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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슬로베니아의 오렌지 와인(Orange Wines from Slovenia) 마스터 클래스 @ 아시아 와인 트로피 컨퍼런스 2018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12. 2.

 

지난 8월 말에 진행된 아시아 와인 트로피(Asia Wine Trophy)의 부대 행사로 진행된 아시아 와인 컨퍼런스 프로그램. 그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마스터 클래스 중 하나, '슬로베니아 오렌지 와인(Orange Wines of Slovenia)'.

 

석달 넘게 지난 묵은지 포스팅이지만 간단하게나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프레젠테이션을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메모한 것과 생각나는 내용만 간단히 적었다. 

 

 

 

 

오렌지 와인과 내추럴 와인(Orange Wines & Natural Wines). 일견 유사해 보이지만 그들이 말하는 둘 간의 차이는 오렌지 와인은 명확한 방법론(method)이 있다는 것. 아직 내추럴 와인은 명확히 정해진 방법론이나 정의가 없는 실정이다.

 

 

 

오렌지 와인이란 무엇인가.

 

오렌지 와인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도 껍질과 씨를 오래 침용하여 결과적으로 와인에서 진한 오렌지빛이 감돌게 만든 것이다. 청포도 품종을 파쇄하여 큰 통에 넣고 껍질 및 씨와 함께 4일에서 길게는 1년 넘게 함께 발효한다. 일반적으로 야생 효모를 이용하며 첨가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맛은 어떤가.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과는 당연하게도 상당히 다르며, 신맛과 산화에서 오는 너티함이 특징이다. 강건하고 힘이 있다. 잭프루트(jackfruit), 헤이즐넛, 브라질넛, 멍든 사과, 나무 광택제(wood varnish), 아마씨 오일(linseed oil), 주니퍼, 사우어 도우, 말린 오렌지 껍질 등의 아로마가 꿀 뉘앙스와 함께 드러난다. 입에서는 크고 드라이하며, 레드 와인 같은 탄닌이 마치 과일 맥주와 유사한 신 맛과 함께 드러난다. 오렌지 와인의 진한 컬러는 포도씨의 리그닌(lignin) 성분에서 유래한다고.

 

 

 

음식 매칭.

 

힘있고 스파이시하기 때문에 같은 성격의 음식들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커리, 김치를 포함한 비빔밥 같은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낫또 등 콩을 발효한 일식과도 잘 어울린단다. 높은 페놀 함량과 너티한 신맛 덕분에 생선부터 쇠고기에 이르는 다양한 육류와 함께 즐겨도 좋다. 여기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동의가 되었음.

 

 

 

역사.

 

오렌지 와인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최근 20년간 옛 방식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었다. 최근의 오렌지 와인 양조자들은 5천년 전 코카서스(Caucasus, 지금의 조지아) 지역의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케브리(Qvevri)라고 부르는 커다란 지하(에 만들어진, 묻힌) 토기에 발효하고 커다란 돌과 밀랍으로 봉했었다. 최근 조지아에서도 다시 이 방법으로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다른 마스터 클래스에서 이 주제를 다루기도 했다.

 

바로가기 ☞ 조지아 와인 마스터 클래스(The Unique Wines of Georgia)

 

 

 

 

혁명적인 변화.

 

전통적으로는 (오렌지 와인을 만드는) 침용 기법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이스티리아) 지역에서는 늘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모던 와인메이킹이 도입되고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고. 1990년대 일군의 슬로베니아 와인메이커들이 조지아에 방문했고, 케브리와 함께 조지아 스타일의 오렌지 와인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오렌지 와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져 가면서 슬로베니아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생겼다고. 단순히 와인 그 자체가 아니라 무브먼트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슬로베니아는 이태리 동쪽, 오스트리아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북쪽엔 크로아티아가 있고 동쪽으로는 헝가리와 살짝 접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와인 생산지역. 주로 동쪽과 서쪽에 몰려 있다. 

 

 



와이너리는 약 2만8천여 개. 연간 8천만 리터 정도를 생산하며 포도밭 면적은 2만 ha를 조금 상회한다. 대략 부르고뉴보다도 면적이 작다. 생산량의 2/3 정도는 화이트 와인이고, 레드 와인 27%, 스파클링 와인 10% 다. 품종도 화이트가 더 많다. 52개의 품종 중 37개가 화이트라고. 

 

 

 

그리고 오렌지 와인 페스티벌(Orange Wine Festivals)에 대한 소개와 함께 시음 시작.

 

 

 

 

세 개의 잔에 각기 다른 와인들이 담겼다. ppt의 간단한 소개자료와 함께 진행된 가이드 테이스팅이었는데 자료가 상세하지 않거나 심지어 없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 난감한 기분이 들기도. 시음기도 대부분 공식적인 가이드가 아닌 개인적인 인상을 적은 것이다.

 

 

 

Vina Zaro, Malvazija 2016 

1500리터 배럴에서 1달 동안 마세레이션 한 후 18개월 동안 역시 큰 오크통에서 숙성했다. 1달이면 껍질의 성분이 거의 다 추출된다고. 비교적 가벼운 느낌에 깔끔한 바나나, 말린 파인애플에 세이버리한 풍미. 산미가 살아있어서 그런지 의외로 산뜻했다.  

