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이어 10월에도 흥미로운 SMWS 보틀이 보여서 2병 구매했다. 9월에도 한 병 샀지만 그건 평범(?) 하니 건너뛰고..
흥미로운 보틀이라 함은 기본적으로 싱글 캐스크 스트렝쓰인 SMWS의 일반적인 포맷을 벗어났다는 의미.
레이블부터 엄청 화려하다. 텍스트만 가득한 일반 SMWS보틀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
정보를 찾으러 SMWS.com에 들어가 봤더니, 메인 배너에 구매한 보틀 중 한 병이 떡 하니 걸려 있다. 요즘 밀고 있는 듯. 그도 그럴 것이, SMWS 멤버십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팔 위스키가 점점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싱글 캐스크에 캐스크 스트렝스로 출시하면, 한 캐스크에서 출시할 수 있는 보틀은 많아야 300병 남짓이다. 작은 캐스크는 200병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싱글 캐스크 위스키만 만들어서는 전 세계를 커버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아예 이렇게 싱글 몰트 스몰 배치 & 블렌디드 몰트(Single Malt Small Batches & Blended Malt) 카테고리를 별도로 만들어 놓았다.
내가 구매한 두 병이 나란히 똭!
첫 보틀은 언더워터 바비큐(UNDERWATER BARBECUE). 버번 배럴(Bourbon Barrel)과 아메리칸 & 스패니시 오크 올로로소 혹스헤드(American & Spanish Oak Oloroso Hogshead)에서 12년 숙성했다. 알코올은 50%로 가수를 한 듯.
레이블이 진짜 어이없는 게 대왕문어가 바닷속에서 바비큐를 해 먹고 있다ㅋㅋㅋ
싱글 몰트가 아닌 블렌디드 몰트(Blended Malt)로, 오크니(Orkney) 섬과 아일라(Islay) 섬의 싱글 몰트를 블렌딩 했다. 이에 걸맞게 설명 또한 짭짤한 바다의 뉘앙스와 바비큐가 끝난 뒤의 훈연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고. 피트 위스키 마니아를 위한 보틀이라고 하니, 피트 레벨이 제법 높을 것 같다. 사용한 배럴 종류를 보면 각 섬에서도 한 증류소가 아니라 여러 증류소의 위스키를 섞은 것 같다.
두 번째 보틀, 스패니시 스플렌더(SPANISH Splendour). 리필 버번과 퍼필 올로로소 혹스헤드(refill Bourbon & 1st fill Oloroso Hogsheads)에서 10년 숙성했다. 알코올은 역시 50%. 요 시리즈들은 알코올 함량을 50%로 균일하게 가져갈 생각인가 보다.
레이블에는 역시나 이름과 위스키의 풍미를 대변하는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요건 그래도 싱글 몰트, 그러니까 한 증류소의 원액으로 만든 거다. 증류소 넘버가 나와 있지 않아 어느 증류소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이랜드(Highland)에 위치한 증류소라고.
전반적인 인상은 스페인의 어느 한 빵집에서 호화로운 간식을 달콤하게 즐기는 느낌'이라고. 공식 테이스팅 노트는 트러플 초콜릿, 럼에 절인 건포도, 버터스카치, 포트와인에 끓인 자두의 사치스러울 정도로 풍부한 향. 입에서는 절제된 단맛과 간이 살짝 베인 꿀을 곁들인 오렌지 케이크의 풍미, 바삭바삭하고 캐러멜화된 껍질로 감싼 감귤, 계피 풍미. 이후 플랑 스타일의 계란과 우유 커스터드에 자두를 곁들인 케이크 뉘앙스.
호불호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스타일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타격감 있는 높은 도수의 위스키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SMWS에서 이런 컨셉의 위스키가 나오는 것에 거부감은 없다. 꼭 싱글 캐스크일 이유도 없을 것 같고.
그런데 캐스크 스트렝쓰도 아닌 10-12년 숙성 위스키 가격이 20만 원 전후에 형성되는 건 좀 비싸지 않나 싶다. 물로 희석도 했고, 캐스크든 증류소든 블렌딩을 해서 생산량을 늘렸으면 가격 또한 그에 맞게 낮춰야 되는 거 아닌가. 비슷한 숙성 연한의 CS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만큼 맛과 품질에 자신이 있는 걸까.
이제까지는 예쁜 레이블과 새로운 스타일에 혹해서 무지성 구매를 했다면, 다음번에 이런 보틀이 또 아웃턴에 나오면 그땐 좀 신중하게 구매해야겠다. 그리고 내년 SMWS 재가입도 신중히 고민해야 할 듯. 일단 가입하면 뭐라도 사려고 하게 되니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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