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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유니크 코리안-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 이테르(iter)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5.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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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21 송년회로 방문한 명동 이테르(iter).

 

명동이라고 했지만 시청역에서 가깝다. 도보 5분 이내 거리.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은근 어렵다. 입구에는 다국어로 된 메뉴판이 붙어 있음.

 

예약한 룸 앞에 커다란 디스플레이 셀러가 있다. 슬쩍 봤는데 샴페인과 화이트 와인이 대다수. 한식-이탈리안 퓨전 컨셉을 생각하면 괜찮은 판단인 것 같다. 콜키지는 기본적으로 병당 2만 원인데, 모임의 경우 상황에 따라 네고 가능하다고.

여기 홀도 제법 넓고, 4인 룸 2개, 8인 룸이 하나 있다. 이걸 합쳐서 큰 룸으로 만들 수도 있어서 공간 구성은 꽤 괜찮을 것 같다.

 

룸에 들어가니 이미 와인 칠링 완료...

 

멤버가 모두 모이길 기다려 스타트.

 

메뉴판을 보니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가 병기돼 있다. 외국인도 메인 타깃 고객인 듯.

 

메뉴 설명에도 외국어가 병기돼 있다. 그래서 한글만 보려면 살짝 번잡한 느낌도 든다. 메뉴판보다는 차라리 위의 주문 태그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보는 게 낫다. 거긴 이미지도 함께 있어서 무슨 요리인지 알기도 훨씬 좋다.

 

Champagne Chavost, Blanc Assemblage Brut Natue. 매장에서 주문한 샴페인인데 서양배, 백도 같은 달콤한 과일 풍미에 은은하게 더해지는 이스트 힌트가 매력적이다. 아직 어린 샴페인의 싱그러운 인상에 시트러스 산미와 미네랄리티가 동반된 신선한 느낌이 좋았던.

 

이산화황을 쓰지 않고 양조했으며 데고르주멍 후 당분 첨가도 하지 않았다. 데고르주멍 일자는 올해 1월. 정말 싱싱한 녀석이었네. 

 

두 번째 샴페인은 매그넘.

 

Champagne EPHEMERE 013, Cramant-Oger-Le Mesnil/Oger Grand Cru 2015. 왼쪽 아래 'selected by Frederic Savart'가 체크 포인트다. 최고의 RM 생산자 중 하나로 언급되는 프레드릭 사바르(Frederic Savart)가 그의 친구 필립 드레몽(Philippe Dremont)을 위해 만드는 샴페인이라고.

맛을 보니 깨 볶는 향과 함께 과일 풍미와 이스티함이 춤을 춘다. 버블이 없었다면 부르고뉴 화이트라고 했을 지도... 앞의 샴페인도 맛있었는데 이거 넘나 맛있어서 확 묻혀버렸다. 프레드릭 사바르 샴페인은 예의 주시해야겠구나... 싶었던.

 

000으로 표현하는 게 일종의 일련번호인데, 매번 다른 샴페인이 나온다고 한다. 요건 샤르도네(Chardonnay) 100%인데 수급처는 메닐 60%, 오제 30%, 크라망 10%. 

 

기본 빵.

 

갓 치미추리 호래기. 호래기는 꼴뚜기라고. 차콜에 익힌 영암 호래기에 청갓 치미추리, 갓 주스, 대파 오일을 곁들였다. 컬러부터 식감, 맛까지 모두 훌륭했다. 첫 디시부터 장난 없네.

 

미나리 샐러드. 미나리, 순두부, 시트러스와 발효 콩 드레싱. 내가 좋아하는 게 거의 다 들어있다. 향긋한 미나리 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비프 타르타르라고 해서 육회 형식으로 나올 줄 알았더니, 6피스짜리 바이트 메뉴로 만들었다. 

 

한우 우둔살에 트라파네제, 홍고추 처트니. 깻잎 타피오카로 베이스를 만들어 바삭한 식감도 아주 좋다. 

 

첫 화이트... 앞의 큰 레이블이 아니라 오른쪽 어피치 이모티콘을 붙인 병이다.

