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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와인 러버들의 광안리 아지트, 베러 댄 보틀(better than bottl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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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와인샵 & 바, 베러 댄 보틀 샵앤바(better than bottle shop & bar).

 

와인은 물론 사케와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 라인업을 고루 갖추고 있다. 특히 와인 수입사와 소믈리에 경력을 두루 거친 주인장의 안목이 빛나는 '특별한 와인들'을 다수 갖추고 있는 것이 장점.

 

지하철 광안역, 광안리 해변에서 멀지 않은 거리다. 도보로 10분 정도.

 

약속 시간에 조금 늦었더니, 일행들은 이미 화이트로 시작 중.

 

정갈하게 세팅된 좌석, 커다란 글라스에 따른 화이트 한 잔...

 

하지만 화이트에 앞서 첫 보틀은 견디셔 ㅋㅋㅋㅋ 안주는 모닝이즈백 ㅋㅋㅋㅋㅋㅋ

 

냅킨에 이름도 적어 주시니 환대받는 느낌 뿜뿜 ㅎㅎㅎ

 

베댄보 대표님이 단골 횟집에서 모둠회를 미리 준비해 주셨다.

 

잘생긴 대표님의 얼굴은 초상권 보호를 위해 마스킹... ㅋㅋ

 

참돔과 줄돔, 밀치로 구성됐는데, 회 식감이 남다르다. 원래 대방어를 주문했는데, 시장에 괜찮은 사이즈가 없어서 횟집에서 구매를 안 했다고. 근데 사실, 대방어보다 요런 애들이 내 취향이라서ㅋㅋㅋ   

 

어쨌거나 이날의 와인 라인업은 정말 훌륭했다. 과음했음에도 너무 신났고, 다음날 컨디션도 나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즐겁게 마셨달까.

 

시작은 샴페인으로. 

 

Champagne Frederic Savart, L'Ouverture Premier Cru Extra-Brut. 

프레드릭 사바르는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의 에퀴유(Écueil) 마을 기반의 RM(Récoltant Manipulant) 생산자다. 1947년 프레드릭의 할아버지인 르네 사바르(René Savart)가 첫 포도밭을 구입한 이래 1970년대 아들 다니엘(Daniel)을 거쳐, 2005년부터 현재의 오너인 프레드릭 사바르가 하우스를 전담하며 명성을 얻었다. 프레드릭은 원래 프로 축구 선수를 꿈꾸며 Stade de Reims와 계약까지 했는데, 가업을 잇기 위해 돌아온 독특한 경력이 있다. 최근의 인기를 고려하면 돌아오길 잘한 듯?

프레드릭 사바르는 주로 에퀴유와 빌리에 오 누드(Villers-aux-Noeuds) 마을의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4~6헥타르에서 피노 누아(Pinot Noir)를 주력으로 소량의 샤르도네(Chardonnay)를 재배한다. 생산량이 적어 희소성이 높다. 유기농 및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선호하며, 양조는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화한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중고 오크통(Demi-muid 등)을 적절히 혼용해 신선함과 복합미의 균형을 맞추며, 빈티지 및 뀌베 특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젖산발효가 진행되도록 두거나 파삭한 산도를 강조하기 위해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테루아를 순수하게 표현하기 위해 도사주(dosage)을 엑스트라 브뤼(Extra-Brut) 또는 브뤼 나튀르(Brut Nature) 스타일로 낮게 유지한다.

 

에퀴유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100%로 양조했다. 데고르주멍은 2025년 1월, 도사주는 리터 당 3.5g으로 아주 낮다. 그런데 베이스 빈티지나 티라주(tirage) 일자가 표시돼 있지 않은 게 의외다. 검색해 보니 첫 번째 압착 주스인 뀌베(Cuvee) 85%에 두 번째 압착 주스를 블렌딩하여 과실의 밀도와 구조감을 살리며, 오크통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및 숙성해 복합성과 신선함을 동시에 추구한다. 최소 24개월 이상 효모 잔여물 위에서 숙성한다.

