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플라네타(Planeta). 그들이 만드는 보르도 스타일 레드 와인, 부르데제(Burdese).
이날은 술을 안 마시려 했는데 소화 잘 되는 고기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부르데제는 플라네타의 근거지인 시칠리아 서쪽 멘피(Menfi)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이름 자체가 ' from Bordeaux'라는 의미의 시칠리아 방언으로,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70%에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30%를 블렌딩했다. 지속가능인증(SOStain)을 받은 방식으로 재배한 포도를 손 수확해 즉시 와이너리로 옮겨 압착 및 줄기를 제거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하루에 두 번 저어주면서 10-15분 정도 아주 짧게 펌핑하며 와인에 복합성을 더한다. 발효는 6-8일 정도 지속되는데, 초기엔 15-16°C, 중반엔 20-22°C, 마지막엔 26-27°C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발효가 끝나면 탱크를 와인으로 가득 채워 껍질과 함께 120-22°C에서 12-15일 정도 침용한다. 이 과정에서 미세산소법(microoxygenation)을 사용해 구조를 강화하고 안토시아닌을 안정화한다(아마도 선명 컬러를 낸다는 의미인 듯).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젖산발효를 마친 후 100% 새 알리에(Allier) 오크 배럴로 옮겨 16개월 숙성한다.
코르크 상태 굿.
2016년 빈티지는 2018년 4월 병입했다. 병입 후 6년 숙성한 와인이라는 얘기. 검붉은 빛 감도는 루비 컬러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확연한 오크 뉘앙스. 좀 과하다 싶은데 그 사이를 뚫고 농익은 과일 풍미가 편안하게 드러난다. 뭔가 특정 과일을 콕 집어 말하긴 어려운데, 살짝 조리한 과일처럼 달콤하고 밀도 높은 느낌이랄까. 탄닌은 완벽하게 농익어 부드럽고 산미 또한 정제돼 있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너무 뭉근한 느낌이라 다소 아쉬운 느낌도 있지만, 둥글둥글하니 술술 넘어가는 건 확실히 장점이다. 고기와도 아주 잘 어울리고. 이런 와인이 3만 원대 중반이면 사는 게 맞지.
역시 플라네타. 다음에 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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