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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민어 & 위스키 모임 @센다이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8. 11.

여름 맞이 민어 복달임을 하기 위해 오랜만에 방문한 공덕 센다이. 

 

테이블엔 상쾌환과 아카시아 꿀이 가지런히. 이름 모를 귀인(?)께서 미리 준비해 두셨다.

 

그도 그럴 것이 주류 라인업이 어마무시했다. 멤버는 12명인데 세 줄을 가득 채운 라인업은 무엇...

 

그것도 뭐 하나 거를 곳이 없는 타선... 결국 알쓰인 나는 다 맛보진 못했다는ㅠㅠ 일단 시간도 부족했고...

 

일단 시원하게 스파클링으로 시작. Giro Ribot, Cava AB Origine Guarda Superior Brut Reserva Comtats de Barcelona. 처음 보는 카바인데 은은한 이스트와 꿀 같이 달콤한 과일 풍미가 적절히 어우러져 마시기 좋았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종종 사 마실 만한 카바.

 

언제나처럼 얇게 저민 사시미로 시작.

 

무순을 돌돌 말아먹었어야 했는데 깜빡했다 ㅋㅋ

 

우부스나 야마다니시키 육농양 나마자케. 예상보다 더 달달하고 바디감이 있었는데, 미탄산이 신선함을 더해 주고 밸런스도 좋아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회와도 잘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사케다.

육농양(六農釀)이 무슨 뜻인가 했는데, 여섯 가지 농법과 양조법을 사용해 빚은 사케라는 의미라고 한다. 사용한 방법들은 태그에 진하게 표시한 것들인데, 당연히 사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친환경적인 방법들이다. 술을 빚은 물과 같은 지역에서 재배한 쌀을 사용하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며,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키모토 방식으로 양조하며, 나무통에서 숙성하고, 효모를 첨가하지 않는다. 음... 맛있을 수밖에 없겠네.

당연히 2, 3, 4, 5농양도 있다. 농양에 따른 맛 차이는 명확하다는 사람도 있고 큰 차이가 없다는 사람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농법을 많이 적용했을수록 전반적인 관리에 공을 훨씬 많이 들였을 것이므로 맛과 품질, 가격은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태그의 그림이 모두 진하게 채워지면 12농양이 되는데,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듯. 현재까지는 6농양이 최상인 것 같다.

 

레이블도 고급지고... 올해 12월 후쿠오카 다녀오며 한 병 사올까 싶기도. 이왕 규슈 여행을 갔으니 우부스나나 나베시마 같은 해당 지역 술을 사고 싶다. 물론 구할 수 있느냐가 문제지만;;;

 

메인 민어 등장! 아직 민어 풀코스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기대를 많이 했다.

 

낚시로 잡아 살아 있는 민어를 서울로 올려 손질한 후 숙성했다고 한다. 그만큼 싱싱하게 잘 숙성됐다는 이야기. 확실히 맛있긴 하더라^^

 

첫 위스키는 레이블이 화려(?)하다. Shinanoya, Macduff 2013 PX 7 yo. 구수한 너티 뉘앙스에 말린 베리, 입에서는 플로럴 허브. 끝끈하지 않은 흑당 느낌에 에나멜 힌트, 어린 만큼 타격감이 있지만 부담스럽진 않다. 뭔가 코냑스럽다(?)는 느낌도 받았다. 

 

두 번째는 조니 워커 블랙 금뚜(?). 1970~80년대 보틀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솜처럼 몽글몽글한 멜로우한 질감에 은은한 허브 스파이스와 자키자키 같은 토스티 베이컨 뉘앙스가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와, 숙성 때문이라고 보긴 좀 그렇지만 뭔가 신기한 느낌인 건 사실이다. 

 

이때만 해도 좌측을 향하던 스트라이딩 맨. 지금은 우파(?)가 되어 오른쪽으로 걸으신다고ㅋ

 

Tamdhu, Cask Strength Batch No.? 배치 넘버가 잘 안 보인다-_- 처음엔 먼지 같은 미네랄과 스파이스가 드러나더니 건포도, 말린 검은 베리 풍미 뒤에 화한 허브 사탕 같은 여운이 남는다. 괜찮은 듯... 가지고 있는 탐듀 15년도 빨리 마셔 봐야지.

 

뭔가 예술적인 레이블이다.

 

그건 아티스트 레이블이었기 때문. LMDW, Ledaig 2007 11 yo Artist Collective. 도수에 비해 가볍고 피트 향이 섬세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목넘김 후 타들어가는 식도에서 도수를 명확히 느낄 수 있는 듯. 

 

Glen Dronach, Parliament 21 yo. 처음 마셔 보는 레이첼 베리 버전 글렌드로낙 21년이다. 확실히 예전에 마셔 본 빌리 워커 버전보다는 가볍고 섬세한 인상. 향긋한 꽃향기에 견과와 말린 베리 풍미는 가볍게 드러난다. 입에서도 꾸덕함보다는 산뜻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레이첼 베리 버전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추구하는 스타일만 보면 빌리보다는 레이첼이 더 내 스타일인 듯.

 

두 번째는 민어 부레, 껍질, 고노와다 등과 함께 모둠회 한 판.

