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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SICTAC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2. 8.


아직은 신년회 시즌. WINEY 멤버들과 SICTAC 하늬솔점(이대후문)에서 가벼운 벙개. 마음은 가벼웠으되 마신 와인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Champagne Billecart-Salmon Cuvee Nicolas Francois Billecart 2002 / 샴페인 빌캬르-살몽 퀴베 니콜라 프랑수아 빌캬르 2002

은은한 흰 꽃 향기와 백도, 지나치게 새콤하지 않는 느낌의 시트러스. 이스트향 또한 우아하게 감돈다. 전반적으로 뭐 하나가 강하게 튀어나오지 않는 잔잔하고 온화한 스타일. 시간이 지나며 유순한 치즈의 향긋한 숙성향과 캬라멜 같은 달콤한 뉘앙스 또한 드러난다. 15년이면 이제 중학생 나이인데 이 와인도 아직 중학생인 것 같다. 조금 더 기다리면 더욱 매력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빌캬르-살몽의 설립자를 기리기 위한 이 스페셜 퀴베는 Cote des Blancs과 Montagne de Raims의 그랑 크뤼 밭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로 양조한다. 훌륭하다.



Bodegas Mauro, Mauro 2013 Vino de la Tierra de Castillo y Leon / 보데가스 마우로 2013

고혹적인 흑연과 상쾌한 삼나무 등 향긋한 오크가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뒤이어 은은한 붉은 꽃과 커런트, 검붉은 베리 아로마, 강하진 않지만 명확한 허브와 은근한 바닐라. 묵직하기 보다는 날렵한 느낌의 미디엄풀 바디에 탄닌 또한 부드러워 목넘김이 편안하다. 시간이 지나며 절인 베리 풍미와 함께 정향과 시나몬, 초컬릿 풍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산미가 높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지만 밸런스와 표현력이 좋아 어린 와인임에도 마시기 편하다. 5-7년 정도 더 묵히면 대단히 매력적으로 변화할 듯. 템프라니요 90%에 시라를 섞어 프렌치/아메리칸 오크에 16개월 숙성했다. Vega Sicilia의 와인메이커였던 Mariano Garcia가 그의 아들과 함께 만드는 와인이라고. 



Muga, Prado Enea Gran Reserva 2005 Rioja / 무가 프라도 에네아 2005

먼지 같은 미네랄이 흩어지고 나면 완숙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향기, 프룬 힌트. 입에 넣으면 자두, 레드 베리 같은 신선한 과일 맛과 함께 발사믹 뉘앙스가 가장 먼저 드러나며 감초, 가죽 힌트가 뒤를 잇는다. 복합적인 부케 또한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은은하게 드러나는 오크와 스윗 스파이스와 조화를 이룬다. 두툼한 바디에 풍부하지만 둥근 타닌, 신선한 산미는 강한 풍미에도 깔끔한 여운을 선사한다. 템프라니요 80%에 가르나차/그라시아노/마주엘로를 20% 블렌딩하며 Torre Muga와 동일한 포도를 사용하되 가장 나중에 수확해 완숙시킨다. 발효는 효모 투입이나 온도 조절 없이 10,000 kilo 용량의 vat에서 이루어지며 침용은 빈티지마다 다르나 최소 20일 이상 진행된다. 16,000리터 배트에서 12개월, 오크 캐스크에서 36개월 숙성 후 병입하여 36개월 추가 숙성한다. 또레 무가가 모던한 스타일이라면 프라도 에네아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플래그십 와인. 맛있다. 훌륭하다.

 




SICTAC은 예전 홍대 페페로니와 부암동 프렙의 (오너)쉐프였던 윤준상 쉐프가 메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현재 이대 후문과 발산동에 매장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로서 어느 정도 한계는 존재하지만,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과는 음식 스타일이나 재료가 분명히 다르다. 무엇보다 페페로니 시절 윤쉡 요리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반가웠다. 가격은 저렴하고 음식의 맛은 제대로 잡았다. 



메뉴판을 제대로 안 본 것이 아쉽구만. 다음에 가면 꼭 찍어와야지.




수비드한 닭고기(가슴살? 안심?)을 곁들인 샐러드. 닭고기는 너무나 부드럽고 빵에 각종 재료들을 넣고 싸 먹으면 완전 맛있다. 양도 푸짐.





마늘바게뜨.





루꼴라 듬뿍 올린 피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데코레이션도 나름 훌륭하다.





딱새우 파스타. 고소한 소스가 일품이고 딱새우에는 까먹기 좋게 껍질에 칼집을 내어 놓았다. 와, 쓰면서 침 고인다.





감자튀김과 두 가지 소스. 요건 배 좀 차고 나서 술안주로 알맞다.





송아지 티본 스테이크. 조약돌 같은 감자와 루꼴라가 곁들여 나온다. 살이 부드럽고 레스팅이 잘 되어 있어 식어도 맛있다.





마지막 식사로 가지볶음 덮밥. 이건 배가 불러도 꼭 드시라. 회사 근처에서 점심 메뉴로 팔면 매주 먹을텐데ㅠㅠ





와인도 음식도 맛있었다. 막판에 반갑게도 윤쉡을 만난 것도 좋았고. 이런 게 행복이지.







20170207 @ SICTAC 하늬솔점 (이대후문)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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