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샴페인 전문 수입사' 아베크뱅(AVEC VIN). 한국 시장에 소개되지 않은 뛰어난 와인이나 숨겨져 있던 양질의 샴페인을 발굴해 소개해 온 작지만 강한 수입사다. 대표님은 청담동의 '소풍'이라는 고기집도 운영하고 있다.
아베크뱅에서 수입하는 네 생산자의 총 여섯 샴페인을 맛보았다.
각자 다른 생산자의 샴페인을 먼저,
그리고 아베크뱅의 양세열 대표님이 특히 애정하신다는 뱅샹 샤로(Vincent Charlot)의 세 가지 샴페인을 이어서.
소개자료를 담은 봉투부터 멋들어진다.
스타일이 샴페인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듯, 소개자료부터 이런 세심함을 느끼면 와인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게 된다. 홈페이지도 보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다.
동봉된 생신자 카드 또한 매력적이다.
샴페인 주노 호방(Champagne Jeaunaux Robin). 뒷면엔 해당 생산자의 특징을 키워드로 적어두었다.
탈뤼 생 쁘리(Talus Saint Prix). 랭스(Raims)와 에페르네(Epernay) 남서쪽 마른(Marne)에 위치한, 주민이 채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다. 주노 호방은 오가닉&비오디나미(Organic & Biodynamic) 농법으로 재배하는 매우 클래식한(Very Classic)한 생산자.
샴페인 페르낭 딜(Champagne Fernand Thill).
그랑 크뤼 베르지(Grand Cru Verzy). 베르지는 몽따뉴 드 랭스(Montagne de Raims)에 위치한 마을로 포도밭 전체가 그랑 크뤼로 구성되어 있다. 가성비 좋고(Value for the price) 아로마틱(aromatic)한 와인을 만든다.
레 샴페인 뒤 샤토 다비즈(Les Chamapgne du Chateau d'Avize)의 빅터 드라비니(Victor Dravigny). 빅터 드라비니는 샴페인 최초의 플라잉 와인메이커로 샹파뉴 기법(Methode Champenoise)을 전 세계에 전파한 인물이다. 샤토 다비즈에서는 그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빅터 드라비니 라인업을 출시했다.
무슈 제스탕(Monsieur Jestin). 그는 프랭크 파스칼(Frank Pascal), 조르쥬 라발(George Laval), 다비드 레클라빠(David Leclapart) 등에게 컨설팅을 하는 샹파뉴의 저명한 양조자다. 샤토 다비즈의 실질적인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품질 대비 적절한 가격(reasonable)의 피네스(finesse)가 좋은 와인을 만든다. 샤토 다비즈가 위치한 곳은 셀로스네 집 바로 앞으로 2010년부터 러시아 자본이 투입된 NM이다. 대규모 생산자이지만 조만간 비오 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샴페인 샤를로 따누(Champagne Charlot Tanneux). 샤를로는 부계, 따누는 모계 쪽 성(姓). 정작 레이블에는 현재 샴페인을 만드는 뱅상 따누(Vincent Tanneux)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샴페인의 라이징 스타(rising star) 중 하나인 그는 100% 비오디나미(100% Biodynamic) 농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토양에 천착하는 토양의 장인(Artisan du Sol)이다.
이집의 셀러에는 다양한 올드 빈티지가 제법 존재하는데 기분 나는 대로 데고르주망을 한 후 판매한다고(진짜?). 익스트라바간트(Extravagant) 같은 와인은 매년 독특한 퀴베가 나오는데 빈티지의 차이가 반영되었다기보다는 정말 다 다른 와인이 나온단다. 일반적인 샴페인 하우스는 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기에 조금은 특이하다. 때문에 이건 완전히 다른 와인이 아니냐고 클레임을 건 적이 있었는데 '(승질을 내면서) 싫으면 사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오크 터치를 가볍게 주는 편인데 샤르도네 숙성용 배럴은 샤토 페이게로(우리가 아는 그 Chateau Puygueraud 인가?)에서, 피노 숙성용 보틀은 샤토 메네(Chateau Meyney)에서 가져온단다. (오크를 가져오는 샤또 이름에 대해서는 아베크뱅 대표님께 정확히 확인해얄 듯) 올드 바인의 포도에서 소량의 포도만을 수확하여 한 그루 당 샴페인 1병 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100% 비오 방식을 고수하며 유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과 필터링을 하지 않는다.