 

Springbank 10 yo. 은은하지만 명확한 피트 캐릭터에 토스티 뉘앙스, 노란 과일이 무겁지 않고 깔끔하게. 균형이 잘 잡힌 위스키지만 앞의 와인들이 여러 모로 강건해서인지 임팩트는 좀 부족했다.  

 

Old Forester 1920 Prohibition Stye. 가져 오신 분이 완전 체리체리하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이다. 온전한 체리 풍미에 은은한 오크,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질감. 매력적인 버번이다.

 

뭔가 중요한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이..

 

또다른 버번, Lucky Seven, Double Oak SB#28. 고혹적인 붉은 꽃잎 아로마가 섬세하게 드러나며 우디 뉘앙스가 가볍게 감돈다. 도수도 높고 구조가 단단하고 바디감도 제법 있음에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은 매력적인 버번.

 

뭔가 갬블을 연상시키는 이름과 디자인인데...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는데, 맛있었던 민어전.

 

어란은 정말 맛있는데, 개인적으론 풍미가 너무 강해서 술맛을 다 묻어버리는 것 같다. 그냥 흰쌀밥에 한 점 얹어서 먹고 싶은데 ㅎㅎㅎ

 

Cadenhead, Small Batch Deanstone 1994 19 yo. 꿀 같은 내음이 매우 은근하게 드러나며 노란 과일 풍미와 밀랍 힌트가 가볍게 더해진다. 제법 높은 도수가 거의 안 느껴질 정도로 밸런스가 좋으며 노란 꽃술과 톡 쏘는 스파이스 또한 매력적. 참석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넘나 기분이 좋았다^^

 

 

홍콩 여행 필수 코스, 고모네 위스키 샵(Gommone Whisky Shop)

홍콩 침사추이 부근에 위치한 고모네 위스키 샵(Gommone Whisky Shop). 한국어 발음 때문인지 이름부터 친근한 느낌이다. 그런데 방문해 보면 그 이상으로 친절하고 편안하다. 진짜 위스키 러버가 하

wineys.tistory.com

올 초 홍콩 여행 때 고모네 위스키 샵에서 사 온 녀석이다. 홍콩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 중 하나.

 

T캡 위에 귀여운 로고.

 

레이블은 더 귀엽다. 갓을 쓴 하회탈이라니. TSCL, Dalmore 2014 8 yo Oloroso Quarter Cask. 나무, 스파이스, 검붉은 베리 풍미. 밸런스도 좋다. 전형적인 달모어와는 많이 다른 스타일이라는 평이 많던데, 난 그냥 맛있었다.

 

Glen Scotia, Campbeltown Malts Festival 2020 Limited Edition 14 yo Tawny Port Finish Peated. 적당한 피트에 와이니한 과일, 우아한 허브 스파이스. 개인적으로 경험해 본 글렌 스코샤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었던 듯.

 

딱 익힌 음식이 먹고 싶을 때쯤 생선 탕수가 나왔다.

 

살을 거칠게 발라 주셔서 큼지막하게 먹기 딱 좋았다.

 

이건 이름이 뭐였더라... 어쨌거나 맛있었다.

 

바삭한 새우튀김도 몇 마리 먹고... ㅋ

 

이건 완연한 밥도둑... 하지만 공깃밥을 시키기엔 너무 배가 불렀다.

 

그리고 민어 내장들. 하나하나가 진정 일미였다. 특히 맨 왼쪽 위장은...

 

이건 웬 담금주... 인가 싶었던 조니 워커 스윙. 병이 파손돼 페트병에 옮겨 담아뒀다고 한다. 상당히 편안하고 부드러운 술. 이 나이쯤 되니 부드럽고 순한 게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BlackAdder, Raw Cask The English St. George's Distillery 10 yo. 향긋한 꽃과 달콤한 노란 과일, 버번 숙성 특유의 깔끔한 피니시. 처음엔 강한 피트 위스키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입에 넣으니 피트가 빠르게 달려 나온다. 처음엔 강한 알코올 타격감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한 느낌. 알쓰도 핏쓰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인 듯.

 

충무김밥 스타일의 식해와 꼬마김밥. 식사로도 안주로도 좋을 듯,

 

해장을 위해 국물도 한 그릇 마시고,

 

SMWS, Blackbeard's Booty(66.238). 피트 풍미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보틀이다. 하지만 지배적인 풍미는 아니라 다른 풍미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그 결과는 단짠 디저트, 쏠티드 캐러멜과 같은 풍미에 밸런스가 좋고 편안하다.

 

사려다 안 산 보틀인데, 샀어도 후회는 안 했을 듯.

 

Ledaig 18 yo, Benromach vintage 2014 등 마지막쯤에 마신 건 간단한 메모조차 하지 않았다. 다 좋은 위스키들이었는데... 기분 좋게 마셨음 됐지 뭐ㅋ

 

<킹스맨>에 등장하는 위스키라는 Old Forester Statemam. 보틀 셰입과 레이블을 봐도 신경을 많이 쓴 게 느껴진다. 장소를 이동하기 직전 급하게 마셨음에도 감탄이 절로 나왔는데, 기억은 scene missing.

믿고 맡기는 대피소 번개. 이런 자리엔 빠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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