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mpagne Roland Champion, Carte Noire 2013 / 샴페인 롤랑 샹피옹, 카르트 누아르 2013

자고로 한반도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LA갈비를 먹는 아름다운 풍습이 있었습니다. (아님)

 

샴페인과 함께.

 

샹파뉴 롤랑 샹피온, 카르트 누아르 2013(Champagne Roland Champion, Carte Noire 2013). 아들냄 생빈이라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빈티지다. 영어식으로 읽으면 롤랜드 챔피언 정도 될 텐데, 이게 불어다 보니 발음에 가깝게 한글로 표기하려면 홀란 샹피옹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일단 표기는 롤랑 샹피온으로..

롤랑 샹피온은 스페셜 클럽(Special Club) 샴페인을 만드는 클럽 크레소 드 샹파뉴(Club Tresors de Champagne)의 멤버인 24개 생산자 중 하나다. 샹피온 가문은 18세기부터 샹파뉴에서 포도를 재배했다. 처음에는 수확한 포도를 모두 네고시앙에게 판매했으나 1929년 앙드레(Andre) 때부터 직접 샴페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와이너리를 발전시킨 것은 아들인 롤랑으로, 1951년 이름을 롤랑 샹피온으로 바꾸었다. 1970년대 초반 그의 아들 프랑수아(François)가 합류해 와인메이커로 일하고 있다. 현재는 프랑수아의 딸들인 카롤(Carole)과 클레멘스(Clémence)도 참여해 4대를 이어 오고 있다. 보유한 포도밭은 14헥타르로 재배 품종은 샤르도네 70%, 피노 누아(Pinot Noir) 10%, 뫼니에(Meunier) 20% 다. 

포도는 2주 동안 40여 명의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수확한다. 수확 당일 공압식 프레스를 사용해 압착하는데, 공기 접촉으로 인한 산화를 막아준다. 알코올 발효 및 젖산발효 후 블렌딩을 하는데, 각각의 테루아 및 포도 품종을 구분해 혼합한다. 포도밭의 특정 구획에서는 스페셜 클럽 등 스페셜 뀌베를 위한 와인을 선택한다. 병입 후 논빈티지는 최소 15개월, 빈티지는 최소 3년 숙성하는데, 샤르도네로 만드는 프레스티지 샴페인의 경우 논 빈티지는 20~36개월, 빈티지는 4년 이상 숙성한다. 

 

백레이블에 주요 정보가 다 적혀있다. 그랑 크뤼 마을인 슈이(Chouilly)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100%로 양조한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샴페인이다. 블랑 드 블랑인데 레이블은 검은색이고 이름도 까르뜨 누아르, 그러니까 검은 카드란 뜻이다. 2014년 7월 병입해 2021년 1월 데고르주멍을 진행했다. 2차 발효와 함께 약 6년 반을 효모 잔여물(lies)과 함께 숙성한 것. 도자주는 리터 당 4g으로 당도로 따지면 익스트라 브뤼(Extra Brut) 급이다.

 

따를 때부터 촘촘한 버블을 타고 구운 빵 같은 이스트 풍미가 구수하게 드러난다. 거기에 곁들여지는 완숙 황도와 천도복숭아 풍미, 신선한 버터 힌트. 입에 넣으니 크리미한 질감과 시트러스 산미와 함께 잘 익은 과일의 달콤한 뉘앙스가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드라이한 미감 덕에 여운은 깔끔하다. 잘 익은 샴페인의 미덕을 제대로 보여준다.

레이블 불량으로 할인하는 걸 한 병만 구매했는데, 더 살 걸 그랬다. 아직 남아 있으려나...  

 

고기가 남아 오픈한 Chateau Les Pins 2015. 3년 전쯤 2014 빈티지를 마셨는데, 그때도 좋았지만 2년 더 숙성한 2015 빈티지는 정말 딱 먹기 좋은 상태였다. 타닌은 둥글둥글하게 익었고, 과일 풍미와 숙성 부케의 밸런스가 최상의 밸런스를 이룬다. 모인 사람 모두가 감탄을 내질렀을 정도. 

 

시중에서 만난다면 꼭 마셔 볼 만한 가성비 와인. 강추!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