 

이렇게 투명한 병은 사진 찍기가 어렵.. 나중에 찍으려고 그냥 넘어갔다가 까먹었다. Barone de Brand Blanc 2023? 소비뇽(Sauvignon Blanc)의 비율이 높은지 신선한 허브향과 상큼한 시트러스 풍미가 고급스러운 오크 뉘앙스와 함께 예쁘게 드러났다. 바디와 풍미의 밀도가 조금 가벼운 게 아쉬운데, 앞의 샴페인이 워낙 대박이라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Bernhard Huber, Malterdingen Alte Reben Chardonnay 2022. 와, 이것도 완전 대박... 깨소금이 폭발하는 가운데 다양한 과일 풍미와 알싸한 산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부르고뉴 화이트와는 인상이 좀 다르지만, 품격은 충분히 동등 수준 이상이다. 문제는 가격도 동등 수준이라는 것.

 

블랙 트러플과 볶은 고사리나물, 훈제한 다시마를 올린 태운 버터 소스 타야린. 요소 하나가 튀지 않고 밸런스가 좋다.

 

들기름, 곱창 돌김, 이탈리아산 어란을 사용한 마케론치니. 

 

어란 파스타의 들기름 소스에 위 트러플 밥을 비벼 먹으니 꿀맛이다.

 

참기름으로 만테카레 한 라구 소스와 계절 나물 무침, 시금치 레지네테. 와, 이거 완전 취저. 특히 파스타 면의 모양과 색감, 질감이 아주 독특하다. 와인과의 페어링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메뉴.

 

코리안 치킨. 라이스페이퍼를 튀겨서 옷을 입혔다. 사이드 디시인데 맛은 좋지만 가성비는 다소 아쉽 ㅋ

 

레드 와인 등장.

 

Pierre Damoy, Gevrey-Chambertin "La justice" 2011. 적절히 익은 부르고뉴의 맛. 숙성 기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얼마 전에 마신 모 도멘의 즈브레 샹베르탱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Domaine de Vacelli, Vaccelli 2021. 무려 코르시카 와인이다. 나폴레옹의 고향 코르시카. 처음 들어보는 토착 품종들의 블렌딩이던데. 석류, 작은 붉은 베리 같은 풍미에 석고 같은 미네랄리티가 기억에 남는다. 가격은... 괜찮은 에트나보다 비싸다.

 

Roc de Cambes 2014. 미차빌(Mitjavile)의 와인은 뭘 마셔도 감동이구나. 농익은 과일과 스파이스, 미티 & 부엽토 뉘앙스가 일품.

 

오리 가슴살, 로즈메리 발효액 스모크 오일, 발효 열무, 고추장 무화과 주 소스, 복숭아. 두툼한 가슴살이 녹는 듯 부드럽고, 애매한 잡미는 하나도 없다. 곁들임들도 아주 잘 어울림.

 

누룩에 숙성시켜 숯에 구운 한우 1++ 채끝, 비트 선지 소스, 쪽파, 한국 계절 채소, 판소티. 정말 레어하게 잘 구웠다. 이 집, 스테이크 맛집이네.

 

단가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충분히 값어치를 하는 스테이크다. 4인이 셰어 하면 될 듯.

 

오, Jean Foillard의 Beaujolais Nouveau라니!! 햇포도의 신선함이 넘나 잘 드러나는 것.

 

멸치 장 마요와 곱창 김 파우더를 입힌 메가크런치 감자튀김. 평범한 프렌치프라이인 것 같은데, 오른쪽의 녹색 소스가 킥! 소스를 찍으면 맛이 완전히 바뀐다. 엔초비인 줄 알았는데 멸치 장이었구나...

 

토마토, 토마토 가나슈, 파마산 아몬드 크림을 채운 타르트. 상대적으로 무난했지만 역시 맛있었다.

 

쑥으로 만든 젤라토와 쑥 버무리. 은행잎모양 튀일로 계절감을 주었다. 이런 류의 쑥 디저트는 정말 실패가 없다.

 

진한 티라미수와 솔트 커피 아이스크림.

 

나주 하얀집의 곰탕으로 만든 젤라토와 슬라이스 한 우둔. 와, 디저트에 우둔 수육 올라가는 거 실화? 아래 깔린 바삭 고소한 튀밥이 밥과 같은 역할을 해 곰탕 같은 맛 자체가 곰탕 같지는 않더라도 곰탕 같은 풍미 구조와 인상을 만들어낸다. 고민을 많이 한 듯한 메뉴.

 

Sigalas, Vin Sanro 2004. 녹진한 조청 같은 컬러와 풍미에 산미가 일품이다. 

 

Grand Tokaj, Tokaji Aszu 6 Puttonyos 2013으로 마무리. 전반적으로 넘나 만족스러운 음식과 와인들이었다. 그냥 편하게 즐기기 미안할 정도였달까. (아님) 조만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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