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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2017 와랑 신년회 @앙스모멍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2. 10.

 

7명이서10병... 떼샷에서 사라진 것은 칼롱 세귀 '94와 후버 그뤼너 펠틀리너.

이렇게 먹고도 다음 날 상태가 나쁘지 않았던 건 첫째는 사람의 정, 둘째는 음식의 맛, 셋째는 와인의 질 때문. 

 

 

 

마신 와인들 한줄평.

 

 

Champagne Vincent Couche, Brut Millesime 2003

상쾌한 시트러스 향 위로 매콤한 스파이스가 뿌려진 엿기름 같은 풍미가 더해진다. 진한 핵과 풍미와 단단한 바디감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생생한 산미는 입맛을 돋군다. 자연주의 생산자의 03빈인데 전혀 무리 없이 잘 익었다. 데고르주망 일자는 2012년 12월 17일. 풍부한 이스트향은 긴 2차 숙성의 영향이다. 2015년 말 와인21 제주 송년회에서 마셨을 때에 이어 이번에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Domaine Robert-Denogent, Pouilly-Fuisse Vieilles Vignes Les Carrons 2008

생각보다 진한 노란 금빛 컬러. 말린 과일 향과 캬라멜라이즈드 & 산화 뉘앙스의 탑 노트. 고이고이 셀러에서만 보관했던 녀석인데 생각보다 과숙된 느낌이라 놀랐지만 시간이 지나며 은은한 꽃향기를 피워내며 금새 본연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노란 과일 풍미에 은근히 감도는 프레시 치즈 같은 유산향, 그 사이로 비치는 영롱한 미네랄. 주질이 좋은 훌륭한 와인임은 분명하다. 다음에 드노장을 구매하게 되면 빈티지로부터 7년 정도 쯤에 다시 음용해 볼 예정. 

 

 

 

 

Castillo Perelada, Perelada Fabiola 20??

좋아라하는 와인이자 와랑의 출생지 금양의 와인. 이 녀석은 아쉽게도 가벼운 코르키. 하지만 오랜만에 반가웠음. 덕분에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도 하고.

 

 

 

 

1997년.... 이건 와랑이 탄생하기 10년 전에 태어난 와인.

 
 

 

San Giusto a Rentennano, Percarlo 1997 Toscana

20년의 세월을 견딘 와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과일의 힘. 블루베리 향 감도는 붉은 베리, 발사믹 뉘앙스. 감초와 가죽, 시나몬 등 스윗 스파이스와 허브도 제법이다. (미디엄)풀 바디에 단단한 듯 둥근 인상, 흠잡을 데 없는 디테일. 이날 퍼스널 베스트. 몇 년 더 묵히면 뭔가 좀 더 드러날 것 같은 기대감조차 느껴졌다.

 

 

 

하지만 다음 타자도 막강했으니,

 

 

Chateau Calon-Segur 1994 Saint-Esteph 

매콤한 피망 향과 은은한 흙 내음, 향긋한 붉은 베리와 은은한 붉은 꽃, 프레시 민트 허브. 각각이 명확하면서도 복합적으로 녹아든 첫 아로마 만으로도 깔롱 세귀 94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미디엄 정도의 바디는 가볍고 구조 또한 강건한 편은 아니지만 최상의 상태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은은한 삼나무와 흑연 향도 슬쩍 드러났으며 시간이 지날 수록 동물성 부케와 담배잎 향이 디벨롭되었다. 향으로는 탑, 전체적으로는 페르카를로에 버금.

 



깔롱 세귀를 가져오신 장박님께서 여흥용 블라인드까지 한 병 들고 오심.  

은박지로 쌓여 있는 보틀을 벗기기 전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는데 구세계, cool climate으로 시작하여 이태리 북부로 좁혀지는 분위기. 

 

개인적인 감상은, 

무겁지 않은 바디에 붉은 베리 중심의 과일 풍미, 드라이한 미감 → 유럽 중 서늘한 지역... 일단 이태리 북부가 아닐까 싶은.

붉은베리 풍미에 감초, 담배, 초컬릿... 산미는 높은 편이고 무엇보다 나이가 아주 많진 않은 것 같은데 진한 동물성 숙성향.

→ 개인적 경험을 되짚어 보면 모든 근거는 바르베라를 향하고 있었다.

