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냥의 취향/음식점

스시이젠(鮨いぜん)... 9번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3. 28.

오랜만에 방문한 스시이젠(鮨いぜん). 입구에 원래 이런 문구가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사실 가족과 함께 오기 싫어서 안 오는 것이 아닌데. (인기 탓에) 예약이 힘들어서 못 오는 거지^^;;

 

 

@스시이젠(鮨いぜん)... 8번째

여덟 번째 방문하는 스시이젠(鮨いぜん). @스시이젠(鮨いぜん)... 7번째 일곱 번째 방문하는 스시이젠(鮨いぜん). @스시이젠(鮨いぜん)... 6번째 여섯 번째 방문하는 스시이젠(鮨いぜん). 연초에 방

wineys.tistory.com

이번이 아홉 번째다. 작년에 7월에 일곱 번째 같이 방문했던 후배와 재회인데, 7월에 가능한 일정을 봤던 게 올 3월이었던 것. 예약 경쟁이 진짜 치열하다-_-;;

 

그새 인형의 옷이 바뀌었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음 ㅋㅋㅋ 오랜만에 봐서 낯설었던 걸로.

 

접시는 확실히 바뀌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예전 원형 접시가 더 마음에 드는데ㅠㅠ 

 

물잔도 바뀌었고,

 

심지어 물수건에도 허브 에센스가 더해졌다. 뭔가 전반적으로 디테일이 바뀐 느낌.

 

젓가락 받침도 바뀌었다.

 

초생강은 원래 스시 접시에 곁들여 주셨었는데 두루미 접시가 별도로 생겼다.

 

내가 가져간 사케.

 

 

코시노칸바이, 준마이 다이긴조 무쿠 & 킨무쿠(越乃寒梅, 純米大吟釀 無垢 & 金無垢)

고베 여행 중 한큐백화점에서 반가운 사케를 만났다. 연말연시 연휴로 거의 모든 주류 판매점이 휴점인 상황이어서 더욱 반가웠던... 니가타현(新潟縣) 이시모토슈조(石本酒造)에서 만드는 사케

wineys.tistory.com

작년 일본 여행에서 사 온 코시노칸바이 킨무쿠(越乃寒梅 金無垢). 코시노칸바이 두 병을 사왔는데 무쿠(無垢)는 먼저 마셨고 상급인 킨무쿠는 애정하는 후배와 함께 마시려고 남겨 두었다.

 

셰프님이 내어 주신, 모양은 고전적인데 느낌은 모던한 도쿠리.

 

키무라 글라스는 사랑입니다♥

 

코시노간바이 준마이다이긴조 긴무쿠는 16%라는 비교적 높은 알코올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주질이 매끈하고 적절한 단맛의 밸런스가 인상적이었다. 향긋한 긴조향은 화사하게 퍼진다기보다는 은은하게 드러나는 느낌으로, 좋은 쌀의 풍미를 보조한다는 느낌. 피니시의 가벼운 쌉쌀함은 깔끔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역시, 탄레이카라구치(淡麗辛口)의 대표다운 맛이랄까. 무쿠도 맛있었지만 킨무쿠는 격이 다른 느낌.

후배도 한 모금 마시고는 맛있다고 쭉쭉 마셨다가 꽐라 될 술이라면서 경계(?)하는 모습ㅋㅋㅋ

 

차완무시로 시작. 안에 뭔가 씹히는 게 있었는데... (기억이...) 원래 스시이젠은 그냥 주는 대로 먹으면 되는 거다.

 

그 사이 비어있던 네타박스에 쌓인 재료들.

 

그런데 이것은 새조개? 올해 첫 새조개를 네타로 즐기게 될 줄이야. 샤브샤브 말고는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더욱 기대됐다는.

 

스시가 준비되기 전 술안주로 광어 사시미부터. 처음부터 완벽히 만족스러운 한 점이다.

 

전복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전복.

 

일미였던 삼치 타다키. 후배는 지난번에도 맛있었지만 이번이 훨씬 더 맛있는 것 같다고. 이 생각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도미밥. 구운 도미를 비벼서 먹는 건데 나는 반은 그냥 먹고 반은 비벼서 먹었다. 대존맛.

