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denbach, Classic / 로덴바흐 클래식

술을 마시지 않으려다가, 왠지 아쉬워서. 가볍게 한 모금만 할 수 있는 녀석을 찾다가 이 녀석을 골랐다.

 

와인앤모어 한남점에서 산 녀석인데, 사실 사려던 것은 이 녀석이 아니었다.

 

메인은 뒤에 있는 로덴바흐 그랑크뤼(Rodenbach Grand Cru). 오크 숙성의 전통이 있는 플레미시 레드 에일(Flemish Red Ale)이다.

한 동안 눈에 안 뜨인다 싶더니 레이블이 바뀌어서 다시 나타났다. 개인적으로는 커다란 오크통의 느낌이 표현되어 있던 예전의 살짝 촌스러운 레이블이 더 좋은데. 레이블에 적혀 있는 오크 푸드르(Oak Foeders)는 커다란 오크통이라는 뜻인데, 구글 검색을 하니 첫 번째 뜨는 사이트에 대번 요런 사진이 있다.

  

출처: https://beerconnoisseur.com/articles/what-foeder [Rudi Ghequire, Rodenbach Brewmaster for over 20 years, contemplates the vessel through which he communes with the world. (Photo Credit: Brouwerij Rodenbach)] 

로덴바흐 브루어리 사진 ㅎㄷㄷ 

어쨌거나 반가운 마음에 로덴바흐 그랑 크뤼를 집어드는데 진열대 옆에 이 녀석이 있었던 것이다. 요건 뭘까 하다가 같이 집어왔는데 사이즈도 250ml인 녀석이 가격은 '그랑 크뤼'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크 푸드르에서 숙성하는 '그랑 크뤼'와는 달리, '클래식'은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 걸까? 레이블에 오크 숙성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검색을 해 보니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신선한 맥주 75%에 2년 정도 오크 숙성한 맥주 25%를 블렌딩하는 것 같다.

흠... 그렇다면 '그랑 크뤼'랑 가격이 비슷할 이유가 없는 녀석인데 왜 이리 비싼 걸까? 수입사의 가격 정책에 문제가 있는 듯. 용량 250ml, 알코올 5.2%.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 맥아, 옥수수(씨앗), 과당, 홉.

 

Rodenbach, Classic Flanders Red Ale / 로덴바흐 클래식 플랜더스 레드 에일

짙은 브라운 앰버 컬러에 짙은 베이지 헤드가 성글게 생겼다가 금방 사라진다. 코를 대면 엿기름의 달콤함과 구수함이 시트러스, 사과류의 상큼함과 함께 드러난다. 입에서는 오묘하게도 거봉 포도 과육과 포도씨 부위의 떫은 느낌이 동시에 드러나는데, 약간의 스모키 뉘앙스와 홉 힌트, 기분좋은 새콤함이 공존한다. 전반적으로 가볍고 상큼한 인상을 주는 레드 에일.

맛있긴 한데, 확실히 그랑크뤼보다는 풍미가 단순하고 깊이가 없다. 가볍게 마실 만한 녀석이니 가격도 가벼워야 할 것 같은데, 뭔가 억울하다. 부디 가격을 제대로 책정해 주시길.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