞서 설립돼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자선 단체로서 역할을 해 왔던 것. 보유한 포도밭은 12.4헥타르로 직접 포도를 재배하며 양조가 끝난 와인은 지역 와이너리들이 배럴 단위로 구매해 숙성 및 병입한다. 배럴 낙찰 금액이 모두 세세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각 와이너리는 최소한의 운영비만 책정해 합리적인 가격에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라고.

이런 귀한 와인을 맛보게 되다니. 게다가 뉘 생 조르주 1er Cru 중에서도 가장 이름난 Les PorretsSt-Georges다.

 

Hospices de Nuits(Lou Dumont), Nuits-Saint-Georges 1er Cru 'Les Porrets St-Georges' 2016

빈티지에 비해 살짝 많이 익은 느낌인데, 알고 보니 (다른 와인들과 함께) 배를 타고 적도를 두 번이나 건너왔다고 ㅎㅎㅎ 그래서 살짝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복합적인 스파이스와 부엽토 뉘앙스가 아직 살아 있는 밀도 높은 검붉은 베리 풍미와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과일의 밀도와 타닌의 구조감이 상당히 강건판 편이라 외려 푹 익은 느낌이 나쁘지 않았던 듯.

 

백레이블은 과일 풍미를 잘 살리기 위해 정제와 여과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ㅎㅎㅎ

 

그리고 술이 모자라 오픈 후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Lou Dumont, Marsannay 2018을 마셨다. 그런데 이게 그야말로 취저! 향긋한 붉은 꽃향기에 '자연스러운' 뉘앙스, 영롱한 붉은 베리, 체리 풍미와 가벼운 바디감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다시 마시고 싶은 와인이다. 이왕이면 루 뒤몽에 가서 재화 사장님과 함께 마시면 더 좋으련만.

안 좋은 멘탈과 상황 속에서도 참 많이 먹고 마셨다. 이제부터는 좀 더 좋은 컨디션으로 마실 수 있길.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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