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취재에서 정말 인상 깊게 마셨던 주세페 코르테제. 과거에는 라바야를 기반으로 바르바레스코의 싱글 크뤼인 '라바야'만 생산했었는데, 추가로 포도밭을 구매하면서 일반 바르바레스코 포함 다른 와인들도 만들고 있다. 그 와인들의 품질 또한 발군. 한 번은 꼭 만나 봐야 할 생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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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바레스코(Barbaresco)의 터줏대감, 쥬세뻬 코르테제(Giuseppe Cortese)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쥬세뻬 코르테제(Giuseppe Cortese)의 세일즈 마케팅 이사 가브리엘레 오케티(Gabriele Occhetti)가 수입사 에노테카코리아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쥬세뻬 코르테제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오케티 이사는 오너 와인메이커 쥬세뻬 코르테제의 사위이기도 하다. 쥬세뻬 코르테제는 1971년부터 바르바레스코 중에서도 알짜배기 크뤼로 손꼽히는 라바야(Rabaja)를 근거지로 빼어난 와인을 만들고 있다. 만드는 모든 와인이 바르바레스코는 아니다. 하지만 샤르도네(Chardonnay)로 양조하는 화이트 와인을 비롯해 돌체토(Dolcetto), 바르베라(Barbera)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와인을 바르바레스코 지역 안에서 만든다. 일부러 이런 품종들을 심은 것이 아니다. 오케티 이사는 “우리가 포도밭을 구입할 때부터 그 품종들은 거기에 식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그 지역, 그 포도밭의 테루아에 오래 적응했다는 얘기다.
오케티 이사는 “우리는 처음부터 라바야라는 위대한 크뤼에서 시작할 수 있었기에 운이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라바야는 바르바레스코의 위대한 포도밭 중에서도 선두를 다투는 크뤼 중 하나다. 해발 300m 부근 남향-남동향 언덕에 위치해 일조량이 충분하다. 점토 석회질 토양은 충분한 미네랄과 적당한 수분을 공급한다. 때문에 강건한 구조와 우아하고 세련된 풍미를 겸비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총 15헥타르의 라바야 포도밭 중 4헥타르를 쥬세뻬 코르테제가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처음부터 쥬세뻬 코르테제는 이 라바야에서만 와인을 만들며 명성을 쌓았다. 크뤼의 개념이 널리 쓰이지 않을 무렵부터 '크뤼' 바르바레스코를 생산한 것이다. 이후 규모를 넓히면서 인접한 트리폴레라(Trifolera)의 밭을 추가 매입했고, 현재는 이 밭에 식재돼 있던 네비올로(Nebbiolo) 품종을 사용해 일반 바르바레스코도 생산한다. 비앙코(Bianco), 돌체토, 바르베라 또한 트리폴레라에 식재된 품종들이다.
쥬세뻬 코르테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통적인 양조 방식으로 바르바레스코를 만들고 있다. 배양 효모 첨가 없이 자연스럽게 발효하며, 침용 기간을 30일 정도로 길게 가져가 포도의 풍미와 타닌을 충분히 끌어낸다. 또한 프렌치 오크 바리크가 아닌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 배럴에서 장기 숙성한다. 이는 오크 풍미보다는 빼어난 포도밭의 테루아를 제대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또한 엄선한 양질의 포도를 사용하기에 품종의 특징 또한 잘 표현한다. 오케티 이사는 최근 클래식한 양조 방식으로 회귀하는 와인 생산자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선한 과일 풍미와 복합적인 뉘앙스가 매력적인 쥬세뻬 코르테제의 와인들.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이 클래식한 와인들이 앞으로 한국의 식탁에 자주 오르길 바란다.
쥬세뻬 코르테제, 랑게 비앙코 스카풀린 Giuseppe Cortese, Langhe Bianco Scapulin 2020
신선한 시트러스 필과 볶지 않은 아몬드 뉘앙스가 짭조름한 미네랄, 은은한 허브 힌트와 함께 신선한 첫인상을 남긴다. 입에 넣으면 적절히 익은 핵과 풍미와 복합적인 뉘앙스가 매력적으로 드러나며, 편안한 여운이 제법 길게 남는다. 와인 자체만 즐기기도, 음식과 곁들이기도 정말 좋은 와인. 이 와인에 사용하는 샤르도네는 쥬세뻬 코르테제에서 유일하게 재배하는 국제품종으로, 오케티 이사는 '쥬세뻬 코르테제의 유일한 타협점'이라고 표현했다. 새 오크와 재사용 오크는 물론 테라로사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9~10개월 정도 숙성해 싱싱한 과일맛과 복합적인 풍미를 모두 살렸다. 병입 후에도 6개월 이상 숙성 해 출시한다.
