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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Thummerer Vilmos, Egri Bikaver Superior 2011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2. 12.



황소의 피(Bull's Blood).


Bikaver는 bull's blood라는 의미다. 이 이름은 1552년 에게르 지역이 20배나 많은 터키 군에 포위되었을 때 이 와인을 마시고 승리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에게르의 붉은 와인을 마셔 붉게 물들은 헝가리 사람들의 수염을 보고 터키 군이 황소의 피를 마셨다고 생각해 공포심을 느꼈다고. 와인을 마신 에게르 사람들의 결사 항전에 결국 터키군은 물러갔다는 이야기아.





Vinagora라는 헝가리에서 열리는 국제와인대회에서 금메달(Nedaille D'or)을 수상했다.





Egri Borvidek는 'Eger wine region'이라는 뜻. DHC(Districtus Hungaricus Controllatus)는 헝가리의 퀄리티 와인을 의미하는 원산지 통제 명칭이다. 프랑스로 치면 AOC같은 것. 일련번호가 있는 걸 보니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듯 하다.





Egri Bikavér는 Eger마을에서 생산되는 레드 블렌드 와인이다.  에그리 비카베르는 케크프랑코쉬(Kékfrankos) 품종을 중심으로 블렌딩되는데, 케크프랑코쉬는 'blue Franc'라는 의미로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재배하는 blaufrankisch(Blaufränkisch)와 같은 품종이다. 에그리 비카베르 양조에는 케크프랑코쉬를 포함해 아래 13가지 품종이 허용된다. Bíbor kadarka, Blauburger, Cabernet franc, Cabernet sauvignon, Kadarka, Kékfrankos, Kékoportó, Menoire, Merlot, Pinot noir, Syrah, Turán, Zweigelt.


어쨌거나 현재 Egri Bikaver는 Classicus, Superior, Grand Superior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그 중 Classicus는일상 소비용이고 Superior/Grand Superior는 프리미엄 와인으로 취급된다. 


Classicus는 최소한 3가지 이상의 품종이 5% 이상 블렌딩되어야 하며 어떤 품종도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 중 케크프랑코쉬는 반드시 사용되어야 하며 Turan과 Bíbor kadarka 품종은 단독으로 혹은 합쳐서 10%를 넘어서는 안된다. 오크 배럴에서 숙성 후 수확한 다음해 11월 1일 이후에 출시해야 한다


Superior/Grand Superior 는 5가지 이상의 품종이 사용되어야 하며 케크프랑코시를 제외하면 어떤 품종도 30% 이상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Cabernet 품종인 Cabernet Franc과 Cabernet Sauvignon은 단독 혹은 합쳐서 30%를 넘어서는 안되며, Turan 품종은 5% 이상 사용될 수 없다. 또한 재배 지역과 수확량, 포도 품질의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받으며 오크통에서 12개월, 병입 후 6개월 이상 숙성 후 출시된다. 





요 와인은 Superior 등급이다. 케크프랑코쉬 40%, 메를로 20%, 까베르네 쇼비뇽 15%, 까베르네 프랑 15%, 시라 10% 블렌딩. 잘토 보르도 글라스 사용. 생각해 보니 케크프랑코쉬 중심의 블렌딩이라면 '리델 베리타스 올드 월드 시라 글라스'를 사용하는 것도 좋았을 뻔 했다.





Thummerer Vilmos, Egri Bikaver Superior 2011 / 투메레르 에그리 비카바 수페리어 2011

정말로 피를 연상시키는 검붉은 루비 컬러. 처음 코를 대면 의외로 달콤한 캬라멜 힌트가 먼저, 뒤이어 토스티 오크 향이 피어난다. 스월링을 하면 커런트, 라즈베리, 블랙 체리,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피어나는 (말린) 붉은 꽃잎 향기. 한 모금 입에 넣으면 예전에 마셨을 때 보다 알코올은 살짝 도드라지는 느낌이고 그만큼 힘도 강하게 느껴지는데 무엇보다 탄탄한 타닌이 인상적이다. 드라이한 미감에 자두, 커런트, 검붉은 베리 풍미에 은은한 허브 향기. 산미는 무난하지만 은근한 미네랄과 바이올렛 향기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천천히 음미할 수록 그 가치와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다. 쉽지 않은 와인임은 분명하지만, 스테이크나 잘 숙성된 치즈와 함께라면 즐겁게 마실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헝가리 레드 와인을 마실 흔치 않은 기회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생각도 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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