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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TO OL, Sur Sorachi Ace Brett India Pale Ale / 투올 수르 소라치 에이스 브렛 인디아 페일 에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9. 3. 3.



토요일 저녁의 반주. 안 마시려다 술 없는 주말 저녁이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매력적인 레이블.




투올(TO ØL)의 수르(Sur) 시리즈 중 하나. Sur는 덴마크어로 Sour라는 뜻. 수르 시리즈는 Sur 뒤에 홉 명을 붙여서 해당 홉만의 성격을 드러내는 시리즈다. 한마디로 싱글 홉을 사용해 만드는 사우어 에일(Sour Ale).



이 녀석은 소라치 에이스라는 홉을 사용했는데 브렛(Brett)까지 첨가해 만드는 제법 복잡한 맥주다. 게가사 IPA라니... 레이블만 봐서는 어떤 스타일을 보여줄 지 감이 안 잡힌달까. 예전에 마셨던 또다른 Sur 시리즈인 'Sur Citra Dryhopped sour pale ale'과는 또 다른 느낌일 듯. 그 녀석도 상큼하고 개운한 것이 내 스타일이었는데.



소라치 에이스(Sorachi Ace)는 1980대 삿뽀로 양조장(!)에서 개발한 홉인데 잘 사용되지 않다가 2000년대 미국에서 부활시켰다고 한다. 연구 과정을 거쳐 2006년 상업적으로 공급되었는데, 특히 활성화된 계기는 2006-8년 홉 부족 사태 때 홉을 구하지 못한 크래프트 비어 양조장들 때문이었다고. 홉 공급 장기 계약이 안 되어 있어 홉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던 그들은 알파 애시드(Alpha-acid)가 높은 홉을 찾다가 소라치 에이스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2009년 그 유명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소라치 에이스 세종(Brooklyn Sorachi Ace Saison)이 등장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맥주는 한국에서도 제법 인기가 많은 듯.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 유명한 사츠(Saaz) 홉과 브루어스 골드(Brewer's Gold), 벤케이No.2(Benkei No.2)를 교배해서 만든 홉이다. 특징적인 레몬 풍미로 인해 다양한 스타일에 사용될 수 있으며, 고수(cilantro)와 딜(dill), 그리고 오크 향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TO OL, Sur Sorachi Ace Brett India Pale Ale / 투올 수르 소라치 에이스 브렛 인디아 페일 에일


탁한 오렌지 앰버 컬러에 고운 화이트 헤드. 향긋한 사과와 상큼한 그레이프프루츠, 그리고 열대 과일 향기가 화사하고 달콤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짭조롬하고 시큼한 뒷맛에 시트러시 & 호피한 홉의 풍미가 매력적으로 감돈다. 듣던 데로 레몬 산미&풍미가 매력적인, 시원하고 개운한 타입. 브렛의 뉘앙스는 있는 둥 마는 둥 힌트만 가볍게 드러나기 때문에 브렛 풍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더운 여름에 꿀떡꿀떡 넘기기에도, 봄가을 서늘한 때에 음식과 천천히 즐기기에도 좋은 맥주다.



이태원 가 본지도 오래됐는데, 간만에 우리수퍼에나 들러 볼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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