쥬세뻬 코르테제, 랑게 돌체토 Giuseppe Cortese, Langhe Dolcetto 2021
라즈베리, 블랙베리, 검은 체리 풍미에 톡 쏘는 듯한 가벼운 매콤함이 살포시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부담 없는 타닌에 라이트 바디. 하지만 임팩트 있는 검붉은 베리와 풍미가 순수하면서도 밀도 높게 다가온다. 깔끔하면서도 의외의 미묘한 뉘앙스가 매력을 더하는 돌체토. 역시나 음식 친화적인 와인으로 마시면서 프레시한 치즈와 신선한 샤퀴테리가 자꾸만 떠올랐다. 데일리 와인으로 매일 마시고 싶은 와인. 손 수확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양조해 병입 후 3개월 정도 안정화를 거쳐 출시한다.
쥬세뻬 코르테제, 바르베라 달바 Giuseppe Cortese, Barbera d'Alba 2021
검붉은 베리 풍미에 정향, 시나몬 등 스위트 스파이스와 허브, 약간의 오크 힌트, 가죽, 토양 뉘앙스가 오묘하게 곁들여진다. 입에 넣으면 침 넘어가는 신맛과 돌체토보다는 조금 더 강한 미디엄 바디. 프루티한 매력에 짭조름한 여운이 더해져 역시나 음식을 찾게 된다. 신선하고 발랄한 바르베라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는 와인. 손 수확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0일 정도 침용 및 발효한 후 숙성하다가 병입 후 6개월 숙성해 출시한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높고 묵직하며 오크 풍미가 강한 바르베라의 선호도가 높지만, 쥬세뻬 코르테제는 품종 자체의 개성에 집중하며 바르베라의 산미를 살리는 방향을 추구한다.
바르바레스코 맛집인 쥬세뻬 코르테제는 바르베라와 돌체토, 샤르도네도 이렇게 잘 만든다. 역시 와잘잘, 와인은 잘 만드는 와이너리가 잘 만든다. 가벼운 저녁 식탁이나 주말의 요리를 위한 에브리데이 와인으로 추천할 만하다.
쥬세뻬 코르테제, 랑게 네비올로 Giuseppe Cortese, Langhe Nebbiolo 2020
딸기, 앵두, 석류 등 작은 붉은 베리 풍미와 함께 네비올로 특유의 미네랄리티가 확연히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쫀쫀한 타닌과 깔끔한 신맛이 탄탄한 구조를 이루며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앞의 와인들처럼 음식과 곁들이기 좋은데, 숙성한 치즈나 두툼한 고기 등 비교적 묵직한 요리와 함께 마시면 좋을 것 같다. 손 수확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0일 동인 길게 침용 및 발효한 후 17~25헥토리터의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 배럴에서 12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 6개월 숙성해 출시한다.
쥬세뻬 코르테제, 바르바레스코 Giuseppe Cortese, Barbaresco 2019
향긋한 붉은 꽃향기를 시작으로 신선한 버섯, 이슬비에 젖은 흙 같이 고혹한 미네랄 뉘앙스가 우아한 레이스처럼 검붉은 베리 풍미를 감싸 안는다. 입에서는 촘촘한 타닌이 벨벳 같은 질감을 남기며 싱그러운 신맛과 함께 좋은 밸런스를 이룬다. 견고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우아함을 지닌 바르바레스코. 몇 년 간의 숙성을 통해 더욱 아름답게 변화할 것 같다. 35년 수령 네비올로를 손 수확해 30일 정도 길게 침용 및 발효한 후 17~25헥토리터 크기의 슬라보니안 오크 배럴에서 18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 6개월 이상 숙성해 출시한다.
쥬세뻬 코르테제, 바르바레스코 라바야 Giuseppe Cortese, Barbaresco Rabaja 2018
특징적인 완숙 딸기, 라즈베리, 붉은 체리 아로마에 가벼운 동물성 힌트와 타르 같은 미네랄 터치가 가볍게 더해진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과 하모니를 이루는 아름다운 신맛은 전반적으로 순수한 인상을 남긴다. 친근하면서도 화려한, 명징하면서도 복합적인 느낌을 주는 이율배반적인 매력을 지닌 와인. 지금 바로 마셔도 맛있지만, 10년 이상의 숙성을 통한 변화를 기대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쥬세뻬 코르테제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여러 병 사 두고 변화하는 보습을 즐겨도 좋겠다. 50년 수령의 네비올로를 손 수확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오래된 시멘트 탱크에서 30일 동안 침용 및 발효한 후 17~25헥토리터 크기의 슬라보니안 오크 배럴에서 22~24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 10개월 추가 숙성해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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