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리단길에 위치한 소담서울. 콜키지 프리라 와인 마시기 좋은 고깃집이다.
요즘 핫한 용리단길 중심,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딱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차장도 이렇게...

입구도 고급스럽고 예쁘다. 동네가 동네이니만큼 브랜딩에 신경을 많이 쓰신 듯.

내부, 개별 공간이 파티션으로 구분돼 있어 다른 팀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8명 정도가 들어가는 룸과 12명 수준의 단체석도 있어 다양한 규모의 모임을 하기에 딱 좋을 듯. 무엇보다 콜키지가 프리이기 때문에 부담이 확 줄어든다. 고깃값도 저렴한 편이라 더욱.

참숯이 아닌 건 좀 아쉽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할 만하다.

계속 리필되는 반찬. 깔끔하고 맛있다. 테이블의 모니터를 통해 쉽게 받을 수 있다.

마신 와인 세 병. 스파클링과 화이트 와인을 위한 아이스버킷은 따로 없었지만, 고맙게도 플라스틱 버킷에 얼음을 담아주셨다.

첫 와인은 Champagne Dore, Ludes Premier Cru Cuvee Origine. 갓 구운 빵처럼 구수한 향이 풍성하게 드러나며, 상큼하면서도 부드러운 레몬 커드 뉘앙스, 크리미한 질감을 타고 드러나는 완숙한 핵과 풍미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맛있는 샴페인이었다. 싱그러운 산미는 부담스럽지 않게 정제돼 있어 그냥 마시기도, 음식과 곁들이기도 딱 좋다. 처음 마셔보는데 눈에 띈다면 꼭 구매할 듯.

백레이블에 자세한 정보가 적혀 있다. 메조 도레(Maison Dore)는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의 프르미에 크뤼 마을 뤼데스(Ludes)에서 지속 가능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는 RM 샴페인 생산자인 듯싶다. 뀌베 오리진은 샤르도네(Chardonnay) 50%, 피노 누아(Pinot Noir) 40%, 뫼니에(Meunier) 10%를 블렌딩 했으며, 지하 셀러에서 4년 이상 숙성한다. 데고르주멍 후 6개월 이상 안정화해 출시한다. 어쩐지... 이스트 향이 풍성하다 했더니 역시나 병입 숙성 기간이 길다.

한우 육회와 함께 냠냠.

일행 중 노른자 섞은 육회가 싫다는 사람이 있어 일부는 노른자를 쓰지 않았는데, 노른자를 안 섞은 게 훨씬 맛있다. 노른자가 고기맛을 가리는 느낌이랄까. 비린 느낌이 없어서 와인이랑도 잘 어울리고. 고기가 좋으면 굳이 노른자는 필요 없는 것 같다.

두 번째 화이트. 요것도 처음 보는 와인이다.

50년 이상 수령 올드 부시 바인(Old Bush Vine)에서 수확해 만드는 남아공 슈냉 블랑(Chenin Blanc).

백레이블의 정보가 충실하다. 손 수확한 포도를 줄기를 제거해 파쇄 및 압착한 후, 부유물 제거를 통해 정제한다. 알코올 발효 후 배럴로 옮겨 자연스럽게 젖산발효를 진행하며 10개월 동안 숙성한다. 사용한 배럴의 용량과 숫자까지 명기해 놓은 게 흥미롭다.

일단 컬러가 진한 골드 컬러다. 향을 맡으니 진한 오크 바닐라와 함께 완숙한 핵과, 오렌지 잼 같은 과일 풍미가 진하게 드러난다. 재스민 티 같은 플로럴 허브와 은근한 미네랄도 드러나는 듯. 입에서도 이런 느낌은 이어지는데 풀 바디에 구조감이 좋으며, 산미는 강하지 않지만 적당히 드러나 입맛을 돋운다. 그런데 마실 수록, 온도가 오를수록 오크 뉘앙스가 도드라진다. 많이 마시면 물릴 스타일이라 메인요리나 치즈 같은 것과 페어링 해서 1~2잔 정도 마시는 걸 추천.

그런데 와인 이름은 무엇? 레이블 전면엔 삽화만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름을 알기 어렵다. 산재된 정보들을 봐도 뭐가 생산자고 뭐가 와인 이름인지 헷갈리긴 매한가지. 검색해 보니 Orpheus and The Raven, Chenin Blanc 2022. 일단 이름은 좀 전면에 좀 배치해 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생갈비 400g. 상등급의 LA갈비를 두툼하게 잘라 굽기 좋게 정형한 느낌이다.

탱글하고 쫀득한 식감이 아주 괜찮다. 뼈 근처의 쫄깃한 식감도 좋고. 살살 녹는 고기는 아니지만 식감만으로 충분히 훌륭하다. 천천히 구워서 먹으니 와인 안주로 딱임.

두 번째는 갈빗살. 처음 먹어보는 거라 양념 아닌 것과 양념을 하나씩 시켰다.

음... 이건 소소. 나쁘진 않지만, 생갈비를 더 먹는 게 나을 것 같다.

요건 매콤 뚝배기리조또. 요것도 심하게 맵지 않아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여기 오면 한우 육회와 생갈비, 그리고 다른 사이드 디시들을 잘 활용해서 먹는 게 좋을 듯.

마지막 와인은 레드. L'Aurage 2016 Castillon Cotes de Bordeaux. 농익은 검은 체리 풍미를 제법 강한 오크 뉘앙스가 감싼다.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참 안 좋아할 스타일인 것 같은데, 실상은 넘나 맛있었다. 입에 넣는 순간 벨벳 같이 부드러운 타닌과 섬세한 산미가 매력적인 하모니를 이루며, 농익은 자두, 검붉은 베리 풍미와 함께 감칠맛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분명 구조감이 좋고 바디도 미디엄 풀 이상으로 풍성한 편인데, 인상은 가볍고 편안하다. 14.5%라는 제법 높은 알코올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모든 요소가 풍성하지만 과하게 들이대지 않고 제자리에서 자신의 역할만을 충실히 수행하는 느낌이랄까. 블렌딩 비율은 메를로(Merlot) 90%,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

도멘 드 로라주(Doamine de L'Aurage)는 꼬뜨 드 부르(Côtes de Bourg)의 록 드 깡브(Roc de Cambes)와 함께 도멘 테르트르 로트뵈프(Domaine Tertre-Roteboeuf)의 소유주 프랑수와 미차빌(François Mitjaville)의 관계 와이너리로 알려져 있다.
도멘 드 로라주는 아들 루이 미차빌(Louis Mitjaville)과 그의 아내 카롤린(Caroline)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레이블 하단에 루이의 애칭 Loulou와 Caroline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는 것. 이 와인이 테르트르 로트뵈프와 스타일 상 유사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수준 높은 와인인 건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에 만난다면 재구매 의사 확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시니 더할 나위 없었다. 이후 삘 받아서 오랜만에 2차에 간 건 안 비밀~

소담서울... 조만간 와인 들고 재방문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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