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방문한 스시이젠(鮨いぜん). 벌써 12번째다.
스시이젠(鮨いぜん)... 11번째
2025년 첫 스시이젠. 수저와 젓가락, 받침대가 바뀌었다. 스시를 놓아주시는 접시도. 예전 검은 접시보다는 확실히 내 취향. 셰프님 그릇 욕심은 확실하시다 ㅋㅋㅋㅋ 도쿠리도 참 예쁘다. 사고
wineys.tistory.com
올 2월 방문 후 10개월만. 스시이젠은 예약 이슈 때문에 거의 겨울에만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내년엔 여름 예약도 걸어 두고 왔음 ㅋㅋㅋㅋ

준비한 와인을 크리스마스용(?) 케이스에 담았다. 마침 몰려온 강추위가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케 해 준...

다찌 세팅.

냅킨을 눌러 놓는 게 뭔가 좀 있어 보인다 했더니,

안에 작은 도자기가 들어 있다.

오호, 디테일까지 잘 살아있는 게 넘나 귀여운 것... 확실히 셰프님은 그릇 덕후시다.

스시를 받을 접시와 철제 코스터.

차가 바뀌었다. 기존보다 살짝 풋풋함이 강한 느낌.

스타트.

...전에 일단 블라인드 와인부터.

잔에 코를 대는 순간, 이건 부르고뉴 화이트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전형적인 부르고뉴 샤르도네. 약간의 깨 볶는 뉘앙스, 단정한 프렌치 오크, 백도, 자두, 가벼운 시트러스, 영롱한 미네랄리티. 입에서는 다소 상큼함이 도드라지고 허브 뉘앙스와 오크 숙성으로 인한 너티 힌트가 느껴졌으며, 바디가 생각보다 가벼웠다. 그래서 호옥시 잘 만든 오크드 소비뇽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는데,

Thomas Morey, Chassagne-Montrachet Les Macherelles 2021. 역시 블라인드는 (아는 느낌이라면) 첫 느낌이 중요하다. 첫인상을 중심으로 풀어가야지, 확실한 근거 없이 방향을 틀면 오답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잔을 큰 걸로 바꾸니 우아한 향이 더욱 화사하게 피어난다. 우짜도 정말 아름다운 와인. 이러니 부르고뉴 화이트에서 벗어날 수가 없지...

첫 디시는 차완무시.

위에 썰어 넣은 튀김의 맛과 식감이 완전 취저다. 와, 이 차완무시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모슬포 대방어 뱃살. 제대로 먹은 올해 첫 방어네.

두 번째 와인, 이것도 블라인드로 받았다. 확실한 감귤 풍미와 자몽 힌트, 입에서는 드라이하면서 짭조름한 미감에 자연스러운 뉘앙스, 신선한 허브와 쌉싸름한 여운... 내추럴이나 비오디나미 계열의 와인으로 슈냉 블랑이나 리볼라 같은 게 아닐까 싶었는데,

Domaine des Albatros, Itinerances Polaires 2023. 사부아(Savoie) 와인으로 자케르(Jacquère)라는 처음 보는 품종을 사용했다. 자케르는 주로 사부아에서 재배되는 토착 품종으로, 알프스 산맥의 서늘한 기후에 적합하며 상쾌하고 산뜻한 스타일의 드라이 와인을 생산한다. 보통 가볍고 산도가 높으며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인데, 그린 애플, 레몬, 라임, 자몽 등 시트러스, 흰 꽃, 배 등의 아로마가 드러나며 독특한 미네랄리티와 청량함이 특징이다.

이산화황 첨가 없이 양조하며 정제와 여과 또한 하지 않는다. 홈페이지를 보면 이스트 첨가 없이 양조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콘크리트 에그,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다.

녹진한 내장 소스를 곁들인 전복.

생 와사비를 갈아서 주셨다.

은대구구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 더 주세요 외칠 뻔;;;

Domaine de la Cras(Marc Soyard), Cras Monopole Bourgogne Coteaux de Dijon 2020.
https://wineys.tistory.com/243
이와모 @ 가디록(청담)
오늘은 청담동 가디록(GADIROC)에서. 늦었더니 이미 화이트 와인이 한 병 디캔터에 담겨져 있었다(사진을 못 찍었네...). 이날의 컨셉은 '블라인드'였으나 흐지부지되었는데 몇몇 와인만 눈 먼 상태
wineys.tistory.com
8년 전쯤 첫 출시 빈티지인 2014년을 마시고 정말 감탄했던 와인. 2020 빈티지가 처음 릴리즈 될 때 사서 10년 이상 숙성해 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오픈했다.