'루베르튀르(L'Ouverture)'는 프레드릭 사바르의 입문급 샴팡으로, '시작' 또는 '열림'을 의미한다. 이외에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함께 사용한 L'Accomplie, 피노 누아 기반 로제 샴페인 Bulle de Rosé, 싱글 빈야드에 식재된 올드 바인 피노 누아로 만드는 Les Noues 등이 있다. 

 

 

유니크 코리안-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 이테르(iter)

와인21 송년회로 방문한 명동 이테르(iter). 명동이라고 했지만 시청역에서 가깝다. 도보 5분 이내 거리.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은근 어렵다. 입구에는 다국어로 된 메뉴판이 붙어 있음.

wineys.tistory.com

작년 송년회 때 에페메르 013(EPHEMERE 013)을 정말 맛있게 마셔서, 진짜 프레드릭 사바르의 보틀도 맛보고 싶었다. 

 

약간의 붉은 체리빛(구릿빛?) 감도는 컬러에 섬세하면서도 힘찬 버블. 외관에서 피노 누아 100%의 힌트가 이미 드러났음에도, 우아한 백도 풍미에 레몬 커드 같은 뉘앙스, 부들부들하고 파삭한 산미 때문에 (백레이블을 보기 전에는) 샤르도네 비율이 제법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피노 누아 100%인 줄 알게 되니 오묘하게 레드 베리와 붉은 체리 같은 과일 풍미와 츄이한 느낌이 드는 것 같은 마법이 ㅋㅋㅋ 가벼운 이스티 뉘앙스에 단정한 구조감, 시간이 지날수록 우아한 유산향이 아주 일품이다. 최근 인기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쥔장 DAVID님의 현란한 핸들링 덕에 더욱 맛있게, 그리고 빠르게 한 병을 비운 듯.

 

이번엔 천천히 돌려가며 향만 맡고 있었던 화이트 차례. 요건 블라인드로 받았는데, 누가 봐도 고오급 부르고뉴 블랑임은 확실. 쥔장님이 '리슬링 치고는 독특하죠? 라고 농담을...' ㅋㅋㅋㅋ

완숙 핵과 풍미에 고급스런 오크 뉘앙스가 상당히 밀도 높게 올라오는데, 스모키 & 토스티 힌트와 영롱한 미네랄이 동반된다. 그런데 입에서는 산뜻한 백도 풍미와 함께 레몬 같은 산미가 놀랄 정도로 강하게 드러난다. 질감은 부드럽고 바디는 미디엄 정도로 가벼우며, 신선한 미네랄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매력.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깨 볶는 리덕티브 뉘앙스가 강렬하게 피어나기 시작한다. 오, 이거 물건인데... 뭐지?

 

정답은 Pierre-Yves-Colin-Morey, Aint-Aubin 2023. 와, 이거 얼마 만에 만나는 PYCM인가...

포도를 송이째 부드럽고 길게 압착한 후 배양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다. 신선도 유지와 과도한 오크 향을 막기 위해 일반적인 바리크보다 큰 350L 오크통(Demi-muid)을 사용하며, 새 오크 비율은 약 25~30%로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바토나주(Bâtonnage)는 하지 않고 정제 및 여과 없이 병입하며, 조기 산화(Premox) 방지를 위해 파라핀 처리를 하지 않은 천연 코르크를 사용하고 상단을 왁스 실(Wax seal)로 마감한다.

2023년 Saint-Aubin Blanc은 PYCM이 에퀴유(Écueil) 계곡 위쪽에 보유한 여러 구획(Le Banc, En Choilles 등)에서 수확한 포도를 블렌딩 해 만든다. 2023 빈티지는 일부 지역의 우박 피해로 수확량은 줄었으나, 신선함과 농축미가 뛰어난 해로 평가된다.

 

샤퀴테리 & 당근 라페 등장. 

 

도핀느(Dauphine)라는 곳에서 만드는 거라던데, 일단 잠봉을 살짝 두껍게 썰어 낸 것이 독특했다. 

