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센동크 파터 두벨 에일(Corsendonk Pater Dubbel Ale)을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결국 트리펠도 열었다.
저 해바라기씨는 안주로 최고다. 맥주랑 잘 어울릴 뿐더라 까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저절로 양 조절이 된다. 다만 햄스터나 다람쥐가 된 기분을 피할 수 없다....
코르센동크 전용잔을 다시.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전용잔은 거의 다 처분했지만 와인앤모어에 패키지로 묶여 있던 이 녀석을 외면하긴 어려웠다. 파터+아그누스+전용잔 패키지가 19,900원이면 치명적인 유혹이다.
Corsendonk, Agnus Tripel Ale / 코르센동크 아그누스 트리펠 에일
처음 따를 땐 황금빛이었던 액체가 마지막 효모찌꺼기로 인해 탁해진다. 하얀 헤드는 파터만큼이나 풍부하고 지속력도 좋다. 파터와 달리 가장 먼저, 그리고 명확하게 드러나는 고수와 오렌지필, 그리고 에스테르. 한 모금 머금으면 의외의 호피함에 깜짝 놀라며, 뒤이어 이스티한 풍미와 노란 과일 풍미가 드러난다. 스모키하고 드라이했던 파터와는 달리 은근한 달싹함이 있으며 둥근 질감에 제법 바디감이 느껴진다.
트리펠도 확실히 맛있다. 코르센동크는 파터든 아그누스든 맥주 애호가라면 미워하기 어려운 맥주일 듯. 다만 오늘의 내 취향은 파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시원한 KO가 아니라 1:2 판정승 정도 된다.
와인에선 함부로 쓸 수 없는 메토드 샹파누아즈(Methode Champenoise)는 맥주에서는 편하게 쓸 수 있나 보다. 원재료는 정제수, 맥아, 설탕, 효모, 호프, 고수, 오렌지필, 고수로 파터와 같고, 알코올은 7.5%로 1%p 높다.
그러고 보니 전용잔 뒷면에 뭐라고 외계어가 써 있다. Zalig Genieten... 구글 번역기를 돌려 보면 '축복받은 엔조이(?)'라는 해괴망측한 번역이 나오는데, 영어로 하면 그냥 'enjoy'다-_- 그냥 즐기라는 거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자알 즐겼다. 아빠(Pater)와 엄마(Agnus?) 덕분에.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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