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름이 된 것 처럼 더운 5월의 마지막 밤. 가벼운 야근을 하고 돌아와 샤워를 했는데도 더위가 가시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맥주 한 잔. 가볍고 시원하게 꿀꺽꿀꺽 들이키고 싶었기에 라거, 혹은 세션 IPA가 있나 냉장고를 뒤졌더니 다행히 brewdog의 Ace of Chinook Session IPA가 나왔다. Lucky~
가볍게 레이블 사진을 찍고 바로 따라서 드링킹.
세션 IPA답게 밝은 금빛을 드러내며 달콤한 핵과 향이 코를 스친다. 오홀~ 그리고 한 모금 살짝 입에 넣었는데 와, 요녀석 세션 치고는 참 강건한데. 묵직하니 바디감도 좋고 쓴 맛도 상당히 드러나는 편이다. 한 모금 더 들이키는데... 어라? 강한 쓴맛과 함께 위가 살짝 아프다. 뭐야, 이거 세션이 왜이리 쎈가? 이건 정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서는데.... 하고 다시 병을 확인하니,
Jack Hammer Ruthless IPA.... ruthless, ruthlesssss... 아아, 무자비하기도 하지.
잭 해머라면 요런 거,
그래, 바로 요런 걸 뜻하는 말 아니던가. 시원하고 가볍게 한 잔 걸치려던 내 계획은 jack hammer로 무자비하게 깨어졌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
홈페이지를 보면 IBU 레벨이 대략 200+으로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저 수치가 나오도록 호핑을 했다는 것. 홉은 센테니얼(Centennial)과 콜럼부스(Columbus)를 사용했고 아마릴로(Amarillo)와 시트라(Citra), 심코(Simcoe)로 드라이 호핑을 했다. 알코올 7.2%, 재료는 정제수, 맥아, 홉, 이스트.
참고로 Ace of Chinook 레이블. 닮았다... 닮았어... 하지만....ㅠㅠ
Brewdog, Jack hammer Ruthless India Pale Ale / 브루독 잭 해머 루쓰리스 인디아 페일 에일
비교적 밝은 금빛이지만 약간 탁한 앰버 컬러가 더해진 느낌. 풍성한 거픔이 적당한 헤드를 형성한다. 따를 때 부터 완숙 핵과의 향이 향긋하게 스치지만 다 따른 후 코를 대면 전체를 압도하는 것은 그린 홉 아로마다. 한 모금 머금으면 묵은 홉 특유의 비릿(?)한 뉘앙스와 함께 자몽류의 시트러스 향도 가볍게 드러난다. 하지만 다음 모금을 양껏 들이키자 강렬한 홉 풍미와 쌉쌀하다 못해 씁쓸한 맛이 나를 압도한다. 날카롭고 강건하며 묵직하다. 하아, 나 같은 비홉덕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맥주. 하지만 좀 더 싱싱할 때 마셨다면 묵직한 베이스 위로 생동감 넘치는 풍미를 드러냈을 것 같기도.
구매하고 좀 더 빨리 마셨어야 했는데... 어쨌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이 나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IPA 매니아들이 극혐하는 묵은 IPA도 비교적 잘 마시는 편이므로. 아마도 처음에 잘못 배워서(?!) 그런 것 같기도.
완벽히 실패한 한 잔... 하지만 왠지 기분은 풀리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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