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안심으로 찹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오리지널 커리 파우더 1작은술과 레드 와인 3큰술로 으로 가볍게 마리네이드를 하고, 굴소스와 레드 발사믹, 매실청, 간장 베이스로 소스를 만들었다. 야채는 미니양배추, 파프리카, 가지, 양파, 당근, 양송이를 썼음.
와인은 지난 주에 오픈해서 1/4병 정도 마시고 배큐빈으로 막아 놓은 툼메레르 데그리 비카베르 2011. 1주 경과 후 상태가 궁금했는데 생생하게 살아있어 반가웠다. 외려 더 맛있어진 느낌.
아뿔싸, 그런데 잔을 잘못 선택했다. 잘토 보르도 글라스와 와인이 안 맞는다는 뜻이 아니라 오늘은 리델 베리타스 올드 월드 시라 잔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잘토 보르도 글라스를 그대로 사용했다. 사실 잘토 글라스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지만 다른 글라스로도 비교해 보고 싶은게 호기심 많은 인간의 본성 아니던가.
그래서 두 번째 잔은 Riedel Veritas Old World Syrah 잔에 마셨다. 의도치 않은 비교 테이스팅이랄까ㅋㅋㅋ
처음 사용한 잘토 보르도 잔에서는 지난 주의 캬라멜 오크 뉘앙스는 상당 부분 사라지고 말린 꽃잎과 허브, 약간의 부엽토 부케와 드라이한 붉은 과실 풍미가 잔잔하게 드러났다. 약간 숙성되고 정제된 보르도 블렌딩의 뉘앙스랄까. 지난 주 보다 외려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베리타스 올드 월드 시라 글라스에서는 어떨까?
올드 월드 시라 글라스의 추천 품종/스타일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다. Amarone, Barbera, Blaufränkisch, Cahors, Cannonau, Carignan, Châteauneuf-du-Pape (Rouge), Cornas, Côte Rôtie, Côtes du Rhône Rouge, Côtes du Roussillon, Côtes du Ventoux, Crozes Hermitage, Grenache / Garnacha, Hermitage (Rouge), Madiran, Montsant, Mourvèdre, Norton, Priorato, Sangiovese, St. Joseph (red), Syrah Old World, Touriga Nacional, Valpolicella,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Zweigelt.
'툼메레르 에그리 비카바'에 블렌딩된 품종은 케크프랑코쉬 40%, 메를로 20%, 까베르네 쇼비뇽 15%, 까베르네 프랑 15%, 시라 10%. 블라우프랭키시와 케크프랑코시는 같은 품종이니까 케크프랑코시와 시라를 더하면 지분률이 50%는 된다. 물론 나머지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이니 보르도 블렌딩 역시 지분률이 50%이니 잘토 보르도 레드 글라스도 주도권(?)을 주장할 수 있다ㅎㅎㅎ
어쨌거나 리델 베리타스 글라스에도.
베리타스 올드 월드 시라 글라스에 따른 후 코를 대는 순간 지난 주 처음 오픈했을 때 처럼 캬라멜 오크 향기 강하게 피어올랐다. 이럴 수가... 똑같은 와인인데 이렇게 첫 느낌이 다르단 말인가. 커런트와 검붉은 베리 향기 또한 상당히 밀도 높게 드러났으며 이는 입에서도 이어졌다. 조금 편안해진 미감의 잘토 보르도 글라스와는 달리 아직 생생한 과일과 스윗 스파이스, 허브와 플로럴 향이 피어난다. 거기에 낙엽 같은 부케와 약재 뉘앙스가 살짝 더해지는 정도. 리벨 베리타스 글라스가 풍미의 임팩트가 훨씬 강하고 과일 풍미를 더욱 잘 드러내는 느낌이다. 코에에서부터 입, 목넘김 후에 이르기까지, 두 글라스의 차이가 확연하다.
개인적으로는 리델 베리타스 올드 월드 시라 글라스가 와인을 더 마음에 든다. 첫 오픈 시의 느낌과 유사하게 느낀 이유가 그 와인의 특징을 그만큼 잘 살려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왠지 오늘 마시고 남은 1/3병으로 다음 주에 다시 비교해 볼까 하는 생각도...^^;;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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