샴페인 시음.
1st Flight 3종... 좌측부터 주노 호방, 페르낭 딜, 빅터 드라비니(로제).
2nd flight는 샤를로 따누의 세 와인.
Chaampagne Jeaunaux Robin, Fil de Brume Brut NV / 샴페인 주노 호방, 필 드 브륨므 브뤼 NV
Champagne Fernand Thill, Grand Cru Brut 2008 / 샴페인 페르낭 딜 그랑 크뤼 브뤼 2008
가벼운 산화 뉘앙스와 이스트 풍미의 탑 노트. 입에 넣으면 크리미한 질감에 머스키한 포도, 자두 과육 풍미에 약간의 캬라멜 시럽 같은 달콤한 느낌이 남는다. 둥근 미감에 구조감은 편안하며 여운이 고혹적으로 남는다. 샤르도네 70%, 피노 누아 30%.
Champagne Victor Dravigny, Hommage Brut Rose NV / 샴펭인 빅터 드라비니 오마주 브뤼 로제 NV
반짝이는 구리빛 핑크 컬러에 잔잔한 기포. 토스티한 향, 붉은 베리 껍질, 라즈베리, 핵과 풍미에 크리미 뉘앙스. 편안하고 친근하며 심플한 만큼 명확하다. 이 퀴베는 메쏘드 상파뉴 기법을 전세계에 전파한 빅터 드라비니에 대한 오마쥬라고. 샤르도네 85%, 피노 누아 15%.
아래 셋은 뱅상 샤를로의 샴페인들.
Champagne Vincent Charlot, La Fruit de ma passion Extra Brut NV / 샴페인 뱅상 샤를로 라 프뤼 드 마 빠숑 익스트라 브뤼 NV
Millesime 2011.
Champagne Vincent Charlot, L'Or des Basses Ronces Extra Brut 2011 / 샴페인 뱅상 샤를로 로흐 데 바스 홍스 익스트라 브뤼 2011
2,300병 중 387번째 보틀이며 데고르주망은 15년 8월 진행했다. 나머지 불어는 알아서...
Champagne Vincent Charlot, Clos des Futies Extra Brut 2009 / 샴페인 뱅상 샤를로 끌로 데 푸티에 익스트라 브뤼 2009
배, 사과, 모과 힌트, 마른 김과 허브 등 세이버리한 뉘앙스가 아주 가볍게. 입에 넣으면 크리미한 질감에 꿀 같이 달콤한 뉘앙스(극히 드라이한 exta brut인데!)가 드러나며 핵과 씨앗 같은 가볍게 쌉싸름한 느낌에 정향 힌트도 더해진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영롱한 미네랄과 함께 화사한 꽃 향기가 피어난다. 대표님도 끌로 데 푸티에가 매우 플로럴한 스타일이라 볼이 넓은 샤르도네 잔에 서빙했다고 언급하셨다. 그런데 이날 상태는 베스트는 아닌 것 같다며 아쉽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상당히 괜찮았음.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절반씩 블렌딩.
언제나 반가운 통나무 같은 외관의 빵. 맛있는 데다 딱 배고플 때 나오기 때문에 많이 먹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해야 함;;;
닭간 빠떼를 바삭한 빵(?)에 발라서. 이거 정말 일미다. 다음에 또 먹고 싶음.
대하튀김.
요 소스가 진정 쉐프의 킥.
문어.
다양한 파스타들. 요건 대파 파스타라고;;
후추파스타... 다 맛있지 뭐. 접시 돌려 가며 열심히들 먹었음.
이런 상태가 될 때 까지 사진도 못 찍고...
고기 파스타 뒤로
진짜 고기도 드시고. 디저트 사진은 어디 갔을까....
ㅅㅈ누나와 아베크뱅 양세열 대표님 덕분에 좋은 음식과 함께 좋은 샴페인들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시중에서 쉽게 보긴 어려우니 기회가 된다면 소풍에서 질좋은 고기와 함께 마셔 보고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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