 

왼쪽은 돼지고기, 오른쪽은 오리고기를 사용한 파테인데 둘 다 담백하면서도 육향이 명확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택배로 판매하시면 좋겠는데... 집에서 제대로 만든 파테 먹고 싶다 ㅠㅠ 요즘 메종 조도 택배 판매를 안 해서 살 데가 없어...

 

치즈 모둠도 등장. 여기 내주시는 음식들이 하나같이 장난 없다.

 

요건 내가 해운대에서 사 온 자연도 소금빵. 이것도 그냥 내어주시지 않고 발뮤다에 데워서 주신다. 봉지를 열 때부터 버터향이 뿜뿜 하는 것이 아주 맛있었다. 

 

줄이 좀 길 때도 있다는데, 픽업하는 거라 금세 줄어든다. 길다고 포기하면 안 됨. 재방문 의사 확실.

 

이번에는 쥔장 픽 레드로. Domaine Camille Thiriet, Clos Magny Cote de Nuits-Villages 2021.

 

도멘 까미유 띠리에(Domaine Camille Thiriet)는 2016년 뉘 생 조르주(Nuit-Saint-Georges) 부근 콩블랑시앙(Comblanchien)에 설립된 신생 와이너리다. 까미유 띠리에는 도멘 드 벨렌(Domaine de Bellene)에서 경력을 쌓는 동안 캐나다 출신의 셀러 마스터 맷 치틱(Matt Chittick)을 만나 메종 MC 띠리에(Maison MC Thiriet)를 설립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초기에는 포도를 매입해 와인을 만드는 메종(Maison) 형태였으나, 이후 꼬뜨 드 뉘 빌라주에 4.5 헥타르의 포도밭을 구입해 도멘이 되었다. 둘은 최근에 헤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름에서도 M이 빠지고 도멘 까미유 띠리에가 된 듯. 특히 도멘 까미유 띠리에는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DRC)의 전 셀러 마스터 베르나르 노블레(Bernard Noblet)와 도멘 뒤작(Domaine Dujac)의 제레미 세이스(Jeremy Seysses)가 극찬한 와이너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클로 마니(Clos Magny)는 꼬르고로앵(Corgoloin) 마을의 해발 315m 경사면에 위치한 0.8 헥타르 규모의 작은 모노뽈이다. 토양층이 얇고 바위가 많아 와인에 깊이감과 복합미를 더해주는 토양이다. 

 

와인의 아로마를 완벽하게 피워내기 위한 베댄보 쥔장님의 섬세한 핸들링...

 

디캔팅을 해서 내어 주셨는데, 처음엔 으깬 딸기(혹은 딸기 쭈쭈바?)와 붉은 베리 아로마가 화사하게 피어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말린 장미 꽃잎 같이 고혹한 향과 그린 허브, 스파이스, 영롱한 미네랄리티가 강하게 드러났다. 베댄보 사장님이 본 로마네(Vosne-Romanee) 같다는 언급을 하셨는데, 딱 들어맞는 설명. 온도가 조금 낮아지니 청량한 greeny 뉘앙스가 강해지는 느낌.

어쨌거나 상당히 마음에 드는 와인이었음. 역시....

 

피곤해 보이는 셰프님... 사실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서비스는 완벽했다. 

 

이제는 단종되었다는 히비키 17년도 맛보고,

 

심지어는 야마자키 12년도 오픈해 주셨다능. 근데, 희한하게 막 오픈한 야마자키 12년이 히비키 17년보다 향긋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아이러니... 흠흠, 어쨌든 간에,

 

디저트도 오픈.

 

요건 부산 관광객 필수 코스 호랑이 젤라또.

 

10분 정도 해동한 후,

 

네 가지 맛을 네 조각으로 갈라 한 조각씩. 소금우유와 피스타치오가 제일 맛있었다.

 

원래는 여기서 끝내려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불이 붙어서,

2차 시작.

 

Domaine du Collier, Saumur Blanc 2019.