처음 코를 대니 자연스러운 뉘앙스와 함께 청포도와 자몽, 패션프루트 같은 과일 풍미가 공격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밀도 높게 드러나 깜짝 놀랐다. 입에 넣으니 코와 연장선상에서 완숙 과일 풍미와 함께 강하게 찔러 오는 산미. 과일 풍미도 풍성하고, 구조감도 매우 견고하다. 오호, 크라가 이런 스타일이었나... 살짝 갸우뚱했는데, 동행인은 깨 볶는 뉘앙스가 폭발한단다. 그래? 난 별로 안 느껴지는데...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깨소금이 폭발하듯 터진다. 그러면서 비로소 우아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시시각각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일찍 오픈한 게 아닌가 싶다.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느껴지는 와인. 어린 시기에 마시려면 디캔팅 필수. 가급적 10년 이후에 마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한 병 더 사야 할 듯.

2020 빈티지는 3,971병 생산했다. 꼬뜨 드 디종이 공식 AOC가 되는 시점은 언제일까..

안키모 튀김.

튀기니 와인이랑 찰떡이다.

하꼬 스시. 아직 니기리즈시는 등장하지 않았다.

국물로 중간 해장.

샴페인으로... Champagne Krug, Grande Cuvee 172eme Edition Brut.

평상시보다 스모키 뉘앙스, 볶은 원두, 헤이즐넛 같인 고소한 너티 힌트가 더 도드라지는 것 같다. 핵과 풍미와 어우러지는 오크, 유산향, 이스티 뉘앙스 또한 훌륭하고.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에디션인데도 상당히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역시 사람들이 열광하는 덴 이유가 있다. 유일한 문제는 가격.

드디어 니기리즈시 등장. 스타트는 시마아지.

방어 대뱃살.

스시에 맞춰 사케 등장.

처음 마셔보는 지콘이닷!! 지콘 준마이긴조 미에야마다니시키 히이레(而今 純米吟釀 三重山田錦 火入). 지콘은 육각형이라더니, 정말 모난 곳, 부족한 곳이 없는 사케인 것 같다. 너무 드라이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달지도 않은 중용을 갖춘 맛.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배, 백도, 흰 자두 같은 방순한 과일 풍미가 우아하게 드러나 편안한 여운을 남긴다.

지콘 양조장이 있는 미에현의 야마다니시키를 50% 정미해 만든 사케. 사람들이 지콘 지콘 하는 이유가 있구나. 일행 중 한 분은 개인적으로 주욘다이보다 지콘을 더 선호하신다고.

한치를 이렇게도 손질하시는구나.. 식감이 넘나 잘 살아있어서 좋았음.

우니 군함말이.

Champagne Taittinger, Comtes de Champagne Blanc de Blancs Brut 2006. 크룩에 이어 꼼뜨 드 샹파뉴 실화? 게다가 2006 빈이다.

베란다에서 반년 굴렀다던데, 그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의외의 스모키 함과 너티함이 도드라졌다. 하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우아한 터치는 고스란히 살아 있었고, 숙성된 샴페인의 콤콤한 복합미 또한 일품. 프리미엄 퀴베는 역시 바로 마셔도, 숙성 후 마셔도 좋다.

보리새우.

아까미.

가마도로?

기다리던 새우튀김. 이건 진짜 별미다.

붕장어.

소바로 마무리...

... 인가 싶었는데 새 술 등장!

탁한 것이 니고리자케인 것 같은데, 확실히 막걸리 같은 뉘앙스가 도드라진다. 앞의 사케와 와인들이 너무 고급져서 그런지 다소 소박한 느낌. 매콤한 한식과 먹으면 진짜 맛있었을 것 같은데.

센킨, 아이코쿠(愛國, 愛國). 센킨이 같은 도키치현의 양조장 호오비덴(鳳凰美田)과 콜라보로 만든 한정 사케다. 도키치현에서 재배한 고대 품종 아이코쿠 3호(80%)와 야마다니시키(20%)를 조합해 키모토(生酛) 방식으로 빚었다고.

박꽂이 데마키. 디저트 들기름 아이스크림은 사진도 못 찍었네.

자중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술을 많이 마셨다. 그래도 즐거웠다... 감사했고.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