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여섯 개!
티보 리제 벨레어(Thibault Liger-Belair).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생산자 꼼뜨 리 벨레어(Comte Liger-Belair)의 사촌동생 티보 리제 벨레어가 뉘 생 조르주(Nuits-Saint-Georges)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일단 리제 벨에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부르고뉴 애호가들의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티보는 임대나 소작 계약으로 묶여 있던 포도밭들을 찾아와 직접 와인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고 보졸레(Beaujolais)에서 와인 양조를 배웠다. 이후 와인 바이어 등의 경력을 쌓은 후 2001년 26세의 젊은 나이로 도멘을 설립했다. 2002년 빈티지부터 와인을 생산했는데 초기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명성을 쌓았다고. 집안의 후광에 실적까지 있으니 가격도 당연히... 2005년부터 유기농 재배를 시작했고 현재는 비오디나미 농법도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 구매한 포도로도 와인을 만든다.
레이블에 Domaine이 명기되지 않은 요 와인은 구매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레이블에는 'Bourgogne'라고만 적혀 있는데 품종은 피노 누아(Pinot Noir)가 아닌 가메(Gamay)다.
백레이블을 보면 요렇게 품종이 명기돼 있다. "레 두 테레(Les Deux Terres)"는 "두 땅"이라는 뜻인데, 부르고뉴와 보졸레라는 두 떼루아를 의미한다고. 보졸레에서 양조를 배워서인지 티보는 물랭 아 방(Mulin A Vent) 같은 보졸레 와인도 생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보졸레에서 재배한 가메 85%에 부르고뉴 레지오날 및 부르고뉴 오뜨 꼬뜨 드 뉘(Hautes Côte de Nuits)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15%를 함께 사용한다. 빈티지마다 블렌딩 비율은 다소 바뀌는 듯. 손 수확한 포도를 사용하며 30%는 송이째 발효한다. 3주 동안 부드럽게 침용하며 발효한 후 재사용 오크에서 12개월 숙성한다.
코르크도 고급을 쓰지는 않았지만, 생산자의 문장은 고급스럽게 그려 넣었다. 빈티지까지도.
잔은 그라슬 리베르테(Grassle Liberte)를 사용했다. 화이트용으로 구매한 글라스지만, 보졸레 용으로도 좋다는 디렉션이 있었으므로.
보울이 조금 작은가 싶기도...
Thibault Liger-Belair, Bourgogne Les Deux Terres 2019 / 티보 리제 벨레어, 부르고뉴 레 듀 테레 2019
제법 짙은 검붉은 루비 컬러. 코를 대니 붉은 꽃잎 같은 고혹한 뉘앙스와 붉은 자두, 라즈베리 같은 과일 풍미가 은은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 위를 애매한 농가 뉘앙스와 담뱃잎 같은 허브 스파이스가 덮고 있는 듯. 뭔가 불명확한 느낌이다. 입에 넣으면 타닌은 부드럽고 산미는 온화하다. 우아하게 느껴지는 주질은 분명 괜찮은데, 뭔가 명확히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 애매한 느낌이다. 으음... 좀 더 풀어줘야 하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저녁 식사이자 안주였던 돼지고기 볶음은 바닥을 보이고...
다음날 돼지 머리고기와 순대와 함께 다시 트라이.
아쉽게 잔을 안 찍었는데 마크 토마스 레드 익스프레션으로 마셨다. 조금 더 넓은 보울로 향을 피워 내고 싶었달까. 그리고 이날로 마크 토마스 레드 익스프레션은 운명하셨습니다ㅠㅠ 어쨌거나 그 생각이 맞았는지 매력적인 꽃향기와 방순한 붉은 베리 풍미가 전날보다 훨씬 화사하게 드러났다. 안주와도 역시 너무나 잘 어울렸고. 개인적으로 보졸레 와인을 순대 그리고 딸기와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이날 디저트로 먹은 딸기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와, 구매 유보에서 눈에 띄면 재구매로 생각이 바뀌는 순간. 역시 와잘잘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