루아르의 전설적인 와이너리 '끌로 루자(Clos Rougeard)' 가문의 앙투안 푸코(Antoine Foucault)가 1999년 카롤린 부아로(Caroline Boireau)와 함께 설립했다. 유기농 및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고수하며, 양조는 인위적인 개입은 자제한다. 브레제(Brézé) 지역의 튀포(Tuffeau) 토양에 식재된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슈냉 블랑(Chenin Blanc)을 배양 효모 첨가 없이 양조해 커다란 오크 배럴에서 2~3년 장기 숙성한다. 양조 과정에서 이산화황 사용은 최소화한다. 현재 마시기에도 좋지만 10년 이상의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생산량이 적은 데다 인기도 많아 구하기 쉽지 않은 와인. 

 

왁시한 뉘앙스에 소금물 같은 짭조름한, 그러면서도 꿀에 절인 과일 풍미에 잘 익은 오렌지 힌트가 더해진다. 입에서는 대단히 편안한데, 신선한 허브향과 잘 익은 사과, 청포도 같은 다양한 과일 풍미가 느껴진다. 그리고, 블라인드로 받았다면 프리미엄 부르고뉴 샤르도네로 착각할 만한 깨소금 리덕티브 뉘앙스. 세상엔 좋은 와인이 참 많다.

 

 

2023 와인21 송년회 @페메종(소피텔)

소피텔 페메종에서 진행한 와인21 송년회. 뭣보다 전망이 아주 끝내줬다. 롯데가 설치했지만 소피텔에서 더 잘 보인다고. 거대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롯데월드타워는 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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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송년회 때 같은 생산자의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을 맛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렇게 화이트도 맛보게 되는구나.

 

치즈와 함께 나온 메종조의 오리 콩피가 또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또다시 쥔장 픽. 이번엔 스파클린 와인인데, 샴페인이 아니다.

 

Sea Smoke, Sea Spray Sta. Rita Hills Monopole Blanc de Noirs 2019. 최근에 수입된 와인인데, 캘리포니아 산타 리타 힐즈에서 생산하는 슈퍼 프리미엄 스파클링 와인이다. 완숙 핵과와 노란 과일, 사과, 체리 혹은 앵두, 요리 허브, 샤프란 뉘앙스. 밀도 높은 달콤한 과일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며, 알싸한 느낌에 강건한 산미가 매력적이다. 그런데 뭔가 섬세하고 미묘한 느낌은 살짝 부족한 편. 넘나 달려드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좀 셀러링이 되면 엄청 맛있어질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문제는 넘사벽 수준의 가격.

 

시원한 해무(Sea Smoke)가 유입되어 산도가 높은 고품질 피노 누아 생산에 최적화된 생산지역의 특징을 따가 붙인 이름이다. 전통적인 샴페인 방식으로 양조하는데, 중성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약 12개월간 효모 잔여물과 함께 숙성해 병입 후 36개월 이상 추가 숙성한다. 일반적으로 도자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데, 2019 빈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리고 마무리로 디저트 와인 한잔. Jean Francois Ganevat, Vieux Macvin du Jura. 처음 만난 갸느바가 막뱅이네 ㅋㅋ

 

오픈한 지 4개월 정도 지난 보틀의 마지막 잔이었는데, 꿈결 같은 단맛과 그윽한 과일 풍미, 복합적인 뉘앙스가 넘나 매력적이었다. 와, 이런 보틀은 가을에 오픈해서 겨우 내 천천히 즐겨도 좋을 것 같다.

 

명성이 높은 이유가 있구나... 다른 와인들도 마셔 보고 싶네.

 

베댄보 쥔장님의 지인이 만든 특별한 슈톨렌도 맛보고.

 

7시간 넘는 음주의 결과물. 긴 시간을 정말 즐겁게,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셨다.

 

다음날도 비교적 멀쩡했고. 토스트와 요거트로 해장했음에도 속이 편했을 정도.

 

저녁의 광안리와,

 

오전의 광안리 모두 아름다웠다. 조만간 또 방문하게 되기를.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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