 

 

 

Slacvcek, Rebula Reserve 

앰버에 가까운 골드 컬러에 약간의 꼬릿함(?)이 느껴진다. 산화취가 명확하며 입에서는 약간의 쌉쌀함과 미네럴리티가 느껴진다. 탄닌이 제법 느껴지며 단단한 구조감이 인상적. 어떤 와인인지 ppt에도 없고 제대로 적어 놓지도 못해서 아쉽;;;

 

 

 

Stemberger, Virtovska 2015

6일 동안 침용했고 2년간 900l 콘크리트 에그에서 숙성하며 바토나주를 진행했다. 필터링 없이 병입. 골드 컬러에 향긋하고 달콤한 핵과 향이 제법 프루티하다. 가벼운 프루티함이 느껴지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비토브스카(Vitovska)의 포도밭.

 

 

 

오렌지 와인 페스티벌. 올해(2018년)엔 슬로베니아 남서쪽 이졸라(Izola)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렸나보다.

 

 

 

확실히 내추럴 계열의 와인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인 추세인 듯.

 

 

 

오렌지 와인의 네 가지 타입. 주요 체크닷!

 

1. 비교적 가볍고 신선한(lighter fresh) : 1주 이내의 짧은 침용으로 프루티한 스타일

2. 더욱 강렬한(more intense) : 포도 품종에 따라 1-2주 정도 침용

3. 풀 바디(full bodied) : 더 길게 침용하고 숙성하는 와인

4. 극단적인 오렌지 와인(extreme orange wines) : 긴 침용과 나무통 숙성, 탄닌과 폴리페놀, 항산화물질 등에서 레드 와인과 같은 캐릭터를 지닌 스타일

 

 

 

네이쳐와인(Nature Wine Co.) 한건섭 대표님의 내추럴 와인 성분 분석이 이어졌다. 들어도 알 수 없어 슬펐던 이야기...

 

 

 

컬러와 미감.

 

 

 

풍미.

 

 

 
풍미(2).
 

 

 

Sumenjak, Alter 2015

샤르도네와 리슬링, 피노 그리로 양조했으며 오픈 베셀에서 10일 동안 침용했다. 지역 목재를 사용한 오크 배럴에서 2년 숙성했으며 필터링 없이 병입했다. 구수함, 옛날 사탕 같은 산화 뉘앙스.

 

 

 

Atimo Malvazija Istriana 2016

500l 오크 배럴에서 9달의 침용을 거친 후 바토나주와 함께 16개월 숙성했다. 필터링 없이 병입. 5번 와인과 유사했으나 꽃, 시트러시, 프루티함이 스친 후 버터리하고 강냉이같은 구수함이 풍성하게 드러난다.

 

 

 

Jorg Bretz, Weisburgunder 2008

1달의 침용, 1년의 바토나주 진행. 마치 바이젠(그러고 보니 이름도 비슷...) 같은 바나나 풍미, 이스티함, 프루티함 매실 같은. 상당히 맛있었다.

 

 

 

스킨 콘택을 할 때와 안 할 때의 차이. 스킨 컨택을 하지 않으면 프레시하고 열대과일과 그린 애플, 바나나, 산미있는 과일과 파인애플, 배, 꽃향 등이 나며 스킨 컨택을 하면 알코올, 동물성, 땀, 매니큐어 리무버, 꿀, 시트러스, 치즈 향이 난다. 풍미는 복합적으로 변하고 맛은 떫고(수렴성) 시큼하고 쌉쌀해지는 등 기존 화이트 와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가 나타난다고.

 

 

 

Denis Montanar, Merlot 2015

옅은 루비 컬러. 말린 장미 꽃잎, 커런트, 매콤한 자두, 동물성 뉘앙스. 텁텁하고 오렌지 같은 산미, 세이버리함. 미디엄 바디.

 

 

 

Stemberger, Cabernet Sauvignon 

장미, 커런트, 매콤한 스파이스, 허브. 검붉은 베리 풍미에 실키한 질감과 가죽, 구조감. 

 

 

 

Roxanich, Teran 2008

산화 뉘앙스, 주정강화 와인 같은 너티함, 스파이시, 얼씨, 스모키, 토스티. 과일 보다는 숙성된 와인의 복합미가 주를 이루는.

 

 

 

Clai, Ottocento 2015

1달의 침용과 16개월 빅 오크 배럴 숙성을 거쳤다. 장미, 커런트, 붉은 베리와 자두, 말린 김과 민트, 가벼운 스파이스. 음용성이 좋은 편안한 와인이다.

 

 

 

Rojac, Renero 2011

강하게 말린 포도로 양조하여 알코올이 높다(16%). 35일 동안 침용을 진행한 후 재사용 오크에서 60개월, 그러니까 5년을 숙성했다. 향과 풍미의 덴시티와 인텐시티가 매우 높다. 얼씨, 너티, 산화 뉘앙스... 하지만 과일 풍미도 제법 살아 있고 약간의 단맛과 함께 좋은 산미가 괜찮은 밸런스와 구조를 만든다. 상당히 매력적.

 

 

 

<Amber Revolution>. 오렌지 와인에 대한 책이다. 사서 읽어 보고 싶은데 밀린 책이 너무나 많아서... 아직 번역서가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나오더라도 왠지 번역서보다 원서가 안전할 것 같다;;;

 

 

 

발표자들 소개와 연락처.

 

 

 

 

이 책은 오렌지 와인 쪽에선 바이블과 같은 책인 듯. 얼른 읽어보고 싶구만.

 

 

 

 

화이트 전체 라인업.

 

 

 

레드 전체 라인업.

 

 

 

20180828 @ 아시아 와인 트로피(대전)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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