 

짭조름한 해초 호로록.

 

감칠맛 대폭발하는 도가니탕으로 선해장 먼저 하고.

 

스시 시작.

 

뭔지도 모르고 그냥 흡입했다. 

 

진짜 오랜만이라 그런지 몰라도 예전보다 더 맛있어진 느낌.

 

두 번째 사케, 니치니치 가메노오(日日 亀の尾). 셰프님이 추천해 준 사케인데, 고쿠류(黑龍)를 제치고 낙점됐다. 놀랍게도 나라셀라에서 수입하는 사케. 나라셀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수입하는 사케가 의외로 많아서 다시 한번 놀랐다.

 

도키치현(栃木県) 사쿠라시에서 생산하는 카메노오 품종 쌀로 만드는 사케다. 니치니치죠조(日々醸造)는 역사적으로 빼어난 사케를 만들어 왔던 교토시 후시미에 위치한 양조장. 마츠모토슈조(松本酒造)의 마츠모토 히데히코(松本日出彦)가 독립해 세운 양조장이다. 양조장을 세우기 전 아키타(秋田)현의 아라마사(新正), 토치기(栃木)현의 센킨(仙禽), 시가(佐賀)현 시치혼야리(七本槍), 후쿠오카(福岡)현의 다나카로쿠쥬고(田中六五), 쿠마모토(熊本)현의 하나노카(花の香)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사케 문외한인 나조차 이름을 들어본 곳이 많을 정도로 유명한 곳들.

니치니치슈조의 술은 기본형인 니치니치와 한정판인 주조미 시리즈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주조미 시리즈는 그가 몸담았던 일부 양조장으로부터 주조미를 제공받아 양조하는 술이다. 이날 마신 가메노오 또한 센킨슈조에서 직접 재배한 쌀로 빚었다. 가메노오는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의 조상뻘인 주조호적미다. 만화 <나츠코의 술>에도 등장한 듯.

정미율 등은 전혀 안내하고 있지 않은데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키모토(元酛) 제법으로 빚어 열처리를 한 번 한 후 병입한다는데, 병 안에서 자연스러운 기포가 생긴다고 한다. 아마도 병입시가 아니라 숙성 전에 열처리를 해서 병입 시엔 효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알코올 도수 또한 12%로 낮은 편이다.

 

실제로 눈에 보일 정도로 기포가 명확히 솟아오른다. 이건 마시던 중에 찍은 건데도 기포가 상당히 남아 있을 정도. 처음 따랐을 땐 거의 프리잔테(frizzante) 정도로 기포가 올라왔다. 버블도 있고 알코올 도수도 킨무쿠보다 4%나 낮아서인지 첫 모금은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이걸 먼저 마셨어야했는데... 라는 아쉬움이 스쳤지만, 마시다 보니 은은한 청사과향과 달콤한 배향이 드러나는 것이 제법 매력적이었다. 산뜻하고 가볍게, 가급적 초반에 마시는 게 좋을 듯.

 

기대하던 새조개. 오오, 조개의 풍미가 깔끔하게 드러내는 게 매력적이다.

 

생선의 정소를 살짝 구워 만든 군함말이. 오늘의 일미(一味)다.

 

새우튀김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지... 7월이 기다려진다.

 

참치 등살.

 

뱃살. 내 뱃살을 살찌울...

 

한치. 안에 숨어 있던 시소가 킥.

 

단새우.

 

소바로 마무리.

 

...인가 했는데 장어 등장.

 

후토마키로 진짜 마무리.

 

들기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만족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도 아쉽다. 이 맛있는 식사가 끝났다는 게.

 

사케도 코스도, 이야기도 역대급으로 즐거웠던 아홉 번째 스시이젠. 스시 라인업 중에도 흥미로운 재료들이 새롭게 등장해서 더욱 좋았다. 동행한 후배와는 내년 2월에 다시! ㅋㅋㅋ

 

20240327 @스시이젠(용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