 

 

 

 

Cappellano, AB Normal Vino Rosso NV 

처음 보는 생산자의 처음 보는 와인. 빈티지도 없음. 폼종은 바르베라(얏호!) 빈티지는 04인가 06인가 그렇다고 장박님이... 백레이블을 읽어보면 한정적으로 소량 생산하는 특별한 와인임을 알 수 있다. 적절히 숙성된 상태의 이 와인은 실제로 맛도 품질도 훌륭해서 바롤로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음. 실제로 지역이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이고 가부티 빈야드(Gabutti vineyard in Barolo)라는 유명한 밭의 올드 바인 바르베라로 만든 와인이란다. 그러니 그 떼루아가 드러난 것일 수 있음. 게다가 숙성은 1500리터 vat에서 10년이나 진행됐다. 덕분에 지역명(Barbera d'Alba "Gabutti")도, 빈티지도 표기할 수 없었던 것. 내가 본 사이트에는 04빈티지를 숙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정확히 일치하는 와인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흥미롭다.

 

 

 

 

Domaine de Bellene, Savigny-Les-Beaune Vieilles Vignes 2014

알싸한 미네랄이 스친 후 진한 딸기(잼), 밝은 체리, 라즈베리 등 다양한 베리 풍미. 입에서는 두터운 질감을 타고 자두와 레드 베리, 커런트 힌트와 드라이드 토마토 뉘앙스가 드러난다. 충분히 완숙된 과일의 달콤함이 좋은 산미와 타닌감의 탄탄한 구조 속에서 빛을 발한다. 스윗 스파이스, 구수한 오크 뉘앙스는 거들 뿐. 

 

처음 맛본 도멘 벨렌. 니콜라 포텔을 만들던 니콜라 포텔(Nicolas Potel!)이 설립한 도멘이다. 벨렌은 본(Beaune) 지역의 옛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역시 그 명성대로 훌륭하다. 조금 더 묵혀야 본령이 나오겠지만 어릴 때를 시음하는 것도 좋은 경험인 듯. 

 

 

 

 

Firriato, Cavanera Roro delle Coturnie Etna Rosso 2011

토마토 페이스트 혹은 썬 드라이드 토마토의 살짝 매콤풋풋한 스파이스. 비교적 두터운 질감에서는 붉은 베리와 체리 풍미가 짙게 풍겨 나온다. 하지만 화산토양 출신다운 미네랄과 깔끔한 피니시는 역시 굿. 오랜만의 에트나, 반가웠다.

 

 

 

 

Burmester, 20 years old Tawny Port

구수한 견과향과 달콤한 말린 과일 풍미, 은은한 나무향이 피어나는 20년 숙성 토니 포트. 이미 많은 와인을 마셔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20 yo 치고는 거친 질감과 깔끔하지 않은 풍미가 살짝 아쉬웠다. 포르투에서 직접 공수해 온 녀석이라는데 왜 그랬을까. 

 

 

 

편안하고 맛있었던 앙스모멍의 음식들.

메뉴명을 제대로 안 보고 온 것이 아쉽군.

 

 

푸짐한 해산물에 루꼴라와 펜넬을 곁들인 샐러드.

 

 

 

 

불맛을 낸 새우와 펜넬의 궁합이 아주 좋았음.

 

 

 

 

맛 만큼 플레이팅도 훌륭하다.

 

 

 

 

플레이팅 보소... 우와~

와인이랑 먹기엔 약간 매콤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음. 

 

 

 

 

구운 파와 루꼴라를 곁들인 돔베고기.

 

 

 

 

정형돈. 정형한 되지인가 ㅋㅋㅋ 돼지 등갈비인데 살코기가 마치 양갈비처럼 푸짐하게 붙어있다.

 

 

 

 

아마도 굴라쉬... 혹은 그와 비슷한 것. 요것도 아쥬 맛있었음.

 

 

 

 

닭가슴살에 닭ㄹ 노른자를 얹은 AI모듬... 은 농담이고-_- (죄송해요, 쉐프님ㅠㅠ)

일본풍이 느껴졌던 비교적 담백한 닭고기 요리.

 

 

 

 

초컬릿 케익(?)과 에스프레소로 입가심하고,

 

 

 

 

다시 와인 한 잔... 소믈리에님의 서비스, 서비스!!

 

Huber, Gruner Veltliner Terrassen 201? Traisental

엘더플라워 같은 흰 꽃 향과 시트러스, 미네랄이 매력적이었던 그뤼너 펠틀리너. 상당히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아마 빈티지로부터 2-3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ㅎㅎ 

 

 

 

함께 나온 서비스 안주.

 

 

 

 

이것은 고품격 올리브 오일 베제카로 마무리!

 

 

 

많이도 먹고 마셨다. 

간만에 스트레스 해소... 좋은 모임이다.

 

 

 

20170206 @ En ce moment (압구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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