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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전농동의 숨은 몰트 바, 차차(CHACHA)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6.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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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방문한 몰트바 차차(ChaCha).

 

청량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주택가에 있다. 그야말로 한적한 동네 한가운데랄까.

 

얼마나 취객에 시달리셨을지 짐작할 수 있는 문구...

 

아기자기한 백바.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느낌적인 느낌. 

 

스트라이딩 맨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너무 추워서 딱 이런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걸어왔더랬지.

 

특별한 두 보틀 시음. 정의가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보틀이다.

 

먼저 MACDUFF, 1st fill Oloroso Sherry Hogshead aged 16 years. 2009년 8월 5일 증류, 2025년 8월 22일 병입. 알코올 54.5%. 내가 막잔이었다.

 

날이 추워 입도 코도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살짝 스월링 하다가 입에 바로 넣었는데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바닐라, 노란 과일, 열대과일, 말린 핵과 풍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곁들여지는 요리 허브와 가벼운 스모키 힌트는 목 넘김 후에도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CS지만 알코올이 강하게 치는 느낌이 없어 편안하다. 여운이 아주 길지 않지만 편안하고 친근하게 잘 넘어가는 느낌. 시간이 지나면서 cheesy 한 유산향과 목 넘김 후 백드래프트에서 매콤하게 톡 쏘는 스파이스 힌트가 슬쩍 드러난다.

살짝 아쉬웠던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뭉그러지며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 처음이 가장 좋았고, 마지막 모금이 가장 아쉬웠달까. 그래도, 요 정도면 평타 이상은 하지 않았나 싶고.

 

바텔스 위스키(Bartels Whisky)는 처음 들어보는 독립 병입자다. 크게 하이랜드 증류소의 캐스크 스트렝쓰, 싱글 캐스크 싱글 몰트 보틀링을 다루는 Highland Laird와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를 취급하는 His Excellency 두 브랜드가 주력이다.

 

두 번째로 BALBLAIR. 1st fill Oloroso Sherry Butt aged 14 years. 2009년 9월 28일 증류해 2024년 2월 26일 병입했다. 알코올 57.4%. 

 

먼지 뉘앙스가 슥- 스친 후 가벼운 핵과 풍미 아래로 플로럴 아로마와 스파이스 힌트가 좀 더 은은하고 그윽하게 드러난다. 입에 머금으니 처음엔 생나무 줄기 같은 쌉싸래한 미감과 사워 체리 풍미가 드러나며, 강하게 피어나는 화한 박하 허브 뉘앙스는 목 넘김 후까지 이어진다. 입에서 살살 굴리다 보면 향긋한 바닐라를 뚫고 톡 쏘는 스파이스가 슬쩍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발블레어는 향은 취저인데 입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에서도 편안하게 길들여졌고, 개성적인 향 또한 또렷해지는 느낌이었다. 만듦새가 살짝 거칠긴 하지만, 구조감도 좋고 존재감 뿜뿜 하는 위스키랄까. 개취로는 맥더프보다 발블레어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백레이블은 동일.

 

두 위스키 모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보틀이니 잘 보관하고 있다가 천천히 즐겨야겠다.

 

그러고 보니 둘 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2009년 빈티지네 ㅋㅋㅋ

 

요건 내가 구매한 보틀.

 

200병 중 27번, 230병 중 27번 보틀이다. 

 

원랜 승소 보틀 2병만 맛보려 했는데, 한 잔만 더.

 

기원 하이퍼빈스 커피 캐스크(KI ONE, Hyperbeans Coffee Cask). 

 

달달한 핵과 풍미에 풋풋한 허브와 커피 사탕 힌트가 살짝. 미감은 둥글고 알코올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피니시가 사알짝 씁쓸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편안한 미감. 빈 잔에서는 가벼운 매콤함이 살짝 감돈다.

 

2022년 3월 25일 증류, 2025년 10월 2일 병입. 하이퍼빈스와 콜라보로 커피 빈으로 시즈닝 한 캐스크를 사용했다. 간신히 3년을 넘겨 스카치위스키 기준을 맞춘 수준인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알코올 56.8%. 바 한정 상품이라고.

 

시그넷의 하위 호환이라는 설명과 함께 마셨는데, 스타일은 다르지만 슬쩍 드러나는 커피 향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한 것 같다. 아직 완성도가 높진 않지만, 국뽕을 몇 스푼 더하면 그럭저럭 마셔줄 만하다. 몇 년 후 숙성 캐스크가 쌓이면 기원도 제법 괜찮은 위스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도.

 

기원 파이팅...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한국 위스키 증류소다. 올해 날 풀리면 증류소를 방문해 볼까 싶기도.

 

짧은 시간에 잘 마셨다.

 

동네 아지트 같은 분위기의 차차. 이런 곳이 집 근처에 있다면 좋으련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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