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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Domaine Machard de Gramont, Chorey-Les-Beaune "Vieilles Vignes" 2021 / 도멘 마샤흐 드 그라몽, 쇼레 레 본 "비에이으 비뉴" 2021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1. 21.

나날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부르고뉴(Bourgogne)에서 그나마 리즈너블 한 가격에 선택할 수 있는 마을.

 

쇼레 레 본(Chorey-Les-Beaune). 꼬뜨 드 본(Cote de Beaune) 북부에 위치한 쇼레 레 본은 사비니 레 본(Savigny-Les-Beaune)과 함께 가성비 부르고뉴를 생산하는 마을로 손꼽힌다. 엔간한 도멘의 부르고뉴 레지오날 급 가격으로 빌라주 급 와인을 살 수 있는 마을이랄까. 예전엔 포도가 잘 익지 않아 저품질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평가됐는데 기후 변화와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가성비 와인 산지로 탈바꿈했다.

 

쇼레 레 본의 포도밭은 위와 같이 74번 국도(D974) 주위로  넓게 펼쳐진 마을이다. 그런데 꼬뜨 도르(Cote d'Or)는 일반적으로 74번 국도 서쪽에서 빼어난 와인이 나온다. 그랑 크뤼나 프르미에 크뤼 급 포도밭은 물론 빌라주급 이상 포도밭도 대부분 서쪽에 있다. 동쪽은 진흙이 많이 섞인 토양으로 양질의 와인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레지오날 급 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그런데 모자 모양의 쇼레 레 본의 포도밭 중 국도 서쪽에 있는 부분은 모자 머리 부분뿐. 백은주 선생님이 쓴 <부르고뉴 와인>에 따르면 74번 국도 동쪽에 넓은 빌라주 급 포도밭이 있는 마을은 즈브레 샹베르탱(Gevrey-Chambertin)과 더불어 쇼레 레 본인데, 이는 강이 범람하면서 언덕 지역의 양질의 토양들이 쓸려 내려와 쌓였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진흙에 석회암과 이회토, 자갈 등이 섞인, 그나마 언덕과 유사한 토양이 만들어졌다. 때문에 빌라주 급 포도밭이 될 수 있었던 거라고.

 

도멘 마샤흐 드 그라몽(Domaine Machard de Gramont)은 1963년 아르노(Arnaud) 마샤흐 드 그라몽이  뉘-생-조르주(Nuits-St-Georges) 근처 프리세(Prissey) 마을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현재는 두 아들 알반(Alban)과 알렉시(Alexis)가 운영하고 있다. 19세기에 건설된 그들의 와인 셀러는 수도원 카브를 방불케 할 만큼 최고의 시설과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디종 남부의 슈노브(Chenove)로부터 본 남부 퓔리니 몽라쉐까지 50 킬로미터에 걸쳐 20헥타르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30년 이상 수령의 올드 바인으로, 80년 이상 고목도 있다고. 테루아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제초제 등 화학 물질의 사용이나 인위적인 개입은 최소화한다. 오크 숙성은 와인에 따라 10~24개월 정도인데, 새 오크는 10~30% 정도로 연간 생산량은 7만 병 정도.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은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과디쇼'(Vosne Romanée 1er Cru 'Les Gaudichots'). 레 과디쇼는 밭의 일부가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omaine de la Romanée Conti)의 모노폴인 라 타슈(La Tâche) 그랑 크뤼에 편입된 이력이 있으며, 레 과디쇼로 남은 구획은 라 타슈를 둘러싸고 있다. 평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포도밭인 셈. 

 

디암 10(DIAM 10) 코르크를 썼다. 도멘의 판단으로는 10년 정도의 숙성 잠재력은 갖추고 있다는 얘기.

 

Domaine Machard de Gramont, Chorey-Les-Beaune "Vieilles Vignes" 2021 / 도멘 마샤흐 드 그라몽, 쇼레 레 본 "비에이으 비뉴" 2021

검은빛이 살짝 감도는 영롱한 루비 컬러. 향긋한 붉은 꽃, 풋풋한 허브 향과 가벼운 스파이스 뉘앙스와 함께 영롱한 붉은 체리, 베리 향이 잔잔하게 피어난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과 신선한 산미, 가벼운 타닌이 클래식한 미감을 선사하며, 살짝 더해지 담뱃잎 힌트가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목 넘김 후 가볍게 남는 씁쓸함이 다소 아쉽지만, 구입가를 생각하면 매우 양호한 품질.

 

돼지고기 수육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달달한 배추전과도 양호한 조합.

 

요런 와인이 오래 남아줬으면 좋겠다. 불곤 러버로 살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이랄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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