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벨(Dubbel)의 원조.
베스트말레 두벨(Westmalle Dubbel).
베스트말레는 벨기에의 수도원으로 트라피스트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11개 수도원 중 하나이다. 트라피스트 양조장 리스트 및 인증 조건에 대해서는 '시메이 블루 포스팅' 참고. 베스트말레는 19세기 기존에 전해내려오던 두벨 스타일을 상업적으로 정립한 최초의 수도원으로 언급된다. 현재는 대부분의 트라피스트/애비 양조장은 물론 다양한 양조장과 크래프트 맥주 업계에서도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범용적인 스타일.
두벨은 심플하게 두배(double)를 뜻하는 말이다. 원래 수도사들이 금식 기간 등에 식사 대용으로 음용하던 일반적인 에일들은 알코올 5% 내외였는데 이를 알코올 6.~7.5% 정도로 강화하여 좀 더 묵직한 맛을 낸다. 컬러도 블랙에 가까운 짙은 색을 보이는 것이 특징. 한마디로 1을 뜻하는 엥켈(Enkel)을 강화해 2(두벨)이 된 것. 하지만 설명한 바와 같이 알코올 도수가 2배인 것은 아니다.
알코올은 7%. 백레이블은 독어와 불어로만 씌여 있는 듯.
딱 하나, 트라피스트 인증(Authentic Trappist Product) 로고만 빼고.
Trappist Westmalle Dubbel / 트라피스트 베스트말레 두벨
이 스타일에서 흔히 느낄 수 없었던 청량하고 시원한 첫 느낌이 인상적이다. 뒤이어 특징적인 에스테르와 말린 검은 베리 아로마, 입에 넣으면 묵직하게 눌러주는 힘과 부드러운 질감의 조화. 쓴맛이나 스모키한 뉘앙스는 두드러지지 않으며 가벼운 프룬, 건포도 풍미에 단 맛이 배제된 흑설탕 뉘앙스와 캬라멜 시럽 힌트, 스윗 스파이스가 더해져 편안하다. 첫 온도가 너무 찼었는지 시간이 지날 수록 두드러지는 복합적인 에스테르와 이스트 풍미는 매력을 배가시킨다.
이 맥주를 이제야 마신 것이 후회될 정도로 좋았다. 왜 '원조집'인지를 알 수 있는 맛과 품격. 몇 번 더 마셔봐야겠다.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벨지안 에일들이 요즈음 자꾸 내 가슴속에 들어온다. 빈폴이냐...-_-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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