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겔로 프리오르 트리펠(Tongerlo PRIOR Tripel). 수입사 표기로는 통겔로 프라이어 트리펠이다.
지난 주에 마셨던 통겔로 블론드와 같은 라인업. 알코올 함량은 1.5배 높지만 유사한 스타일의 강화 버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벨기에(혹은 벨기에 스타일) 맥주들에서 자주 보이는 용어들이 블롱드(Blond), 브륀(Bruin), 두벨(Dubbel), 트리펠(Tripel)과 같은 용어들인데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먼저 두벨은 말 그대로 두 배(double)의 의미. 마찬가지로 트리펠은 세 배(triple)의 의미다. 원래 수도원에서 일상 소비용으로 양조하던 Enkel(single)의 풍미와 알코올을 강화한 것이 바로 이들이다. 그렇다고 알코올이 2배, 3배로 가는 것은 아니고 그보다는 조금 낮게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트라피스트 비어나 에비 비어를 포함한 벨기에 맥주 양조장의 기본 라인업에 대부분 포함되는 스타일이다.
두벨은 맥아 풍미와 과일 풍미, 단맛과 바디감이 어우러지는 비교적 짙은 빛깔의 맥주다. 반면 트리펠은 두벨보다 좀 더 알코올은 높지만 드라이한 편이며 컬러도 밝고 맥아 풍미 또한 덜한 경우가 많다. 블롱드는 일반적으로 두벨의 밝고 가벼운 버전, 브륀은 두벨고 기본적으로 유사하며 비슷한 의미로 혼용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설명이 길었다. 이놈의 설명충 기질-_-
Met Hergisting in de Fles / ReFermentee en Bouteille. 둘 모두 병에서 (2차) 발효를 했다는 의미다. 이 역시 블롱드와 마찬가지로 효모와 함께 병입 후 2주간 섭씨 22도에서 보관한 후 18개월 이상 2차 발효를 진행했다.
통겔로 블롱드와 같이 통겔로 수도원으로부터 인증받은 애비 맥주이며 병에서 2차 발효를 해 향과 풍미가 뛰어나다고 씌여 있다. 권장 음용 온도는 섭씨 7도, 알코올 볼륨은 9%. 재료는 정제수, 보리 맥아, 포도당 시럽, 포도당 과당 시럽, 밀맥아, 설탕, 호프, 고수, 오렌지 껍질, 효모 등이 쓰였다.
애비 비어를 인증하는 로고. 한국어 백 레이블을 오리지널 백 레이블을 피해 부착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 수입사에 응원의 박수를! 짝짝짝!!
잔은 리델 베리타스 비어 글라스를 사용. 벨기에 맥주와 라거 용으로 애용한다. 나름 조심스럽게 따랐는데 기포가 폭발적으로 올라온다. 음... 덕분에 질이 좋지 않은 헤드만 잔뜩 쌓였다ㅜㅜ
Haacht Brewery, Tongerlo Prior Tripel / 통겔로 프라이어 트리펠
비교적 밝은 금색이지만 효모까지 다 따르고 나면 약간의 호박색 뉘앙스도 있다. 헤드는 상당히 풍성하지만 성글게 쌓이는 편. 나중에 스월링을 하니 곱게 올라오는 걸 봐선 내가 잘못 따랐을 수도 있다. 특유의 에스테르와 정향이 전반적인 아로마를 주도하며 뒤이어 가볍게 톡 쏘는 스파이스와 홉 향도 드러난다. 한 모금 마시면 강한 알콜이 슬쩍 내비치지만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은근한 과일 맛을 중심으로 감도는 플로럴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왠지 아쉬움이 느껴졌다. 풍미는 블롱드와 유사한데 알코올만 더 강해져 밸런스가 깨진 느낌이랄까. 혹은 지난 번 통겔로 블롱드를 맛있게 마셔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일까. Haacht도 레페(Leffe) 처럼 생산량이 많고 대중적인 브루어리인 듯 하던데 딱 그런 스타일의 한계인 걸까. 가성비는 나쁘지 않지만 그 이상은 아닌. 그래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마셔볼 이유는 충분할 것 같다. 나라면 물론 블롱드를 선택하겠지만.
마지막 남은 브륀(Bruin)은 어떤 인상을 남길지. 최근 나의 입맛이 벨지언 에일 계열에 적응해 가는 듯 싶다. 예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벨지언 에일들을 즐기는 느낌. 기대된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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