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목 태그에 붙어 있는 화려한 수상 이력. 그리고 이원복씨 그림체의 만화 인물. 먼나라 이웃나라인 줄...
벨기에의 농가 맥주 스타일인 팔야스 세종(Paljas Saison).
구글링을 해 보니 브루어리 정보가 그닥 많지는 않다. 2013년 설립한 비교적 신생 브루어리로 태그에 써 있는 네 개의 맥주(세종, IPA, 브륀, 블론드)를 양조하는 듯.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각종 대회의 입상 경력이 많고('16년 말 기준 18개의 메달을 획득) 단순하고 귀여운 만화(내 취향은 아니지만)를 레이블에 내세운 것으로 보아 대중적인 맥주를 지향하는 듯 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회사 소개 따위는 아예 없고 맥주와 세일링 포인트만 소개하고 있다. 핵심만 간결하게... 대단하다 ㅋㅋㅋ
잔에 따르니 기포가 상당하다. 촘촘하진 않지만 제법 지속성 있는 헤드를 형성해서 마지막 모금까지 헤드가 살아있었다.
Brewery Henricus, Paljas Saison / 팔야스 세종
탁하지만 밝은 볏짚 색. 마지막에 효모가 따라지면서 좀더 탁하고 어두운 컬러로 변한다. 향을 맡으면 새콤한 시트러스와 서양배, 백도, 청포도 같은 싱그러운 과일 향이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매끄러운 질감과 날선 느낌의 가벼운 바디감, 풍부한 탄산감으로 청량하고 시원하며 은근한 홉 향이 감돌아 더욱 신선한 느낌이다. 세종 다운 구수한 효모향과 특유의 에스테르, 꿈꿈한 힌트 또한 가볍지만 명확하다. 상당히 밝고 즐거운 인상의 세종.
알코올은 6%, 재료는 정제수, 맥아, 홉, 이스트, 밀을 사용했다. 특히 홉은 다섯 종류의 홉(매그넘, 사츠, 아마릴로, 캐스케이드, 시트라)을 드라이홉핑 하여 홉 아로마가 잘 살아나도록 했다. 내가 마신 것은 생산된 후 거의 2년이 지난 것이었는데 신선한 것을 마시면 홉 향을 더욱 명쾌하게 느낄 수 있을 듯. 생산자의 권장 유통 기한(shelf life)이 딱 2년-_-
그런데 한글표기사항에 밀이 빠져 있다. 혹시 문제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추가하시는 게 좋을 듯.
백레이블만 읽어 봐도 밀이 사용되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섭씨 5-7도로 튤립/고블릿 잔에 음용할 것을 권장.
주말 점심에 돈까스와 함께. "어서와, 팔야스는 처음이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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