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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이루카 베이커리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3. 16.

봄 春 Spring!

 

이루카에서 열린 봄맞이 매그넘 샴페인 비우기 모임. 매그넘은 정미역의 것인데 어쩌다 보니 우리가 비우게 되었... 내가 가장 늦게 도착했는데, 앉자마자 샴페인을 듬뿍 받아버렸다^^;;

 

적당히 익은 Champagne G. H. Mumm, Cordon Rouge Brut은 정말 훌륭한 맛. 코르동 루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황금색 빛깔에 브리오슈처럼 구수한 풍미, 풍성한 이스트 뉘앙스가 아주 매력적이었다. 역시 샴페인은 매그넘이 진리인가. 좋은 샴페인을 매그넘으로 사서 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오늘의 메뉴. 

 

스타터는 잣, 수란. 

 

바닥에 깔린 것은 잣을 짓이겨 짠 거라고. 고소한 잣의 맛은 그대로인데 질감이 부드러워서 매우 좋았다. 담백한 닭가슴살에 수란의 노른자를 깨서 올리니 이 또한 잘 어울렸다는. 온지음의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데 넘나 맛있는 것.

 

무, 매생이. 무를 구워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 심심할 수 있는 부분은 매생이의 고소함이 채워 준다.

 

콩, 셀러리. 밀가루를 최소한만 섞고 대부분 콩가루를 이용했다는데, 모양 만들기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중간에 리필한 포시에 비스킷. 내가 요거 위에 샴페인을 뿌려 먹는 걸 보더니 쥔장이 리필해 주었다. 시제품을 사 먹었을 때는 세상 맛없었는데, 이루카 쥔장이 구워 준 포시에는 왜 이리 맛있는 것인가. 

 

단호박, 새우.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그리고 이제 레드 와인의 시간. 

 

체라수올로 디 비토리아 DOCG의 주역이자 시칠리아 내추럴 와인의 선구자, Cos의  Frappato Terre Siciliane 2021. '자연스러운' 느낌의 농가 뉘앙스와 라즈베리, 검붉은 체리, 딸기, 앵두, 석류 등 다양한 베리 풍미가 향긋한 꽃향기, 미네랄 힌트와 어우러진다. 깔끔한 신맛과 편안한 바디, 복합적인 뉘앙스의 오묘한 하모니가 매력적인 와인. 다양한 음식이랑도 아주 잘 어울렸다.

Cos의 주스토 오키핀티(Giusto Occhipinti)는 시칠리아 내추럴의 신성 아리아나 오키핀티(Arianna Occhipinti)의 삼촌으로도 유명하다.

 

항정살, 부추. 항정살의 질감은 대체불가한 뭔가가 있다.

 

두 번째 레드, Domaine Bessa Valley, Enira Reserva 2017. 생테밀리옹 프르미에 그랑 크뤼 클라쎄 B에 빛나는 샤토 라 가플리에르(Chateau Canon La Gaffeliere)가 불가리아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크리미한 바닐라 오크 뉘앙스가 완숙한 과일 풍미와 어우러지며 두툼한 질감을 타고 묵직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산미는 낮고 타닌은 부드러우며 바디는 무겁다. 맛있게 마실만 한 와인이었지만,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요 생산자의 엔트리급 와인은 신의 물방울 속편인 마리아주에도 소개됐다.

 

어쨌거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시니 좋군.

 

라즈베리, 티무트 페퍼를 더한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될 리가 없지. 딸기와 양파가 들어간 어니언, 미트로칼의 햄까지.

 

Powell & Son, Riverside Grenache Mataro Shiraz 2017. 생각보다 산뜻한 맛과 향, 지나치지 않은 바디감에 놀랐다. 확실히 요즘 호주 와인들의 스타일도 많이 변하고 있는 듯. 상당히 맛있게 마셨다.

이어지는 얘기에 밤이 깊어지는 줄 모르고, 잠깐씩 졸기도 하면서 먹고 웃고 떠들다가 자정이 다 되어서야 파했다. 역시 나이를 먹을수록 오래된 친구들이 좋은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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