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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Domaine Gilbert Picq, Chablis 2022 / 도멘 질베흐 삐끄, 샤블리 2022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5. 1. 28.

설 연휴의 첫 와인, 도멘 질베흐 삐끄 샤블리(Domaine Gilbert Picq Chablis).

도멘 질베흐 삐끄는 샤블리 중심에서 3km 정도 남쪽의 작은 마을 시셰(Chichée)의 가족 경영 도멘이다. 현재는 질베흐의 아들들이 운영하고 있는데 디디에(Didier)가 양조, 파스칼(Pascal)이 포도 재배를 담당한다. 햇볕을 잘 받는 경사지에 위치한 13 헥타르의 포도밭들은 대부분 키메리지안(Kimmeridgian) 점토질 토양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포도밭을 경작해 왔기 때문에 올드 바인의 비율이 높으며, 샤블리의 떼루아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 

 

포도밭은 뤼트 레조네(Lutte raisonnée) 방식으로 관리해 화학 제품 사용을 최소화한다. 당도와 산도가 균형 잡힌 포도를 엄선해 수확하기 때문에 수확량이 적다. 또한 작은 구획 별로 다양한 퀴베를 생산하기에 와인이 유래한 떼루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발효는 포도에 붙은 자체 효모를 사용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진행한다. 모든 양조 과정에서 오크통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산화황도 최소한만 사용한다. 때문에 전통적인 샤블리의 영롱한 미네랄과 섬세한 산미, 투명한 과일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의 윌리엄 켈리(William Kelley)는 도메인 질베흐 삐끄를 "샤블리에서 가장 훌륭한 곳 중 하나이며, 찾아서 마실 가치가 있는 집중력 있고 예리한 샤블리의 원형이라고 평가했다.

 

맛을 보니 한마디로 '잘 만든 샤블리의 전형'이다. 신선한 허브 향과 레몬 필 같이 상큼하게 톡 쏘는 스파이스, 흰 자두 같은 핵과 풍미와 부싯돌 같은 미네랄 뉘앙스가 조화롭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레몬 같이 새콤한 산미와 함께 적절한 핵과 풍미가 과하지 않게 드러나며, 탄탄한 구조감이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향긋한 흰 꽃 향기가 은은하게 드러나 매력을 더한다. 샤블리 러버라면, 오크 숙성을 하지 않은 화이트 와인을 좋아한다면 꼭 마셔 볼 만한 와인. 언덕에 위치한 키메리지안 토양의 12개 구획에서 뤼트 레조네 농법으로 재배한 샤르도네를 사용해 배양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및 숙성한 후 정제 없이 가볍게 필터링해 병입한다.

연어, 꼬막, 도토리묵 등과 함께 마셨는데 그럭저럭 잘 어울렸다. 굴이나 가볍고 신선한 해산물 등과 마셔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꼭 그러지는 않아도 될 듯.

 

추사 40으로 입가심. 다시 마셔 봐도 잘 만든 사과 브랜디다. 생산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조금 더 떨어진다면 팬이 훨씬 더 많아질 술.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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