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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보타르가(Bottarga)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5. 1. 9.

압구정 보타르가에 ㅇㅇㅇㅅㅇ의 핵심 멤버들이 좋은 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와인은 각자 지참했는데, 맨 오른쪽과 맨 왼쪽이 내가 준비한 것.

 

맨 오른쪽은 사실 와인이 아니다. Copenhagen Sparkling Tea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무알콜 와인 컨셉으로 만든 '차'다.

 

 

타이거인터내셔날, Alcohol Free '코펜하겐 스파클링 티' 2종 출시 - 와인21닷컴

SPC그룹에서 운영하는 와인사업부 타이거인터내셔날이 북유럽 기술 혁신과 아시아 전통 차(茶)의 결합으로 탄생한 무알콜 '코펜하겐 스파클링 티' 2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www.wine21.com

심지어 훌륭한 와인 포트폴리오를 지닌 타이거인터내셔널에서 수입한다. 개발자는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던 소믈리에이며, 주요 공급처도 미슐랭급 레스토랑과 럭셔리 호텔들이라고.

 

'Copenhagen Sparkling Tea Company BLA'는 재스민, 베르가못, 향긋한 플로럴 아로마, 핵과와 베리 풍미가 화사하게 드러난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부드러운 버블과 우아한 질감, 그리고 입 안에서의 구조감. 무알코올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허전함이나 심심함이 없다. 이 정도면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지만 와인이 생각날 때 충분히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날의 스타터로서도 더할 나위 없었음.

 

포도과즙을 베이스로 실버 니들 백차 19%, 자스민 녹차 14%, 시트러스 녹차 13%, 레이디 그레이 홍차 9%, 얼그레이 홍차 8%, 다즐링 홍차 3%, 아쌈 녹차 2%, 애플민트 잎 등 다양한 차를 블렌딩해서 복합적인 풍미를 만들어냈다. 레몬주스는 풍미와 산미를 더하는 역할인 듯.

실제로 모인 분들에게 평이 상당히 좋았다. 다들 와인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인데, 무알코올인 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입에서의 구조감이 훌륭하고 풍미 또한 복합적이라는 것. 개인적으로는 산미가 조금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마음에는 들었다. 문제는 4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 2만 원대라면 종종 마실 것 같은데 말이지.

 

빵과 함께,

 

첫 와인은 동 페리뇽.

 

Champagne Dom Perignon 2015. 

 

8년 숙성하고 최근 출시된 러닝 빈티지다. 돔 페리뇽은 원래 10년 이상 숙성하고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 빈티지들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지난번에 마셨던 2013도 그렇고 바로 마셔도 넘나 맛있다.

 

생굴과도 넘나 잘 어울리는 것...

 

간만에 먹는 석화가 아주 실하다.

 

대방어와도 굿.

 

두 번째 와인은 화이트 와인. 허스키(HUSKI)는 와인병 보냉 패키지인데, 최장 5시간까지 온도가 유지된다고 한다.

 

내용물은 Marques de Murrieta, Capellania 2019 Rioja. 현지에서 테이스팅 한 후 핸드 캐리 해 오신 거라고.

 

처음엔 새 오크 뉘앙스가 넘나 강하다는 생각이었는데, 마셔 보니 우아한 흰 자두와 백도 풍미, 은은한 레몬 제스트 힌트가 너무나 곱게 드러난다. 마치 야리야리한 귀부인이 강철 갑옷을 입고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이랄까. 잘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의외로 아주 잘 어울린다.

비우라(Viura) 품종 100%를 콘크리트에서 발효 후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23개월 숙성했다. 한국에는 아직 미수입이라고.

 

시금치와 함께 구운 석화.

 

시금치와도 아주 잘 어울리는구나~

 

앞의 동그랗게 반 자른 것이 표고인 줄 알았더니 감자였다ㅋㅋㅋㅋ

 

Domaine Alain-Maurice Gavignet, Echezeaux 2011. 레이블의 무늬(?)는 원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와인이 새서 묻은 거라곸ㅋㅋㅋㅋ 너무 잘 어울려서 원래 디자인인 줄 알았다.

 

영국 유학 시절에 구매한 걸 보관하셨다는데 뭔가 자신을 확 드러내지 않는 느낌. 시기가 안 되었다기보다는 상태가 살짝 메롱하거나 보관/운반 상태가 좋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은은한 earthy함과 버섯 뉘앙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명확히 드러나는 잘 익은 딸기 풍미는 일품이었다.

 

파스타 2종.

 

이 집의 시그니처인 보타르가 파스타. 이건 바다맛이 강해서 남은 화이트 와인 & 스파클링 티와 곁들여 먹었다.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카넬로니. 요거 일미였음.

 

조금씩 덜어다 먹어도 맛이 진해서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는.

 

풍기 파스타. 요거 에세조와 페어링 오졌다.

 

트러플을 곁들인 채끝 스테이크도. 

 

버섯들의 풍미가 에세조의 버섯 뉘앙스와 아주 잘 어울린 듯.

 

하지만 쇠고기와 함께라면 산지오베제(Sangiovese)도 밀릴 수 없지.

 

Cantina del Redi, Briareo Vino Nobile di Montepulciano Riserva 2017. 역시 현지에서 핸드 캐리해 온 와인인데, 아직 살짝 터프한 느낌이었지만 고기와는 잘 어울렸다. 산지오베제를 중심으로 양조해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 후 병입해 6개월 추가 안정화를 거쳤다.

 

스테이크 한 접시 추가 ㅋㅋㅋ 사실 보타르가 파스타도 한 접시 추가했음ㅋㅋㅋㅋㅋ

 

디저트 와인. Nik Weis(St. Urbans-Hof), Goldtropfchen Auslese. 원래 10년 이상 셀러링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열게 되었다. 적당한 당도와 산미, 부담 없는 알코올로 마지막을 장식하기 제격이다. 단아한 과일 풍미와 영롱한 미네랄리티 또한 매력적.

우리나라에서 디저트 와인은 진한 단맛의 귀부와인보다 독일의 아우스레제 정도가 환영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론 이날의 멤버들은 귀부 와인도 좋아하는 분들이지만 ㅋㅋㅋ

 

한독와인인데 이런 백레이블이니 왠지 어색... ㅋㅋㅋ

 

디저트는 수제 바닐라 아이스크림... 아주 꾸덕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베제카 올리브 오일을 뿌리니 핵꿀맛 ㅋㅋㅋ 역시 좋은 레스토랑은 좋은 재료를 쓰시는구나...

 

준비해 간 생일 케익으로 마무리. 더할 나위 없는 모임이었다. 오랜만에 스트레스가 확 풀렸달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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