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와인

L'Oratoire de Papes & Le Macchiole @양파이한남점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3. 17.

양파이 한남점에서 친구를 만나 한 잔.

 

친구가 가져온 와인은 Chateauneuf-du-Pape. 양고기와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뱅 블랑(Vin Blanc), 화이트 와인이었다 ㅋㅋㅋㅋ 그것도 아주 싱싱한 2022년 빈티지. 올해 초 파리 드골 공항에서 사 온 아주 싱싱한 녀석이라고 ㅎㅎㅎ

 

그런데 이 녀석, 은근히 양갈비 구이랑 잘 어울린다. 신선한 사과 향이 싱그럽게 피어나는가 싶더니, 백도, 서양배, 모과 풍미가 진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의외의 신맛이 상큼한 첫인상을 선사하며, 은은한 화이트 스파이스와 짭조름한 미네랄 힌트가 가볍게 더해진다. 과하지 않은 유질감과 입안을 채우는 (미디엄) 풀 바디 또한 매력적이며, 숯불에 구운 양갈비에 뒤지지 않는 풍미의 구조감이 느껴진다. 오오, 의외의 페어링이 의외의 즐거움을 주네.

석회질, 모래질 포도밭에서 재배한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부르블렁(Bourboulenc), 클레레트(Clairette), 루산느(Roussanne)를 이른 시기에 손 수확해 송이째 가볍게 압착한 후 6°C의 저온에서 12~36시간 정도 안정화한다. 이후 80%는 15~18°C의 온도로 달걀 모양 콘크리트 양조통에서 젖산발효 없이 숙성한다. 나머지 20%는 300리터 새 프렌치 오크통에서 12월까지 주기적으로 효모 잔여물을 저어주며 숙성한다. 총 숙성기간은 6개월 정도.

 

 

L'Oratoire des Papes - Home

Clos de l'Oratoire des Papes is among the most mythical vintages of Châteauneuf-du-Pape, with a label that has remained unchanged since 1926.

loratoiredespapes.fr

로라투아르 드 파프(L'Oratoire de Papes)는 1880년 에두아르 아무루(Edouard Amouroux)가 포도밭 안에 작은 교회(oratoire)를 포함한 포도밭을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1926년 그의 아들 레온스(Léonce Amouroux)가 메종 아무루(Maison Amuroux)를 설립하고 현재의 특징적인 레이블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99년까지 가족 경영으로 이어지다가 레온스의 아내가 후계 없이 세상을 떠나며 오지에(Ogier)의 소유가 되었지만, 오지에는 이후에도 별도의 레이블을 유지하며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하긴, 나라도 저 매력적인 레이블을 포기하긴 어려웠을 것 같다.

 

양갈비도 양갈비지만 파인애플 등 가니시와의 궁합도 아주 좋았다.

 

갈비까지 야물게 뜯고 난 후,

 

양파이 시그니처 가지 볶음과,

 

양꼬치 두 가지 맛 추가.

 

양꼬치 천천히 구우며,

 

두 번째 Le Macchiole Bolgheri Rosso 2020 오픈. 톡 쏘는 후추와 매콤한 스파이스가 감돌며 적당히 익은 자두,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과일 풍미가 편안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신선한 신맛 때문인지 부담스러운 묵직함보다는 구조감이 좋은 미디엄 (풀) 정도의 바디감이 산뜻하게 느껴진다. 타닌은 부드럽고 드라이하지만 완숙 과일 풍미 덕에 편안한 단맛이 가볍게 남는다. 매끈하게 잘 만든, 슈퍼 투스칸 스타일의 와인.

엔트리급 치고는 비싸지만 사 마실 가치는 충분하다. 그런데 이 와인과 그보다 조금 더 저렴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인 미켈레 사타 볼게리 로쏘(Michele Satta Bolgheri Rosso)를 비교하면 어떤 걸 사게 될까 잠시 생각해 봤는데, 결론은... ㅋㅋㅋ

 

메를로(Merlot),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시라(Syrah) 등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5일 동안 침용 및 양한 후 70%는 2~4번 사용한 오크 바리크에서, 30%는 콘크리트 통에서 10개월 숙성한다. 

 

레 마키올레(Le Macchiole)는 1983년 에우제니오 캄폴미(Eugenio Campolmi)가 볼게리에 4헥타르의 포도밭을 구매하며 시작됐다. 아직 볼게리가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전이었지만, 지역의 잠재력을 제대로 꿰뚫어 본 것. 1989년 출시한 팔레오(Paleo)가 대히트를 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1991년 팔레오 비앙코(Paleo Bianco), 1994년 메소리오( Messorio), 스크리오(Scrio) 등을 출시했다. 2002년 에우제니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위기를 맞았지만, 아내 친지아 메를리(Cinzia Merli)가 꿋꿋하게 와이너리를 지켰고, 유명 양조가 루카 다토마(Luca d'Attoma)가 2016년까지 관여하며 중흥을 이끌었다. 현재는 자녀들이 와이너리에 참여해 후계를 잇고 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